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역량 감소 환율 변동성 확대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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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글로벌 교역량 감소 환율 변동성 확대 대비하자 中企 수출많은 美·中 ‘무역전쟁’ 예상…보호무역주의 시대 생존법

기사입력2017-02-15 21:05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됨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의 1/3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보호무역주의 중심이기에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과 정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외부변화에 따른 하방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중소기업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 및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 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15일 강조했다.

中企 최대 수출국 미국과 중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중기이코노미

1990년대 이후 세계화 흐름 속에서 많은 국가들이 FTA를 체결하고, 관세율을 낮췄다. 이런 기조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여기에 2012년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자국의 산업 및 일자리 보호를 위해 비관세장벽을 강화하는 추세로 바뀐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2015년 중소기업 수출 중 중국의 비중은 22.9%, 미국은 11.3%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기술장벽(TBT) 및 위생·검역(SPS) 등의 비관세장벽을 빠르고 또 높게 세우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임은 분명하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줄곧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주장했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선언에 이어, 이미 체결한 FTA를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또 환율조작국 지정, 불공정무역 관행에 대한 수입규제 시사 등 통상마찰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외에도 EU는 신규 무역구제조치 건수가 연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EU 또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여파로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신흥국들 역시 철강·화학제품, 자동차, 기계·전자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자국산업 육성, 무역수지 적자해결 등을 위한 각종 수입규제를 늘리는 추세다.

교역량 감소, 환율 변동성…중소기업에 악영향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교역량 감소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거래비용 및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으로 이어지고,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경제에 심각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의 위험요인이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국내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하고 비가격 경쟁력이 약하며, 특정 품목 및 지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 바람을 견뎌낼 체력이 없다. 보고서는 “무역구제조치 조사가 시작되면 최종판정 결과에 상관없이 해당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는 조사효과(investigation effect)가 발생한다”며 “특히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기계, 전기, 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와 중국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양자간의 ‘무역전쟁’은 시간이 문제일 뿐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보고서 역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 총수출은 0.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 중소기업은 대중 수출품목 기준 중간재 비중이 높아 체감 정도가 더 클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 이외에 대기업의 수출감소에 따른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더해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난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한국을 환율조작국 또는 관찰 대상국 리스트에 포함할 경우 원달러 변동성은 상당히 커진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환리스크에 우리 중소기업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2014년 한국무역보험공사 조사에 따르면,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 실적은 2010년 2조5214억원에서 2013년 1조5081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2014년 기준 국내 수출 중소·중견기업 중 74%는 환위험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기업과 정부, 정보 채널 확대해 선제적 대응해야

보호무역주의는 이미 예고됐다. 대비를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확대에 개별 중소기업이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대응방안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국제기구·무역 관련 전문가·지역별 통상 전문가 등을 활용해 국제환경 및 교역여건 변화 등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고, 그 변화가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무역구제제도 활용 및 관련 피해에 대해 상담하고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기관과 제도를 미리 파악해둬야 한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환리스크 관리와 관련,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은 전문인력을 확보해 환리스크 관리 능력을 확충하고, 환헤지 상품을 가입해 환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통화옵션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고정환율을 사용해 이해하기 쉬운 선물환이나 환변동보험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R&D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 마케팅 강화,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출품목 및 지역의 다변화, 현지화 등을 통해 특정지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정부는 정보를 얻기 힘든 중소기업을 위해 수출국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해당 정보를 산업계와 공유하는 소통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정보수집 및 공유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금융시장 단기 변동성 심화 등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경우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이 도태되지 않도록 자금이나 법률 등의 관련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적절한 변동성을 유지해 거래량를 확대하고, 국내 장단기 금융시장과의 연계를 강화해 시장 자체의 충격흡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한편 보고서는 FTA 협정과 관련 “한미 FTA의 경우 향후 추가적인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해당 협정이 한미 양국에 모두 이익이라는 점을 적극 내세워야 한다”며 “정부간 대화 채널을 활성화하고, 통상 관련 부처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제통상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 특정 국가의 일방적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대해서는 WTO를 통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