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업체 빠른 통관 원한다면 AEO인증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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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수출입업체 빠른 통관 원한다면 AEO인증 필수 우선통관·검사율 축소 등 통관절차 우대로 물류비용 감소

기사입력2014-02-12 06: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중앙회는 관세청, 무역보험공사, 외환은행과 공동으로 11일 여의도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AEO·FTA활용 및 환위험 관리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중소 수출기업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중기이코노미

총기부품을 생산하는 방산업체 A사는 생산물량의 75%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미국 세관의 해외거래업체 심사대상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은 통관 시 소요시간이 길고 검사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세관의 심사 생략을 기대하며 관세청에 AEO 공인을 신청했다.

이동통신용 중계장치를 수출하는 B사는 유럽의 대기업과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대기업이 B사에게 AEO 공인 획득을 요구해왔다. 관세절차 상 문제도 있지만 무역안전을 인증한다는 의미에서 거래선의 요구에 응하기로 하고 AEO 공인을 획득하기 위해 관세청에 공인 신청을 했다.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공인제도는 무역관계자가 안전관리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세관이 우수업체로 공인하고 통관절차상 우대하는 제도다. 2005년 세계관세평가기구(WCO) 회의에서 기준이 마련된 뒤 각국이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AEO 인증을 획득한 수출기업의 경우 수출물품의 선별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모두 24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입업체 역시 관리대상 화물에서 제외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통관을 위한 시간은 그대로 물류비용으로 연결되는 만큼 이런 다양한 혜택이 중소 수출기업에게 주는 이익은 매우 클 것으로 추산된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AEO·FTA 활용 및 환위험 관리설명회’에서 하정오 관세청 심사정책과 주무관은 “각국이 AEO 공인업체에 대해 수입검사를 완화하는 반면 공인받지 않은 업체에 대해서는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AEO 공인이 무역거래의 새로운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에서 AEO 인증을 받은 경우 수출입 대상국에서도 AEO 인증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상호인정 약정을 맺은 나라에서는 그 혜택이 더욱 커진다.

현재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13개국, 미국·캐나다 등 미주대륙 9개국, EU와 터키·스위스 등 유럽 33개국 등 모두 62개국이 AEO 인증을 도입했다. 새로 AEO 인증을 도입하고자 준비 중인 국가도 14개국이다.

한국은 이들 중 미국,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뉴질랜드 등 6개국과 AEO 상호인정 약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체결된 한중 AEO 상호인정 약정을 보면 인증획득 기업은 수입검사율 축소, 서류심사 간소화, 우선통관조치 등 특혜를 받을 수 있다.

한중 AEO 상호인정에 따른 인증기업 혜택

<자료=관세청>

수입검사율의 경우, 중국은 수입신고 시 전체 수입품의 약 5% 가량을 선별해 서류와 수입품을 확인하는데 AEO 인증기업에게는 이 검사율을 1% 미만으로 줄여준다. 또 수입신고 시 서류의 신고정확성 심사도 사전심사로 이뤄져 왔으나 AEO 인증기업에 한해 사후심사로 변경된다.

중국에서는 통관에 하루가 걸리지만, AEO 인증업체는 전용창구를 통해 2시간만에 통관을 마칠 수 있다. 이외에 세관연락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천재지변 등 비상 시에도 우선통관을 할 수 있어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담부서 없는 중기, 정부지원으로 AEO획득 가능

AEO 인증은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관세사, 항공사와 선박회사, 운송업자 등이 받을 수 있는 인증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533개 기업이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현대상선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의 비중이 높다. 심사중인 기업들도 롯데케미칼, LG이노텍, 호텔신라 등 대기업들이 눈에 띈다.

한국 AEO 인증 획득기업 현황

<자료=관세청>

하지만 물류비용 부담은 이들 대기업들보다 중소 수출기업에게 더욱 크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하 주무관은 “삼성 등 대기업들은 이미 AEO 관련 전담부서를 만들어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AEO 획득이 더딘 것”이라며 “정부는 2011년부터 AEO 공인 획득을 위한 컨설팅 비용을 중소 수출업체에 지원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수출업체 23개, 물류업체 31개 등 총 54개 중소 수출기업이 AEO 공인획득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올해 AEO 인증획득 지원사업은 지난해 말 신청을 1차 마감한 뒤 관세청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65개 기업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추가신청을 받고 있다.

선정기업에게는 AEO 공인 획득에 필요한 컨설팅 비용의 80% 이내에서 업체당 최대 1600만원까지 지원된다. 또 AEO 관련 수출입관리책임자에 대한 교육 비용도 업체당 최대 70만원까지 지원된다. 신청절차와 방법은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