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수출 감소 ‘트리플 위기’는 정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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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소비·투자·수출 감소 ‘트리플 위기’는 정부 발” ‘국세수입 감소→정부지출 위축→경제위기 확대’ 악순환 우려

기사입력2023-10-31 14:4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들어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면서, 경제위기가 국세수입 감소를 부르고 이에 따른 정부지출 위축이 위기를 더 확대시키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의 누계 국세수입은 266.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9조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세정지원 기저효과로 인한 감소가 10.2조원 규모라며, 이를 고려할때 실질적인 세수감은 40.7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소득세는 종합소득세 2.4조원 감소 등을 포함해 14.2조원이 줄어들었다. 부동산 거래 위축과 기저효과 등이 원인이란 설명이다. 기재부는 주택매매량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 사이 18.9% 줄어들었고, 순수토지매매량도 같은 기간 34.6%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법인세의 경우 가장 많은 23.8조원이 감소했다. “2022년 기업 영업이익 부진 및 2023년 8월 중간예납 납부세액 감소”의 영향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이 밖에 부가가치세는 수입 감소와 세정지원 기저효과 등에 따라 6.2조원 감소했다. 관세 역시 수입 감소 등에 따라 2.8조원 줄어들었다.

이처럼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가운데, 정부지출 위축이 경제위기를 더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2분기 중 소비·투자·수출이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위기’가 발생했는데, 이 기간 민간소비보다 정부지출이 더 크게 줄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나라살림연구소 “민간소비 감소 0.1%, 정부소비 감소 2.1%”

나라살림연구소의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나라살림브리핑 보고서에서, “2023년 2분기는 소비(-0.7%), 투자(-0.1%), 수출(-0.9%) 모두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4분기 소비(-2.4%), 투자(-3.8%), 수출(-4.3%) 이후 3개 부문 모두 감소한 분기는 처음 겪는 일”이라며,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도 3개 부문 모두 감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전분기보다 소비가 감소한 분기 현황

<자료=나라살림연구소>

또 “지난 2008년 소비, 투자, 수출 모두 감소할 때, 정부소비와 정부투자는 증대되어 민간소비와 민간투자 감소를 방어했다”면서, 올해 2분기는 오히려 정부소비와 정부투자가 민간보다 더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8년 4분기에는 민간소비가 3.8% 감소할 때, 정부소비는 2.8% 증가해서 전체소비는 2.4% 감소를 기록했다. 민간투자의 경우 4.9% 감소했는데, 정부투자는 1.6% 늘어나 전체 투자는 3.8% 감소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2분기는 달랐다. 민간소비는 0.1% 감소했는데 정부소비가 무려 2.1% 감소했다. 전체 소비가 0.7%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정부소비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투자부문을 보면, 민간투자는 0.1% 상승했다. 하지만 정부투자는 1.3% 감소해서 정부투자 감소가 투자 마이너스 폭을 늘렸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2023년 2분기 ‘트리플 위기’는 정부 발 위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소비는 전분기보다 무려 2.1%나 감소”했다며, 이는 1997년 1분기 이후 최저 규모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또 정부가 예측한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59조원이라며, 한덕수 부총리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경기 둔화로 세수가 줄면 정부지출 확대로 경기변동폭을 줄이는 것이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불용을 활용”하겠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일선 공무원의 정상적인 집행노력을 막고 정부가 지출을 줄이는 시그널로 작동”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부가 세수결손에 따라 지방정부에 교부하는 교부세를 감액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있다면서, “올해 세수결손에 대한 지방교부세 감액은 2023년 올해가 아닌 2025년에 반영하는 것이 법과 원칙과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만약 올해 교부세 감액을 2025년도가 아닌 2023년도 올해에 당장 반영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국회에 교부세 감액 추경안을 제출하여야 할 것”이라며, “추경없이 올해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근거와 명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