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신 고위인사들, 자중하라!

프린트

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삼성출신 고위인사들, 자중하라! 불법행위에 책임을 지는 것, 또한 이재용부회장의 몫이다

기사입력2017-02-22 10:1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잘못을 하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고, 또 잘못에 대해 반성할 줄도 알아야만 ‘사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삼성 출신 인사들은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수치심’은 당연히 없다. 삼성그룹 울타리 밖에 있는 이해관계자, 소비자·국민·소액주주·하청 등 관련 기업인들이 갖고 있는 법감정과 가치관이 다른 탓인지 ‘반성’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19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물론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정치인들은 대기업을 무슨 국가의 공적(公敵)처럼 몰아붙이고 있다. 기업들을 해외로 내쫓는 짓”이란 주장도 했다. 같은 기사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전 삼성증권 사장)은 “한국 대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오너 주도 경영이었는데, 정치권이 그걸 무시하고 총수를 하루아침에 퇴장하라고 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20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발표한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 지수’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4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위에서 무려 42계단 떨어진 순위다. 삼성전자는 유령계좌 스캔들의 미국은행 웰스파고, 배출가스조작 사건의 폴크스바겐과 함께 ‘지난해 명성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에 포함됐다.

해리스폴의 코멘트 중 주목할 점이 있다. 해리스폴은 이 보고서에서 기업명성에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리더의 불법행위’란 응답이 85%로 가장 크다고 말했다. 특검조사결과 밝혀진 이 부회장의 ‘불법행위’로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구상의 어느 국가, 어떤 국민도 범죄행위를 통해 수익을 낸 기업을 용인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이 평판을 관리하고, 가급적 ‘착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자 애쓰는 것이다.

회사 돈을 ‘횡령’, 수백억 이상의 뇌물을 제공해 사적이익을 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삼성’ 이미지가 추락할 줄 모르지 않았을 이 부회장이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다. 지금의 상황은 이 부회장 스스로 초래한 일이다. ‘대기업을 공적으로 몰아붙인다’는 윤 전 부회장의 발언은 ‘오너의 불법을 덮어주자’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한줌도 안되는 ‘태극기’의 억지와 궤변 그리고 온갖 선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최순실·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드러난 정경유착 등 적폐의 상당부분은 이 부회장을 포함 ‘오너’들 책임이다.

잘되면 오너 탓, 안되면 국가 탓이다. 같은 기사에서 윤 전 부회장은 “기업 때리기가 지속되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윤 전 부회장에게 전해주고 싶다. 국정농단의 주역, 이 부회장은 대한민국의 공적(公敵)이 맞다. 그 책임 또한 지는 것, 오너로서 이 부회장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