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여건 개선 어려워 재무악화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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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자금조달 여건 개선 어려워 재무악화 대비를” 한계기업 증가 우려…기업금융 안정화 정책 마련해야

기사입력2023-06-15 14:0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리상승 등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데,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회사채 조달 비중이 감소하고, 한계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 부채구조의 변화’ 보고서에서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자금시장을 둘러싼 일부 위험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기업의 재무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플레이션 압력, 가파른 금리인상=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충격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공급난의 영향으로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미국은 2022년 2월 말 0.0~0.25%였던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해 올해 5월말 현재는 5~5.25%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7월 말 0.5%였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 현재 3.5%까지 올렸다.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도 급격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이 2021년 상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의 요인과 더불어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발언으로 촉발된 채권시장의 자금경색, 미국과 유럽의 은행 불안, 신용채권에 대한 수급 변화 등은 회사채 발생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회사채 조달 18.5%로 5.9%p 감소=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상장기업 중 회사채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중은 18.5%로 전년 24.4%에 비해 대폭 줄었다. 회사채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회사채 조달 실적기업 비중은 49.6%인 반면, 중소기업은 9.4%로 과거에 비해 차이가 더 커졌다. 우량한 신용도를 가진 대기업 중심의 회사채 시장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보고서는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는 경우 투자자들은 기업의 규모가 작거나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의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코스닥 시장 소속 기업과 중소기업의 회사채 조달 비중이 크게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도 기업들의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상장기업 중 재무상황이 악화된 기업이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자보상배율 1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이 25.6%, 코스닥 시장 소속 기업은 37.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재무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표본의 47.7%가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이하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대기업의 경우에는 재무 곤경기업 비중이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자금조달 여건 바로 개선되지 않을 것”=최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 신용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자금시장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남아있어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시장의 잠재적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업의 조달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과 유럽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은행위기 확산을 막았지만,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 등에 따른 은행 부실화나 일부 은행의 유동성 문제로 인한 대출시장 위축 등의 우려가 남아있고, 장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고 고금리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향후 자금조달시장의 여건 변화에 대응해 기업금융 안정화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우선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금융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고, 자금지원 정책 검토에 있어 사전적으로 한계기업과 산업에 대한 진단과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