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세·부가세 없는 경제특구(SEZ)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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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유럽 러시아, 관세·부가세 없는 경제특구(SEZ) 진출 행정절차 단순, EEU 수출세 無…기계설비 의료기기 미용 식품 유망

기사입력2017-03-31 13:59

러시아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기업은 경제특구(SEZ)를 적극 활용하자.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보면 법률과 제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다양한 세제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가 자원 의존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고,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서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어 한국기업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코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이석호 무역관장은 최근 열린 ‘러시아 투자진출 세미나’에서 “최근 러시아경제가 회복세로 들어섬에 따라 세계 각국의 관심이 늘고 있는데, 지난해 우리기업의 對러시아 투자금액은 1억1000만달러로 미흡한 수준”이라며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경제특구(SEZ)를 이용하면 각종 애로를 줄일 수 있어 러시아 진출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위:개, 달러<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소비재 해외의존 높아…서방 경제재재로 친아시아 정책

러시아는 독립국가연합(CIS, 1991년까지 소련 연방의 일원이던 독립 국가들)의 대표 소비시장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병합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는 이유로 서방국가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게 되면서 장기간 경기침체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EEU)를 구성하는 등 CIS국가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회복세를 맞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5년 -3.7%였던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0.6%로 반등했으며, 올해는 1.1%까지 오를 전망이다. 다양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기반이 취약해 공산품·소비재 등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고, 서방제재로 친아시아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기업으로서는 매력적인 투자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각종 법률과 제도가 미비하고 관료주의가 팽배해 사업운영이 어렵다는 게 현지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기업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넓은 영토에 비해 인프라가 미흡해 물류환경이 열악하다.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분명하나, 섣불리 투자하기엔 리스크도 크다는 얘기다.

이석호 무역관장은 이러한 문제점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특구(SEZ) 이용을 제안했다. 러시아는 2005년부터 SEZ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2017년 3월30일 기준 총 26개로 ▲산업생산특구 10곳 ▲기술혁신특구 6곳 ▲관광레저특구 9곳 ▲항만물류특구 1곳으로 이뤄져있다. 다른 나라의 경제특구와 마찬가지로 입주기업에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구 법인세율 0~15.5%…재산세, 토지세, 교통세 면제

우선 입주기업의 제조 및 R&D에 대해 세제상 각종 지원을 한다. 예컨대 일반외부기업은 법인세(이윤세)율이 20%인 반면 특구의 경우 0%부터 최대 15.5%까지만 적용한다. 특구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최대치가 적용돼도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또 재산세, 토지세, 교통세는 아예 면제(0%)한다. 토지가격도 일반부지의 40~50% 수준이다.

SEZ는 관세자유지역(FCZ)으로 지정돼 있어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완성제품을 수출하는 경우에는 수출세도 없다. 전력, 난방, 가스, 통신, 운송 및 물류 등 인프라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특구와 외부를 연결하는 별도의 비용도 들지 않는다. 아울러 연방·지방정부의 지원과 함께 행정절차도 대폭 간소화돼 기업들이 부닥치는 각종 불편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은 경제특구운영공사(SEZ JSC)에 입주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우선 경제특구 관할지에 법인으로 등록한 후 ▲입주신청서 ▲법인등록증 사본 ▲납세자등록증 사본 ▲러시아 정부의 경제개발부 요구조건에 합당한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한다. 이후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심사를 하고 경제개발부, 특구관리공사, 신청기업 3자간 계약을 체결하면 입주자격증명서가 발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