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발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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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지리산에 발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네 유철상의 가족여행 ⑨남원 구룡계곡

기사입력2014-08-01 11:08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성삼재에서 본 지리산 운무 ©상상출판

예로부터 산중의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는 것만큼 손쉽고 확실한 피서는 드물다. 쏟아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긴다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가족단위로 저렴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계곡이 경제적이고, 확실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계곡을 품은 지리산이 안성맞춤이다.

지리산의 계곡을 떠올리면 뱀사골계곡을 떠올리기 쉽지만 첩첩산중 산자락에 숨겨진 계곡을 품고 있다. 그래서 지리산은 갈수록 신비롭고 볼수록 오묘한 산이다. 거대한 지리산의 남원 자락에 위치한 구룡계곡은 지리산의 또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

구룡계곡은 지리산 국립공원 북부지소가 있는 주천면 호경리에서부터 구룡폭포가 있는 주천면 덕치리까지 펼쳐지는 심산유곡이다.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으로 이어진다. 정상에 오르면 구곡경의 구룡폭포가 있다. 남원 8경중 제1경인 구룡폭포 아래에는 용소라 불리는 소가 형성돼 있다.

삼곡교 구룡폭포 트레킹 시작점 ©상상출판

구룡계곡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남원시내에서 주천 쪽으로 가면 지리산 북부로 연결된다. 이곳은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설돼 있어 지리산 자락을 굽이굽이 오르며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정령치간 도로는 뱀사골(반선)과 노고단으로 이어져 운무가 휘감은 지리산의 진수를 맛보게 해준다.

구룡계곡은 용호구곡 또는 구룡폭포라고도 한다. 이처럼 이름을 달리 하는 것은 옛날 음력 4월8일이면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군데 폭포에서 한 마리씩 자리 잡아 노닐다가 다시 승천했다는 전설 때문이다.

구룡계곡은 약 3.1km 정도 이어지는데 삼곡교에서 구룡폭포까지는 걸어서 1시간10분 정도 거리다. 반대로 구룡폭포에서 육모정 쪽으로 내려오면 40분 정도 소요된다. 계곡 트레킹 보다 탁족이나 물놀이를 즐기려면 육모정 아래에 있는 계곡이 안성맞춤이다. 가족단위나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 더욱 좋다. 거대한 암반이 있고, 계곡이 넓게 흐르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또한 육모정은 나무다리로 이어진 생태탐방로가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도 좋다. 육모정에서 다리를 건너면 솔숲에 둘러싸인 용호정이 나온다. 용호정 옆으로 나무가 많아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육모정 ©상상출판

비폭동에서 600m쯤 올라가면 거대한 암석층이 계곡을 가로질러 물 가운데 우뚝 서 있고, 바위 가운데가 대문처럼 뚫려 물이 바위 문을 통과한다고 해서 석문추라 한다. 이곳이 8곡이며 경천벽이라고도 부른다. 경천벽에서 500m 상류지점에 양쪽으로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있다. 멀리 지리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두 갈래 폭포를 이루고, 폭포 밑에 각각 조그마한 못을 이루고 있다. 모습이 마치 용 두 마리가 어울렸다가 양쪽 연못 하나씩을 차지하고 노닐다가 하늘로 승천했다고 해서 교룡담이라 부른다. 이곳이 바로 9곡이며 구룡계곡의 백미인 구룡폭포다.

구룡계곡의 하이라이트인 구룡폭포를 손쉽게 만날 수도 있다. 고기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2km 정도 달리면 구룡폭포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 옆으로 ‘구룡폭포 300m’라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삼림욕장을 걷는 것처럼 소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이 이어진다. 180m 지점부터 나무 계단길이 나온다. 계단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쏟아지는 계곡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계단을 따라 내려갈수록 폭포소리에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달궁오토캠핑장 ©상상출판

구룡폭포 트레킹이나 삼림욕을 충분히 즐겼다면 구기리 삼거리로 나와 지리산의 별미 산채백반을 맛보자. 삼거리 주변에는 지리산에서 나는 산나물과 토종닭, 버섯 요리를 하는 음식점이 몰려있다. 식사를 즐긴 후에도 여유가 있다면 정령치휴게소에 올라 웅장한 파노라마를 연상시키는 지리산을 맘껏 감상해보자. 구름이 산을 넘는 풍경도, 지리산 자락을 에워싸는 운무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지리산에 묻혀 하룻밤 묵고 싶다면 달궁오토캠핑장이 좋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남원 구룡계곡

Infomation

주소=전북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고기리

문의=남원시청 063-620-6114

홈페이지=남원시 www.namwon.go.kr

비용=교통비 7만원, 식비 6만원, 숙박비 5만원, 여비 3만원(2인, 1박2일 기준)

Course Guide

남원시내 - 춘향묘 - 육모정 위 삼곡교(출발) → 유선대 → 지주대 → 비폭동 → 구룡폭포 →구룡폭포 주차장(도착)

Travel Guide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전주IC - 17번 국도 - 남원 - 남원대교 건너 좌회전 - 19번 국도 - 범실마을 - 730번 지방도로로 7.5km -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앞 주차장 일명 육모정(구룡계곡 제2곡인 용소) - 300m 지점의 삼곡교 - 3.1km 정도 걸으면 구룡폭포 - 300m 걸으면 구룡폭포 주차장.

음식=남원의 전통음식인 추어탕과 민물고기 매운탕집 등이 주천면사무소 주변에 몰려 있다. 구룡계곡 트레킹을 하려면 주천면 인근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구룡폭포 쪽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려면 구기리 삼거리에 있는 에덴식당(063-626-1633)의 산채백반을 맛보자. 남원 토박이도 인정한 이집의 산채요리는 지리산 인근에서 나는 산나물로만 요리하기 때문에 향이 진하고 신선한 나물을 맛볼 수 있다.

잠자리=주천면 구기리 인근에 위치한 그린피아모텔(063-636-7200)은 관광공사에서 인증한 굿스테이 숙박업소다. 하얀색 4층 건물의 모텔은 내부도 깨끗하고 구룡계곡 인근에 있어 계곡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1일 숙박료는 4만원선. 또한 주천면 인근의 모텔이나 민박을 이용할 수도 있고 남원시내의 콘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Travel Tips

구룡계곡 트레킹=구룡계곡은 약 3.1km 정도 이어지는데 삼곡교에서 구룡폭포까지는 걸어서 1시간10분 정도 거리다. 반대로 구룡폭포에서 육모정 쪽으로 내려오면 40분 정도 소요된다. 계곡 트레킹보다 탁족이나 물놀이를 즐기려면 육모정 아래에 있는 계곡이 안성맞춤이다. 육모정은 나무다리로 이어진 생태탐방로가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