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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가을의 여신 붉은 단풍이 부른다!
유철상의 가족여행 ㉒소요산 단풍산행
- 기사입력2015-10-18 08:00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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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단풍<사진=상상출판>형형색색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10월의 하늘은 투명하게 빛나는 것만 같다. 단풍구경이 아니더라도 소슬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이럴 땐 근교의 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이 안성맞춤. 여기에 먼 거리의 여행보다는 산행을 하며 일상의 중심을 다시 찾고 싶어지는 마음이 일 때는 작은 암자가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을 터. 두리번거리지 않더라도 근교의 크고 작은 산 중에서 단풍이 손짓하는 소요산으로 떠나보자.
의정부 지나 동두천에서 북동쪽으로 약 4km 떨어져있는 소요산은 암봉과 능선이 이어지는 산세가 좋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골짜기는 원효폭포, 청량폭포, 선녀탕 등이 바위 절벽과 어우러져 마치 심산유곡을 연상케 한다. 해발 535m의 소요산은 아담한 산으로 일찍이 송도삼절의 하나인 서화담과 매월당 김시습 등 시객들이 소요(逍遙)를 취했다고 해서 소요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행지도를 살펴보면 좌측에 자재암이 있고 그 뒤로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 그리고 나한대, 정상인 의상대, 공주봉이 부채꼴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다. 소요산 산행은 이 부채꼴 모양을 따라서 자재암부터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산행 코스다. 하지만 4시간은 족히 걸어야 정상에 오른 후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는 코스.
소요산 단풍<사진=상상출판>여장을 챙기고 산행을 나선다.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약 1km 길부터 길가의 활엽수들이 붉게 수놓는다. 이 길과 일주문 주위의 단풍도 유명하다. 일주문을 넘으면 속리교라는 작은 다리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원효폭포가 보이고 조금 더 가면 소요산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자재암으로 가는 길이고, 우회전하면 공주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자재암은 신라 선덕여왕 14년(645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요석공주를 잊기 위해 원효대사가 도를 닦던 곳이라는 설이 있다.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세속의 인연을 맺은 뒤, 이곳에 초막을 짓고 수행에 정진하고 있을 때, 관세음보살이 변신한 아름다운 여인이 유혹을 했다. 설법으로 유혹을 물리친 원효는 이내 그 여인이 관세음보살이었음을 깨달았다. 한편 원효대사는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절을 짓고 자재암이라 했다고 한다.
자재암의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삼성각·나한전·일주문·백운암·요사채가 있는데 전부 1961년 이후의 중창 때 세운 것이다. 암자 주위에는 1980년에 세운 속리교와 세심교가 있다. 자재암은 불화가 많았는데 6·25전쟁 중에 대부분 소실되었다고 한다. 절의 규모는 작지만 주변 생김이 독특하고 신비로운 것이 자재암 만의 운치다.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있고 약수터도 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자재암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한굴 옆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자.
소요산 단풍 전경<사진=상상출판>자재암부터 하백운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하게 되는데 초입부터 가파른 계단길과 암릉길, 철봉 난간에 의지하는 길이 속속 등장한다. 그야말로 다리가 후달거릴 정도의 급경사길이다. 가파른 오르막 계단을 올라선 후 우측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선녀탕. 자재암 주변과 함께 소요산에서 가장 절경지로 손꼽히는 곳이 나온다. 선녀탕까지는 절벽 위를 걷는 길인데, 아래로 작은 계곡이 포개지면서 아득하게 내려다 보여 힘든 만큼 짜릿한 산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길이다.
의상대에서 완만한 능선을 타다가 공주봉 밑에서 가파르게 조금만 오르면 공주봉이다. 공주봉을 지나 내려가다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내려오면 구 절터를 지나 일주문에 이른다. 중간중간 돌밭처럼 생긴 계곡과 작은 오솔길을 내려오다 졸졸졸 흐르는 작은 계곡을 만난다. 4시간 동안의 수고로움을 위안하는 자연의 리듬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
손쉽게 소요산의 단풍을 감상하고 싶다면 일주문에서 공주봉까지 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일주문 주변의 단풍이 유명하고 제법 큰 단풍나무들이 새빨갛게 물들어서 단풍산행의 설렘을 한층 더하는 곳이다.[상상출판 유철상 대표]
Travel Guide가는 길=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가다가 의정부 방면 3번 국도를 탄다. 동두천 시내를 지나 소요산 방면으로 6km 정도 달리다 보면 우측에 소요산 국민관광지 진입로가 나온다. 곧장 직진하면 우측으로 주차장이 있다. 전철은 소요산역에서 하차 후 도보.
단풍산행 코스=소요산역 - 주차장 - 자재암 - 하백운대 - 중백운대 - 상백운대 - 의상대 - 공주봉 – 주차장
공주봉 단행 명소=일주문 단풍길을 지나 자재암 쪽으로 오르지 않고 공주봉으로 곧바로 접어들면 널찍한 바위가 하나 나온다. 이 바위에 서면 부채골 모양으로 펼쳐진 산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소요산 전체에 내려앉은 붉은 단풍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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