한류가 퍼지지 못한 이유 “킬러콘텐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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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한류가 퍼지지 못한 이유 “킬러콘텐츠가 없다” 콘텐츠와 관광·쇼핑 결합한 ‘빅텐트’ 전략 세우고, 글로벌 플랫폼 활용을

기사입력2017-01-19 13:10

지난해 이어 올해도 콘텐츠산업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정치적 불안정성의 증대 등 국내외 악재가 이어지는 탓이다. 이러한 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킬러콘텐츠가 필요하고, 콘텐츠와 관광·쇼핑 등을 묶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송진 책임연구원은 18일 열린 ‘2017 제1차 콘텐츠 정책포럼’에서 “올해 콘텐츠산업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기존 트렌드를 벗어난 신(新)한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05조2000억원이다. 전년 99조5000억원에서 5.7% 증가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한류 콘텐츠가 영향을 받았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콘텐츠산업 지원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는 등 국내외 악재가 겹쳤다. 올해 역시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송 연구원은 기존 트렌드를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했다. 송 연구원이 제시한 전략은 크게 ▲새로운 킬러콘텐츠 모색 ▲콘텐츠와 관광·쇼핑 등을 결합한 ‘빅텐트’ 전략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제공 등이다.

◇‘아이돌IP’ ‘K-포맷’ 새 킬러콘텐츠=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킬러콘텐츠로는 ‘아이돌IP’와 ‘K-포맷’이 소개됐다.

아이돌IP는 인기있는 아이돌을 캐릭터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신인스타의 홍보를 위해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게임, 캐릭터상품, 의류, 액세서리, 잡화 등에 활용되면서 아이돌 상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스타의 팬층을 겨냥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문학 등의 IP에 비해 마케팅 효과가 장기적이다. 주요 연예기획사들은 이미 중국 인터넷기업들과 제휴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엑소(EXO)멤버들이 3D캐릭터로 등장하는 모바일게임 ‘엑소런’이 대표적이다.

또 국내 드라마, 예능 등의 포맷을 해외로 수출하는 ‘K-포맷’도 유망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 50만달러에 불과했던 K-포맷 수출액은 지난해 500만달러까지 늘었다. 6년새 10배가 증가한 것이다. tvN의 ‘꽃보다 할배’는 미국 NBC에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로 리메이크돼, 미국 전 방송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디어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획, 제작부터 편성, 마케팅, 홍보전략에 이르는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는 ‘포맷 패키지’가 인기다.

◇콘텐츠와 관광·쇼핑 결합한 ‘빅텐트’ 전략=콘텐츠와 관광·쇼핑 등을 결합한 ‘빅텐트’ 전략도 나왔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주최한 ‘광군제’(光棍節, 독신자의 날)에서는 ‘쇼핑의 엔터테인먼트화’라는 전략을 통해 11월11일 단 하루동안 20조6723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낸데서 착안한 것이다. 광군제에서 선보인 초대형 갈라쇼 등 다양한 콘텐츠가 고객을 유치했다는 평가다.

국내기업도 쇼핑관광행사와 한류문화축제를 연계한 이벤트를 구상해 콘텐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게 송 연구원의 주장이다. 송 연구원은 “사전조사와 관련부처와의 협업이 중요하며, 관광문화행사에 중소 제조업체를 연계해 이들의 판매와 유통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제공=최근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를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이들은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문화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류 콘텐츠로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콘텐츠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600억원을 투자, 극장과 온라인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등 한류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튜브도 YG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을 활용한 오리지널콘텐츠를 준비중이다.

이와함께 송 연구원은 국내 콘텐츠 수출은 일본, 중국, 동남아 국가 의존도가 높다며 수출시장을 다변화하자고 했다.

한편 송 연구원은 올해 콘텐츠산업의 10대 트렌드로 ▲기술형 플랫폼의 진화 ▲가상현실(VR)·증강현실(VR) ▲초현실 판타지·정치물의 흥행 ▲다양한 성(젠더) 콘텐츠 ▲1인가구·하비피플(취미생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사람) ▲모바일 생방송 콘텐츠 확대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