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비용으로 만족도 높은 콘텐츠 소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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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적은 비용으로 만족도 높은 콘텐츠 소비 증가” 콘텐츠 키워드 ‘퍼플오션, 뉴트라이앵글, 콘화위복, 콘덕, 기후행동’

기사입력2023-11-23 11: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내년 2024년 콘텐츠산업 분야 전망이 ▲퍼플오션 ▲뉴트라이앵글 ▲UR콘텐츠 ▲챗크리에이터 ▲콘화위복 ▲입체적IP시점 ▲콘덕 ▲기후행동 등 8개의 키워드로 정리됐다.

박혁태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 팀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2일 개최한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에서 이를 제시하고,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콘텐츠 산업이 국가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의 전환, 새로운 기회의 ‘퍼플오션’=박 팀장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되면 사람들의 소비가 감소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가장 먼저 여가 활동에 대한 지출이 줄게 된다며,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만족도가 높은 콘텐츠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 팀장은 2024년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은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K-콘텐츠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퍼플오션 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한류의 생산유발 효과는 27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3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또,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하면 생산유발액은 5억1000만 달러 증가하고, 취업유발인원은 2982명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수출다변화 전략, ‘뉴트라이앵글’=박 팀장은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고, 한류를 확산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수출이라며, 지리적·전략적 삼각구도를 강조했다.

우선 지리적 삼각구도는 K-콘텐츠의 확산 잠재력이 높은 중동·인도·러시아 등의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중동 인구의 약 52.9%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계층인 30세 이하로 향후 중동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는 14억명이라는 거대한 잠재 소비시장을 보유한 곳으로 향후 게임과 방송, 영상 콘테츠 시장이 성장할 K-콘텐츠 미래 수출거점으로 꼽힌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같은 서방의 OTT플랫폼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인데, 이로인해 러시아 로컬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같은 신흥시장 공략과 더불어 북미와 유럽시장과 같은 전통 강호시장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준비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과 같이 세계인을 사로잡을 한국만의 독특한 소재를 발굴하고,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콘솔게임에 대한 개발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드라마나 웹툰, 케이팝과 같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대표콘텐츠가 관광이나 패션, 푸드 등 타 산업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하고, 수출을 견인하기 위한 협력사업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기술로 구현하는 몰입감의 콘텐츠, ‘UR콘텐츠’=박 팀장은 2020년 글로벌 콘텐츠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기술이 메타버스와 NFT였다면, 2023년에는 단연코 AI, 그중에서도 생성형 AI가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2024년에는 콘텐츠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AI의 활용이 더욱 확대되며, 보다 몰입감 높은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완성도 높게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격적으로 AI기술이 메타버스나 NFC에 녹아들면서 과거보다 한 차원 진보된 메타버스와 NFT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료=한국콘텐츠산업진흥원>

이와 더불어 가상현실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또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실적이고 생산성·효율을 높여주는 가상의 제작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박 팀장은 진화하는 기술과 결합한 무한한 콘텐츠가 미래 경쟁력의 필수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술과 콘텐츠 창·제작이 가능한 ‘챗 크리에이터’=챗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를 창작하고 제작하는 능력과 더불어 AI 시대에 맞춰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전문인력을 의미한다. AI를 통해 수준높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프롬프트라는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향후 콘텐츠 제작환경에서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나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같은 차세대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 팀장은 콘텐츠 산업 현장에 맞는 AI 전문기술을 양성하고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주요한 시점이며, 반면 딥페이크나 딥보이스를 이용한 가짜뉴스나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회적 문제 뿐만 아니라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 또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제는 AI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AI로부터 일자리와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콘텐츠플레이션 극복전략, ‘콘화위복’=콘텐츠플레이션은 콘텐츠 제작·이용에서의 콘텐츠 물가상승을 의미한다. 최근 드라마 회당 평균 제작비는 10억원 내외로, 총 제작비 300억원을 초과하는 드라마 제작이 증가하고 있다. 제작비 상승 문제해결을 위해 OTT서비스들도 구독료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콘텐츠플레이션을 극복하고 플랫폼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합종연횡인 ‘메가플랫폼화’가 이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고 공룡 게임사로 발돋움했으며, 아마존은 웹툰 서비스 플립툰을 기반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또한 애플은 2023년부터 향후 10년간 미국 프로축구 독점 중계를 진행하고, 영국 프로축구 중계권 확보를 추진하며 메가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콘텐츠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다른 전략으로 플랫폼사들은 광고요금제 모델을 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해 수익을 개선하고 있으며, 국내 OTT플랫폼들도 내년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체적 IP 시점’=박 팀장은 IP는 콘텐츠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이며, 최근들어 콘텐츠 IP의 확장 방식이 기존과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2일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콘텐츠산업 2023 결산 2024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과거에는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되거나, 게임이 애니메이션화되는 등 콘텐츠 장르 간 확장이 주요한 현상이었다면, 이제는 장르 간 확장 뿐만 아니라 유통, 관광, 패션, 식품 등 우리 일상과 연결된 여러 산업에서 콘텐츠 IP가 적극 활용돼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슈퍼 IP를 제작하고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앞으로의 IP 비즈니스는 장르 간 확장뿐만 아니라 타 산업과 연계를 통해 서로 윈윈하며, 소비자층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좋아하는 콘텐츠를 덕질하는 ‘콘덕’=콘덕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단순히 이용하거나 소비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콘덕은 커뮤니티에 참여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좋아하는 콘텐츠의 굿즈를 구매하고 밈이나 짤 등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나아가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는 팝업 스토어나 콘서트에 참석하기도 하고 자신이 직접 굿즈나 밈 같은 2차 창작물을 생산해 공유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과거의 콘덕은 대중문화의 하위문화로 치부됐던 서브컬처를 중심으로, 소수의 매니아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교환하거나 굿즈를 구매하는 행동과 사람을 의미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덕질하는 세대가 청년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확산되고, 장르와 유형도 세분화되고 있다.

박 팀장은 이러한 현상에 부응해, 콘텐츠 창작자와 제작사들은 콘덕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끊임없는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크리에이터와 제작사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오랫동안 지속시키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콘덕들에게 보다 많은 감동과 배려를 제공해, 그들이 덕력을 키우고 덕질을 지속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콘텐츠 행동=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 기후위기에 대해 세계 각국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콘텐츠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BBC나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친환경 제작 가이드라인을 만들거나, 콘텐츠 제작 시 발생하는 폐기물을 감축하고,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형 콘텐츠 기업들을 중심으로 버추얼 스튜디오를 활용해 영상을 촬영하거나, 실물 패키지가 없는 스마트 앨범을 제작해 팬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콘텐츠 제작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콘텐츠 소비자들에게도 어필돼, 자발적으로 친환경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이용하거나 구입하려는 움직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박 팀장은 다만, 이러한 노력은 아직까지 대형 또는 중견 콘텐츠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과 종사자, 그리고 콘텐츠 제작사 등 국내 콘텐츠 산업 구성원 모두가 글로벌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친환경 콘텐츠 제작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