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관계 복잡…원자재 중심 공정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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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거래관계 복잡…원자재 중심 공정도 만들어라 FTA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①제조과정 흐름도

기사입력2016-01-19 00:00

최근 FTA를 활용한 수출품의 원산지 증명과 이에 따른 사후검증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검증 방식에 따라 직접검증과 간접검증으로 나눠지는데, 수입국 세관이 수출자에게 직접 수출물품에 대한 원산지 입증을 요구하는 직접검증의 경우 대응방법과 구비서류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관세를 물고 있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FTA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시리즈에서는 한미FTA 사후검증 사례들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서류와 대응책을 알아본다.

인천에 있는 A기업은 스포츠용 섬유제품을 생산해 미국, EU, ASEAN 등의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하려면 9.9%의 관세를 물어야 했지만, 한미FTA를 통해 0%의 양허세율이 적용돼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 미국관세국경보호청(CBP)으로부터 베드린넨, 테이블린넨, 주방린넨 등 린넨이 포함되는 제품에 대해 정보제공요청서인 ‘CBP Form 28’을 받았다. A기업 담당자 Z씨는 과거 원산지검증에 대응했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원산지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자료의 내용이 불완전해 20일내 보완자료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A기업의 경우 제품 제작과정에서 거래관계가 복잡해 보완자료 제출을 통보받은 경우다. 이처럼 제조과정이 복잡할 경우에는 ‘거래관계 중심’이 아닌 ‘원자재 중심’의 제조공정도를 만들어야 한다.

섬유제품의 생산공정은 일반적으로 ‘섬유→원사→직물(제직/편직)→재단→봉제→포장’의 단계로 이뤄진다. 단일 공장에서 모든 공정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하청업체와 외주가공 계약을 맺고, 각각의 공정을 단계별로 수행해 최종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제조공정이 복잡하다.

거래관계 중심의 흐름도(1차 제출)

<자료=한미FTA 사례로 알아보는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A기업의 경우 국내에서 모든 생산과정을 컨트롤하는 B기업에 제품생산을 의뢰하고 있었다. B기업이 원사 생산부터 최종 공정을 수행하는 하청업체들과 계약을 하고 대금을 결제하면, A기업은 생산된 섬유제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담당자 Z씨는 1차 검증때 B기업이 하청업체와의 구매주문 및 대금결제가 이뤄지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계약관계 중심의 흐름도와 함께 구매주문 내역, 입금내역을 제출했다.

그러나 거래관계 위주로 흐름도가 작성돼 린넨제품에 대한 원산지 진위여부에 대해 설명이 부족한 것으로 검증직원은 판단했다. 원산지 결정기준에 따르면, 한국에서 원사를 생산하고 이후 수행되는 모든 공정을 역내에서 수행해야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하는데 거래관계 위주로는 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Z씨는 FTA무역종합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2차 검증때는 거래관계보다는 원자재 중심으로 흐름도를 작성해 원자재 및 유통과정을 설명했다. 원사 생산업체에서 생산한 한국산 원사를 직물업체에 공급하고 염색공정을 거친 후 재단 및 포장하는 제조공정의 순서에 맞게 작성함으로써 국내에서 제조 공급된 원재료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원자재 중심의 흐름도(2차 제출)

<자료=한미FTA 사례로 알아보는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또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했던 입금내역 등의 자료가 제조공정 순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고 판단, 주문 및 대금결제가 이뤄지는 B기업과 하청업체들이 작성한 제조자진술서(Manufacturer's Affidavit, M/A)에 ‘공급받는 자’를 수출자인 A기업이 아닌 B기업으로 수정했다. 물품의 실제 인도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거래명세표(입출고증) 등의 국내운송 관련 서류도 추가로 제출했다.

이와함께 수출제품의 샘플에 포함된 섬유제품을 담는 백이나 파우치가 자재명세서에 누락돼있어, 원재료를 추가하고 파우치 등을 생산한 하청업체와의 거래를 증명할 수 있는 세금계산서 및 거래명세표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

A기업은 CBP의 자료 검토결과, 수출제품이 원산지기준을 충족한다는 내용을 통보받았고 결국 주요 거래처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핵심 포인트

복잡한 거래관계를 쉽게 설명한 원자재 중심 흐름도=담당자 Z씨가 1차 검증때 CBP에 제출한 거래관계 중심의 흐름도는 계약 및 대금결제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작성됐다. 이를 원자재 중심으로 수정하고, 각 생산단계별로 해당 공정을 수행한 업체를 명시했다. 또 계약과 대금결제는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 등을 통해 확인하도록 했다. 제조자진술서, 거래명세표 등 입증자료와 물품 흐름이 일치하도록 보완해 한 눈에 전체 거래관계와 공정별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자재명세서(BOM)에 누락된 원재료의 추가 데이터를 기록=파우치 또는 비금속제의 연결고리 등이 함께 구성돼 있을 수 있다. 파우치, 고리, 플라스틱 연결장치 등의 원재료가 계약 제품과 함께 구성돼 있다면 BOM과 제조공정도에 파우치 등의 원재료에 관한 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수출물품을 구성하는 원재료는 모두 BOM에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거래사실과 원산지를 증빙하는 서류를 함께 제출해 원산지를 밝혀야 한다.

미 관세당국(CBP) 눈높이에 맞춘 서류 작성=기업 담당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사항을 위주로 거래관계를 설명하고 BOM을 작성했더라도 CBP의 입장에서 볼 때 거래관계 중심의 흐름도와 BOM을 불완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CBP의 눈높이에 맞춰 보완 설명하고, 검증요원이 이해하기 쉽도록 자료를 작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