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투자 불구 AI 자율주행 IoT 스타트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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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최대 투자 불구 AI 자율주행 IoT 스타트업 없다 고도기술 스타트업 늘리고 투자규모 확대해야 4차산업혁명 성공

기사입력2017-04-13 17:1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금액은 지난해 2조원을 넘었다. 최고치를 갱신했다지만, 미국의 벤처투자금액은 연간 80조원이고 중국도 30조원에 달하는데 이에 비하면 부족하다. 게다가 4차산업혁명을 이끌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IoT 등 새롭고 다양한 스타트업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의 주최로 13일 열린 ‘대한민국 4차 산업육성을 위한 청년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변재일 의원은 “우리사회는 실업난과 임금감소 등으로 청년들의 활로가 막힌 사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의 진입장벽을 허물어 청년들이 역동적으로 산업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은 13일 열린 ‘대한민국 4차산업 육성을 위한 청년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지난해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금액은 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환경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가기 위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핀테크, 드론, IoT 등 새로운 분야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10억원 이상 VC(Venture Capital)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만든 스타트업지도에 따르면, 2015년 첫 작성 당시 약 80개사였던 대규모 투자유치 스타트업이 올해 3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 투자유치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미미박스’가 1430억원을 유치한데 이어 ‘포도트리’는 1250억원을 유치했다.

임 센터장은 “예전과 달리 국내에서도 큰 규모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미국의 VC투자가 1년에 80조원대이고, 중국이 30조원대인 것에 비하면 아직 초기단계”라고 평가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말하는 ‘유니콘 스타트업’ 180개 중에 미국과 중국 업체가 70% 이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한국은 3개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가 O2O, 이커머스, 콘텐츠, 디지털광고 등에 집중돼 있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한마디로 고도기술분야의 스타트업이 생겨나지 않고 투자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인공지능의 경우를 보면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등 지난 몇년간 글로벌 IT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스타트업 인수에 나섰다. 지난해부터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인수 러시가 이어져 IT기업 외에도 GE 같은 회사 등도 인공지능 스타트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마인즈랩이 70억원을 투자받았을 뿐이다. 수적으로도 코노랩스, 플러티, 솔트룩스, 루닛 등 손꼽을 정도다. 대기업의 관심은 늘고 있지만 스타트업 인수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또 한국은 자동차산업이 발달돼 있지만, 자율주행 분야의 스타트업은 거의 전무하다. 라이드쉐어링(Ridesharing) 분야 역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성장한 미국의 ‘우버’나 중국의 ‘디디추싱’ 등과 같은 사례를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풀러스, 럭시 등이 카풀이 가능한 오전·저녁시간에만 한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을 뿐이다. 교통정책 규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 센터장은 “핀테크산업 역시 전세계적으로 관련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촘촘한 규제와 기존 금융권의 견제로 핀테크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는 교육·문화·규제 혁신 필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창업교육 개혁 ▲스타트업 문화의 확산 ▲모험자본(VC) 생태계 선진화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는 정책 ▲스타트업을 위해 규제 없애기 등을 제안했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창업교육 개혁=생활 속의 문제를 인식하고 학생들이 직접 문제해결 과정을 거치도록 경험위주의 교육이 필요하다. 또 대학이 스타트업 친화적으로 변해 스타트업과 가까워져야 하며 대학특성에 맞는 창업교육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획일적인 기준으로 대학을 통제해 온 관행을 바꿔야 한다.

◇스타트업 문화의 확산=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법제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문화가 만든 것이다. 실패를 딛고 재도전하는 것을 격려하는 문화, 성공하기까지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을 위해 되갚는 ‘페이잇포워드’ 문화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 스타트업을 이해하는 멘토가 늘고, 스타트업과 대기업간의 인력교류도 필요하다.

◇모험자본(VC) 생태계 선진화=한국의 VC생태계도 고성장 스타트업에 대규모·장기간 자본투자가 가능하도록 성장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 투자산업은 공공자금 투입으로 VC산업이 성장했지만, 이제는 민간주도로 변화해야 한다. 또 스타트업에 대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지원하기 보다는, 기존의 제도나 규정을 완화해 관련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와 같은 사전감시를 통한 규제보다는 규제의 빈틈을 악용해 문제를 일으키는 투자자에게 벌칙이 가해지도록 하는 규제개선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는 정책=생계형창업과 기회추구형창업을 명확히 구분해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기준에 따라 유사·지원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스타트업에 일단 자금을 쥐어주고 보는 창업정책을 지양해야 한다. 이는 시장이 원하는 창업보다 정부지원을 받기 편한 창업을 늘려 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는다.

◇스타트업을 위해 규제 없애기=현행 포지티브·사전규제에서 네거티브·사후규제로 전환해야 한다. 또 대기업의 공정거래·경쟁을 촉진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를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투자 후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하는 대기업에 각종 규제를 낮춰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임 센터장은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며 “돈을 직접 지원하는 것 보다는 규제를 없애는 등 간접지원이 더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관주도 지원보다는 민간에서 생태계를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