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VR?…이제는 ‘혼합현실(MR)’도 부상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AR, VR?…이제는 ‘혼합현실(MR)’도 부상 AR과 VR 단점 보완…실제 환경에 가상 정보 제공

기사입력2017-03-10 18:00

포켓몬고 열풍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최근에는 AR과 VR에 이어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이 뜨고 있다. 혼합현실(MR)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합쳐 새로운 환경이나, 시각화 등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현실을 기반으로 가상공간을 덧씌워 보여주거나 2차원 그래픽을 3차원으로 입체감 있게 보여주는 홀로그램이 대표적이다. AR과 VR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기술이다.

VR은 현실세계를 100% 차단한 디지털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체험을 하려면 스키고글 모양의 헤드셋이나 헬멧 등 특수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같은 화면을 보고 공유하기 어렵다. 또 이동속도가 빠른 경우 가상현실로 나타나는 그래픽이 깨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동속도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AR은 현실세계위에 가상 정보를 입혀 즉각적으로 나타낸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상세계로 완벽하게 몰입하기 힘들다.

MR은 AR과 VR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실제 환경에 가상으로 생성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사운드, 냄새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생생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MR은 건설, 재난, 예술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쓰나미나 지진 등 자연재해의 모습을 미리 구현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 유명 해외 미술관의 작품을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관람할 수도 있다. 다수의 의료진이 환자의 심장이나 뇌 등 신체기관의 3D 데이터를 보면서 협진을 할 수도 있고, 직접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실시간 논의가 가능해진다.

AR와 VR보다 늦게 주목을 받았지만 활용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5년 4580억원이었던 글로벌 혼합현실 시장 매출액이 2021년 1조98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초보적인 기술단계이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도 부족하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나서 경쟁적으로 R&D를 추진하고 있으나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내 민간기업은 기반 기술이 부족하고, 해외의 유수 IT기업의 천문학적인 R&D 투자비용을 따라 잡을 수 없는 형편이다. 선도국가가 없는 만큼 MR은 한국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