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오일價 공개하라…거리 나온 BHC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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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광고비·오일價 공개하라…거리 나온 BHC점주 “외국계 사모펀드 먹잇감 된 국내 소상공인…정부 제대로 제재해야”

기사입력2018-09-04 18:4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국BHC가맹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전국 1400여 BHC가맹점 중 1100개 이상의 가맹점주가 참여하고 있는 가맹점 단체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400여명의 점주들이 참여했다. ©중기이코노미

4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BHC본사 앞. 전국BHC가맹점주협의회의 전국규모 집회에 참석한 한 BHC 가맹점주는 자신들의 신세가 ‘가마우지’와 같다고 말했다. 가마우지 낚시법은 가마우지라는 새의 목을 올가미로 묶어 생선을 삼키지 못하게 한 후,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수확하는 낚시법이다. 목이 묶인 가마우지는 배가 고파 더욱 열심히 물고기를 잡고, 낚시꾼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가져간다며, 매장에서 홀로 이 생각을 하다 BHC본사와 자신의 처지가 낚시꾼과 가마우지의 처지와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전국BHC가맹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전국 1400여 BHC가맹점 중 1100개 이상의 가맹점주가 참여하고 있는 가맹점 단체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400여명의 점주들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전체 가맹점들로부터 걷은 광고비에 대한 횡령 혐의’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오일 납품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편취한 사기 혐의’로 BHC본사를 지난 28일 고발했다.

◇“광고비 징수 204억원 중 17억원만 집행”=협의회에 따르면, BHC본사는 신선육 1마리당 400원의 광고비를 징수하고 있다. “광고비를 가맹점으로부터 징수하기 위해서는 기간별 광고·판촉 계획을 사전에 고지해 가맹점주들의 동의를 구한 뒤 집행내역을 공지하는 것이 절차인데, 본사에서는 광고비 400원을 징수하면서 어떠한 계획이나 사용내역을 고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HC본사는 신선육 1마리당 400원의 광고비를 징수하고 있다. 협의회는 광고비로 가져간 금액에 대한 세부 사용내역과 남은 잔액명세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가맹사업법 제12조는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가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광고나 판촉행사를 실시한 경우 그 집행내역을 가맹점사업자에게 통보하고 가맹점사업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재희 변호사는 “BHC본사가 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신선육 1마리당 400원씩 광고비를 수령한 금액은 204억원에 이르지만, 실제로 광고비를 집행한 내용은 17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광고비로 가져간 금액에 대한 세부 사용내역과 남은 잔액명세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흔한 해바라기 오일 120% 유통마진 폭리”=BHC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 오일은 15ℓ당 6만7000원이다. 협의회는 오일공급 관계자와 본사 임직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본사가 수급하는 해당 해바라기오일의 가격은 약 2만8000원이었으며, 본사가 약 120%의 마진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경쟁사의 오일과 큰 차이가 없는 해바라기 오일을 필수물품으로 지정하고 3만원 미만으로 납품받아 가맹점에 6만1000원에 납품한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협의회는 본사측이 해당 해바라기 오일이 고올레산과 특별한 제조공법이 적용돼 생산비용이 많고, 마진율이 미비해 공급가격을 인하해 줄 수 없다고 기만해왔다고 주장한다. BHC본사가 주장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 오일의 특별한 품질이나 제조공법은 업계에서는 흔하고 일반적인 것이며, 무엇보다 이와 같은 이유로 BHC본사가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쟁사의 오일과 큰 차이가 없는 해바라기 오일을 필수물품으로 지정하고 3만원 미만으로 납품받아 가맹점에 6만1000원에 납품한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민변 김재희 변호사는 “이는 BHC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오일 납품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편취한 사기 혐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점주가 동의하는 ‘마케팅 운영위원회’ 구성하라=BHC본사와 거래조건, 구입가격변동, 비용부과, 영업정책 등에 대해 협의하는 ‘마케팅 운영위원회’는 본사가 지정한 점주들로 구성돼 있어 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정을 할 권한이 없다고 협의회는 주장했다.

협의회는 본사가 마케팅 운영위원회를 운영할 것이라면,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전체 가맹점주의 동의를 받아 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회 회장은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미스터피자가 점주들로 구성된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물품구입에 합의한 것처럼,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합리화하고 점주들의 경쟁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협의회는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650억원으로, 업계 1위 브랜드인 K사보다 3배 높은 수치”라며, “이는 광고비, 가공비, 약 120%이상의 마진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해바라기오일, 기타 필수 공급품목들의 높은 공급원가 등 폭리를 취하는 유통구조 결과이며, 이는 전액 외국계 사모펀드와 경영진의 주머니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회 회장은 “가맹사업법에 광고비 계획과 집행내역을 공개하도록 돼 있음에도 BHC본사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또한, BHC본사가 공급하는 해바라기 오일은 브랜드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이 아닌 공산품임에도 본사가 유통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미스터피자가 점주들로 구성된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물품구입에 합의한 것처럼,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합리화하고 점주들의 경쟁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