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걷힌 세금 40조나…성장률 발목 잡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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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덜 걷힌 세금 40조나…성장률 발목 잡을 우려 “재정건전성과 감세, 두 마리 토끼 동시에 잡을 수 없어” 지적

기사입력2023-08-03 17: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6월까지 걷힌 세금이 지난해보다 40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보다 세금이 적게 걷히는 세수결손도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을 최근 공개했다. 당시 금융통화위원 중 한명은 정부가 상반기 중 재정을 조기집행한 결과, 하반기에 재정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예상보다 세금이 적게 걷히는 세수결손으로 재정지출이 축소될 경우 성장의 하방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상반기 부진했던 경기가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데, 세수감소가 정부의 이같은 전망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아울러, 정부가 세수결손에 대응해 세계잉여금이나 기확보된 재원을 활용하는 등 지출 축소가 내부거래 위주로 이루어질 경우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정부의 소비나 투자 지출이 축소될 경우 성장률 하락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관련 부서는 재정 상황을 잘 살펴보면서 하반기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178.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조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비율로 보면 -18.2%의 가파른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한해 동안 걷을 세금 중 현재까지 걷은 세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진도율도 부진하다. 올해 6월 현재 진도율은 44.6%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5.1%의 세금을 걷었고, 최근 5년간 평균치는 53.2%였다. 매년 상반기 중에 전체 세금 목표치의 절반 이상을 걷었는데, 올해는 절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세수감소는 경기부진 탓이라는 정부=정부는 세수감소의 규모가 경기부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는 6월까지의 세수감소에서 세정지원 기저효과(-10.2조원)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세수감소는 -29.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감소와 종합소득세의 기저효과 등에 따라 -11.6조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 사이 주택 매매량은 1년전보다 -29%로 크게 줄어들었다.

법인세의 경우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와 중간예납 기납부세액 증가 등으로 -16.8조원의 큰 감소폭을 보였다. 부가가치세 역시 수입 감소 및 세정지원 기저효과(-3.4조원) 등에 따라 -4.5조원 감소했다.

문제는, 세수감소로 인해 하반기들어 정부지출이 위축될 경우 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경우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상반기 부진했던 경기가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데, 세수감소가 정부의 이같은 전망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면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수감소에도 추가 감세안 내놓아=하지만 세수감소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23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추가 감세안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세수감소 효과를 4719억원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3년을 기준연도로 삼아 비교하는 방식으로 보면 향후 5년간 세수감소 효과는 2조9356억원이라고 추산했다. 기재부는 1년 전과의 비교를 통해 감세폭을 추산했는데, 2023년을 기준삼아 누적 세수효과를 따져보면 감소폭이 더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에 대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감세와 재정건전성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은 올해 사상 최악의 세수결손을 통해 이미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증세 정책과 마찬가지로 감세 정책에도 장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정부가 감세를 하고자 한다면 재정건전성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는 서민 중산층에 대부분의 세부담이 귀착된다고 주장하나 근로소득자 하위 35%는 면세점 이하로 세금 감면의 혜택을 볼 수 없다”며, “역진적일 수밖에 없는 조세지출(세금감면) 정책 보다는 세금을 제대로 걷고 정책 목적에 맞는 재정지출로 전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