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체결·이행 단계 맞춰 하도급사 지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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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계약체결·이행 단계 맞춰 하도급사 지위 강화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기술유출 피해시 전속고발제 폐지

기사입력2017-12-28 21:04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내년 하반기부터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자에게 자신하고만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전속거래 강요가 금지된다. 원사업자의 기술유용행위에 대해 피해자인 하도급업자가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전속고발제도가 폐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은 28일 “대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영세화되고 생산성도 하락하면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중소기업 간의 힘의 불균형으로 불공정한 거래조건이 발생하면서 양극화가 굳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하면서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한 하도급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7월 가맹·8월 유통 분야 이어 하도급분야 공정화 종합대책

공정위는 지난 7월 가맹사업분야·8월 유통사업분야 불공정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하도급분야 공정화 종합대책을 제시했다. 이번 대책은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하도급업자에 대한 원사업자의 ‘전속거래 강요 행위’를 금지한다. 전속거래 강요행위는 대·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하도급업자의 판로개척 등 자생적 성장을 저해한다는게 공정위 설명이다. 전속거래 강요행위 예방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공정위는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회사를 대상으로 2년마다 전속거래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하도급계약 체결·이행 단계별 하도급업자 지위 보장·강화

하도급계약 체결과정에서 하도급업자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원사업자와 거래조건 협상 과정에서 소규모 하도급업자의 공동행위가 소비자 이익을 저해할 우려가 없다면, 이들의 공동행위에 공정거래법상 담합규정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납품단가를 깎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원가 등 하도급업자의 경영정보를 원사업자가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공정위는 금지대상 세부 정보유형을 정하기 위한 고시도 제정한다.

하도급계약 이행과정에서 하도급업자의 지위도 강화했다. 공사기간이 연장되면서 원도급금액이 증액되면 원사업자는 그 비율만큼 하도급금액을 반드시 증액해 주도록 했다. 원도급금액이 증액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도급업자의 귀책사유없이 공기가 연장되는 경우 하도급대금을 증액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하도급업자에게 부여했다. 또 하도급자의 대금조정 요청을 원사업자가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납품단가 조정실적을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요소로 추가했다.

원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법 집행도 강화

원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법 집행도 강화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개정해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면 현행 하도급법상 전속고발권자인 공정위 이외에도, 개정법에 따라 하도급업자가 직접 원사업자를 고발할 수 있다. 기술유용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도 현행 3배 이내에서 10배 이내로 올렸다.

또 하도급업자에게 기술수출을 제한하거나 하도급업자가 기술수출을 했다는 이유로 거래를 제한하는 원사업자의 행위는 별도의 위법행위로 명시하고 금지했다. 법률에서 금지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는 부당특약 유형 이외 새로운 유형의 부당특약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하도급업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세부적인 부당특약 유형 및 기준을 정한 고시도 제정한다.

분쟁조정 및 피해구제의 실효성도 강화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신고사건의 경우 더 이상 분쟁조정협의회에 넘기지 않고, 공정위가 직접 처리토록 의무화했다. 고발대상 범위에 부당위탁취소·부당반품도 추가하고 위반행위에 책임이 있는 개인도 고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기술자료 유용, 보복행위 등 법 위반금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부과하는 정액과징금 상한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했다. 이밖에 분쟁조정제도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현재 공정거래조정원 등 서울 소재 기관·단체에만 설치된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를 시·도에도 설치한다.

피해구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원사업자의 ‘보복 행위’도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대상이 되도록 하도급법을 개정한다. 또 공정거래조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상담센터’를 설치해 하도급업자를 대상으로 소제기 요건, 손해액 산정방법 등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날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우리나라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88%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번 대책이 중소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가계소득 증대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