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개방 후 北에 대한 南의 독점적 지위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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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북한개방 후 北에 대한 南의 독점적 지위 약화 北에 동반성장안 제시해, 美·日·中대비 경쟁력 확보해야

기사입력2018-06-26 17:5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개최한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제재 완전 해제라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최근 기대감이 고조되는 남북경협과 관련 긴 호흡을 가지고, 북한과의 동반성장방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과 같은 민족이란 이유만으론 경쟁국대비 협상력 안 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개최한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경협 전망과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 제재 완전해제라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의 개방이 시작되면 중국, 일본,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진출 러시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지경학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시대에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협상력을 가질 수 없다”며 “향후 우리가 경협의 파트너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요구했던 단계적 비핵화를 사실상 수용했고, 향후 대북 제재의 완화·해제도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해제도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성사 ▲공동성명에서 비핵화, 큰 틀에서 북미관계 정상화 합의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연동 등에서 남북경협 여건의 긍정적인 계기를 찾았다.

남북경협, 대북제재 완화 시나리오별로 접근해야

양 교수는 남북경협을 ▲현재의 대북 제재 유지시 ▲대북 제재 소폭 완화 또는 일시 유예 시 ▲대북제재 대폭 완화·해제 시 등 시나리오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경우=남북간 체육, 에술문화, 종교 분야 등 사회문화 교류 추진이 가능하다. 또 남북한 삼림협업이나 지자체 차원의 소규모 인도적 지원 및 개발지원 사업이 가능하다. 다자간(남-북-러) 협력사업인 나진-핫산 물류협력사업 논의 역시 현 단계에서 이뤄질 수 있다. 이와함께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사업 기업인의 시설점검 목적 방북, 북한 관료·기업인·학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지식공유사업 등도 개시할 수 있다.

◇대북 제재 소폭 완화 또는 일시 유예된 경우=유엔결의안 2270(2016년 3월) 직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로 중단된 기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 일반물자교역, 위탁가공교역,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중단된 사업 등이 재개된다. 10.4공동선언 및 기존 남북간 논의·합의됐던 사업들에 대한 재검토·재논의와 함께 북한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규모 협력사업 역시 가능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북제재가 대폭 완화·해제된 경우=남북경협의 각종 제도적 제약요인이 해소되면, 신남북경협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된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제도적 제약요인은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미가입(북한의 국제규범 미준수) ▲전략물자 반출문제(설비의 대북반출 곤란) ▲판로문제(북한제품의 미국수출 곤란) 등이다. 이들 제약요인이 순차적·단계적으로 해소되면 한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해외자금 북한진출 러시…남한의 비교우위 경쟁력을 제시해야

이 단계는 북한경제가 고도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이에따라 한국경제는 북한이란 새로운 경제협력 파트너를 확보해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분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남한은 동북3성, 극동 러시아 등 동북아지역과의 경제협력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3대벨트 주요 프로젝트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남북경협을 ‘북한에 대한 퍼주기’로 규정하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양 교수는 “초기에는 한국의 재정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가 진척되면 해외자금이 쇄도하고, 북한이 성장한 후에는 북한의 협상력 또한 크게 배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한의 독점적 지위가 약화되고, 북한의 협상력 증가라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다는 얘기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남한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 어떤 대북 경협전략을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는게 양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비교해 남한이 우월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북한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