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태계, 대기업 독식에서 ‘中企’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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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산업생태계, 대기업 독식에서 ‘中企’로 바뀐다 후보 5인, 中企 중심 경제운용 한 목소리…재벌개혁, 불공정 근절

기사입력2017-04-19 21:29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5명의 19대 대선후보들이 제기한 산업정책 공약을 크게 보면 유사한 부분이 많다. 수직계열화된 원하청구조 속에서 성장 과실을 독식하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생태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공약 속에 담겨 있다.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보호하도록 경제운용의 중심축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 4차산업혁명의 파고가 밀려오는 현실을 반영해 후보 모두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R&D지원 및 위원회 설치 등 총론 차원에선 유사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4차산업혁명시대에 이행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와 그 과정에서 해야 할 정부의 역할에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함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 모두 네거티브 규제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적용 범위는 다소 구별된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생태계=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기업 중심 성장전략을 폐기하고,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생태계 구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소상공인생계형적합업종 지정 특별법’ 제정, 공정거래행정 강화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함으로써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기이코노미

문 후보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도 각론에 들어가면 차이를 보이지만,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강성 귀족노조 고용세습 등 불합리한 노동관행을 혁파하고, 소상공인 및 소기업 규제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혁신형 강소기업 50만개를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또한 재벌개혁을 통해 정경유착을 근절함으로써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경제성장의 토대를 강화한다는 공약을 냈다. 관행화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및 소비자집단소송제 도입을 제시했고, 일감몰아주기·담합·기술탈취 등 악의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고 공언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는 산업경제정책에서 ‘생각 이상’의 진보적인 색채를 드러내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유 후보는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10대공약에서 “재벌들은 경영권 세습에 집착해 불공정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있고, 창업과 혁신의 생태계가 무너졌다”며 우리나라 산업생태계를 “재벌대기업들이 지배하고 힘을 남용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진단했다. 유 후보는 “바른시장경제를 위해 경제성장의 중심축을 재벌에서 혁신 중소기업으로 이동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역시 “재벌 3세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약탈하고 있다”며 “이같은 재벌·대기업의 횡포로는 중소기업의 혁신도, 혁신기업의 출연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업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중소상공인이 중심이 되는 정책이 이뤄질 때, 국민경제는 균형성장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운용 방안을 분명히 했다.

◇4차산업혁명 인프라 구축=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정부의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문 후보는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해 4차산업혁명에 따라 발생하는 산업문제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와함께 초고속 사물인터넷(IoT)망을 세계최초로 구축하며, 스마트하우스·도로·도시건설을 21세기형 뉴딜정책으로 추진한다. 또 공공기관의 전기차 구매와 전국 주요도로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해 전기자동차 보급도 확대한다. 이외 제로에너지 주택·건물건축을 독려함으로써 석탄화력발전 및 원전수요를 대체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린다.

심 후보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한편 뿌리산업으로서 제조업의 첨단화와 서비스화를 내세웠다. 한국제조업 혁신전략의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지역내 기업·대학·마이스터고 등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또 전기자동차와 충전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 등 미래 산업분야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프라 구축 및 R&D투자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정보과학기술부로 개편하고, 4차산업혁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및 (가칭)지능정보사회전략위원회를 설치해 민간참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혁신형 강소기업 창출을 위해 2022년까지 중소·중견전용 R&D 예산을 10조원까지 증액한다. 또 4차산업혁명에 맞춘 전문교원을 확충하고, 디지털교육을 교과과정에 반영하며, 4차산업혁명 관련 직업훈련을 강화한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 또한 홍 후보와 같이 교육을 강조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인재육성을 위해 현재 ‘초등 6, 중등 3, 고등 3, 대학 4’인 학제를 5·5·2·4로 개편해, 진로 및 직업탐색형 고등학교 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농업 기술보급과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 표준화 및 수출용 모델개발 등 농업분야 공약은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R&D를 위해 민관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국가기술융합센터’ 설립도 공약이다.

©중기이코노미

◇창업 친화 환경조성=유승민 후보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 창업을 가장 우선시하며, 민간주도형을 내세웠다.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승격하지만, 창업·벤처 관련 업무는 현장에서 관료주의의 폐해를 직접 경험한 민간전문가가 직접 담당하도록 했다. 창업·벤처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주체 중 하나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선정하고, 센터 운영과정에 중소기업의 참여와 역할을 강화한다. 또 영국의 ‘SEIS’제도와 같이 벤처기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자금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투자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부를 세금환급 방식으로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중소기업이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통해 수익을 얻은 경우 법인세 감면혜택을 주는 ‘특허박스제도’도 함께 내걸었다.

안철수 후보 또한 창업중소기업부를 통해 창업지원체계의 컨트롤타워를 세우지만, 민간주도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노후한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해 규제없는 ‘창업드림랜드’ 조성 공약도 발표했다. 또 창업단계별 맞춤형 금융정책지원과 실패 창업인에 대한 재도전 기회부여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창업에 대해 안 후보가 민간주도 추진을 강조한 반면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상대적으로 정부의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문 후보는 창업에 있어 자금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창업지원·모태·엔젤펀드를 확대하며, 신용대출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의 공공부문 조달참여기회를 보장하며, 의무구매비율도 확대한다.

홍 후보는 TIPS나 연구소기업 등 청년기술창업 플랫폼을 확대하고, 투자에서 R&D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까지 패키지로 지원한다. 또 대학에서부터 시작되는 기술창업을 지원하며, 향후 5년간 20조원의 창업투자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한편 창업 또는 기업운영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던 연대보증제도 폐지는 모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다.

◇규제제도 개선=홍준표 후보가 규제완화에 가장 적극적이다. 우선 기업과 개인에 비용부담을 초래하는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경우, 이 비용만큼의 기존 규제를 정비하는 ‘규제비용 관리제’를 도입한다. 또 신산업 규제는 적용에 앞서 권고절차를 마련해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핀테크분야에 있어 소비자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신기술이 도입될 수 있도록 현행 규제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규제샌드박스’도 도입한다.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네 명의 후보 모두 ‘이것 빼고는 다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언급했지만 도입범위는 조금씩 다르다.

홍준표 후보는 전체 기업에 대해 단계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도입하고, ‘규제 한개를 신설하면 두개를 철폐’하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을 추진한다. 문재인 후보는 신산업에 있어 자율규제원칙과 함께 네거티브 규제방식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유승민 후보는 벤처창업 및 투자에 있어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명시했다. 안철수 후보는 창업기업에 있어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신산업에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후보는 대통령 직속 ‘지능정보사회자문위원회’를 통해 4차산업혁명 관련 규제를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