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서류 계좌변경 수수료요구…무역사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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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유럽 가짜서류 계좌변경 수수료요구…무역사기 주의 수법 다양 “반드시 확인을”…온라인 무역사기 이렇게 대처하세요

기사입력2016-01-20 12:00

#국내기업 A사는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Rosneft)사를 사칭한 러시아 사기기업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A사는 이 기업과 지속적으로 메일로 교신을 해오다,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 컨테이너 4대분의 제품 선금 50%에 해당하는 5600달러를 송금했다. 하지만 이 기업은 돈을 받은 후 연락을 끊었다. 알고 보니 이 기업의 연락처는 여러 대형기업의 연락처를 섞어 만든 가짜였으며, 홈페이지 또한 외국기업에 사기를 치기 위해 만들어놓은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중국업체와 접촉하는 한국업체를 대상으로 한 이메일 해킹 사기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해커는 사전에 e마켓플레이스에 올라온 중국업체의 이메일 주소를 보고 해킹을 해뒀다가, 이 업체와 한국업체간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한국업체에 가짜 계좌를 보내 거래대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수법을 쓴다. 또 바이어로 가장해 가짜 홈페이지를 만든 뒤 거래할 생각이 있는 것처럼 한국 수출업체에 접근, 인콰이어리(바이어가 관심있는 상품에 대해 판매자에게 상품의 가격, 운송방법, 판매이력 등 거래에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문의하는 것)를 보내 마켓의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한 뒤 자신의 계좌로 돈을 빼돌리기도 한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는 온라인 무역이 증가하면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사기도 늘고 있다. 코트라가 2015년 발표한 ‘유형별 무역사기 발생 현황’을 보면 연간 피해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고, 최근 3년동안 정식보고된 사례만 해도 530건이다. 코트라는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건수는 3배이상 많은 1500~2000건 사이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역사기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서류위조가 가장 많았으며 로비자금이나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금품사취, 결제관련, 이메일 해킹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서류위조=특히 서류위조는 오래된 사기수법이다. 사업자등록증이나 품질보증서, 수출업체증명서, 여권 등의 서류를 위조해 사기에 이용한다.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에서는 송금영수증이나 송금지연 양해공문 등 은행서류를 위조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필리핀 마닐라무역관에 따르면 위조된 송금영수증을 보내면서 상품 선적을 유도하는 사기사례가 2013년 이래 6건 접수됐다.

이럴 경우 신규거래에 대해서는 현지 상공회의소에 등록됐는지 확인해야 하고, 바이어가 보내온 각종 서류를 꼼꼼하게 살펴 의심스러운 부분은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필요할 경우 코트라에 요청, 해외무역관을 통해 현지실사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품사취=로비자금이나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금품사취는 서부아프리카나 중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변호사 선임비용이나 은행보증료, 공증비 등을 속여 빼앗으려는 수법이다. 국제기구 직원임을 사칭하고,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접근할 정도로 사기수법이 치밀하다.

주로 국제입찰이나 원부자재 공급 등 기대수익이 큰 대규모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적은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기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국제입찰 관련 수수료 납부 요구, 개발 프로젝트 관련 은행보증 비용분담 요구 등 각종 비용을 요구한다. 현지 고위층과의 친분을 이용해 국제입찰을 지원하겠다거나 현지 활동을 핑계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무역사기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확인한 후 거래해야 한다.

◇결제관련=결제와 관련된 무역사기는 지역별로 고르게 발생하고 있다. 유령기업임을 모르고 계약을 진행하거나 경영이 악화된 바이어가 의도적으로 결제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러시아의 경우 서신이나 이메일은 법적 효력이 없고, 해외송금을 담당하는 은행에서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거래해야 한다.

이 경우 신용조사를 통해 유령기업, 파산직전 기업과의 거래를 피해야 한다. 자체적인 신용조사가 어려울 경우에는 해외무역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메일 해킹=인터넷 및 모바일 비즈니스가 확대됨에 따라 최근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인터넷 해킹을 통해 결제은행을 변경 통보하는 방법으로 결제대금을 가로채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사기에 걸려들 경우 피해가 즉각적이고 피해액수도 크다. 해커들은 감사를 받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기존 계좌로 송금이 안되니 새로운 계좌로 송금해 달라’, ‘기존 국내계좌가 한국정부 감사를 받고 있으니 중국계좌로 입금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다.

따라서 거래처의 계좌변경, 거래내용 변경 등은 이메일과 함께 유선으로 확인해야 하며, 바이어와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보안이 취약한 대규모 포털 이메일보다는 회사 자체 이메일을 사용하는 등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코트라의 중소기업지원전략팀 최수정씨는 “바이어들은 특정사이트 주소를 보내 이메일 및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이트를 보내는 바이어가 있다면 바로 그 사이트를 삭제·차단한 뒤 코트라나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