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민주주의 훼손…과거로 가는 서울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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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시민민주주의 훼손…과거로 가는 서울시정” “오세훈 시장 시정철학 퇴행적”…오!시민행동 이한솔 공동대표

기사입력2021-12-06 13:1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오!시민행동 이한솔 상임공동대표는 오세훈 시장의 민간위탁 사업예산 삭감은 민간위탁 계약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중심의 시민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과거로 퇴행하는 것이라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교육·노동·도시·마을·문화예술·재생·미디어·복지·사회적경제 등 1090개 단체가 모인 ‘퇴행적인 오세훈 서울시정 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오!시민행동)’이 지난 11월30일 출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월16일 일명 ‘ATM기’ 기자회견으로, 민간위탁사업을 폐기하고 직영화·예산삭감 등으로 민관협력사업의 원칙을 뒤엎은 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대응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모임이다.

오!시민행동 상임공동대표이자 사단법인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이기도 한 이한솔 공동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수년간 민간에서 공공과 함께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시민을 위해 진행됐던 정책들이 단지 시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계기로 매도 당하고 심지어 민간위탁이 철회될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는 오세훈 시장의 퇴행적인 시정철학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위탁 예산 삭감·사업 철회로 청년 일자리 잃어”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22년 예산안에 따르면, 노동·공정·상생정책관 소관 세출예산은 2496억900만원으로, 전년도 4675억1200만원 대비 46.6%(2169억300만원)가 삭감됐다.

서울시 행정사무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민간위탁’은 각종 법령 및 조례, 규칙에 규정된 서울특별시장의 사무 중 일부를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맡겨 그의 명의와 책임하에 행사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대기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는 민간위탁은 민간협력의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며, 작은 정부 구현 수단이라는 것이 오!시민행동의 설명이다.

이한솔 공동대표가 11월 30일 오!시민행동 발족식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오!시민행동>

“오 시장은 민간 위탁사업의 수탁기관이 바뀔 경우 고용을 승계하도록 한 조례가 ‘전임시장이 박아놓은 대못’이라며, 예산 삭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부당한 사회적 해고를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수탁기관이 바뀔 경우 민간 위탁기관 종사자의 75%가 해고의 위기에 놓이게 되며, 1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는 청년일자리를 대폭 감소시키는 것이며, 나아가 거버넌스 영역에서 그동안 역량을 축적해온 전문 활동인력을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청년실업 심화로 국가적 일자리 정책이 가장 우선시 되는 시기에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는 매우 위험한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얘기다.

“감사결과 공유하지 않고, 세금낭비라며 언론플레이”

오!시민행동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민간 위탁사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8월에 감사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사결과 공유 일정을 취소하고 지금까지 감사결과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오 시장은 정식 감사가 아닌 오세훈 시장과 정무라인이 주도하는 부당한 표적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문제가 있다면 민간 위탁기관에서 이를 시정하고 더 나은 시스템으로 거듭나면 될텐데, 민간 위탁사업에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밝히지 않고 언론을 통해서만 세금 낭비를 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민간 위탁에 대해 정치수단화 하는 것이라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오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민간위탁 계약 당사자의 피해만이 아니며, ‘시민이 시장이다’라며 10여 년간 쌓아온 시민중심의 시민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과거로 퇴행하려는 시정이 더욱 큰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가 자꾸 해먹었다고 말을 해요. 본인들은 권력을 가지면 누군가 뭘 해먹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오 시장의 시각에서 민간위탁에서는 누가 해먹었나요. 사회주택의 수혜자는 청년과 주거빈곤층이고, 사회적경제 예산의 수혜자는 사회적 기업이자 지역의 소상공인 협동조합과 같은 중소기업들이었습니다. 마을 예산의 수혜자는 삭막한 도시의 마을 공동체를 어떻게든 복원해보겠다는 시민들이었죠. 어쩌면 이와같은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무지한 오세훈 시장으로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시민과 공공성 실현…세계적 추세 “거꾸로 가선 안돼”

오 시장은 민간 위탁을 손봐 시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개선된다고 하지만, 오히려 시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이 공동대표는 지적했다. 예컨대 청년주거상담센터의 경우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돼 청년들과 주거 빈곤층의 주거 상담기능이 중단되게 됐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사회혁신, 글로벌 스탠다드 역행 등 시정의 본질적인 후퇴가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모든 결과는 결국 시민의 권익을 침해하게 된다.

교육·노동·도시·마을·문화예술·재생·미디어·복지·사회적경제 등 1090개 단체가 모인 ‘퇴행적인 오세훈 서울시정 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오!시민행동)’이 11월 30일 출범했다. <사진=오!시민행동>

오 시장은 민간 위탁사업들을 공공이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의견을 밝히고 있지만, 사실 전 세계적으로 지방자치 정부들은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협력하는 형태로서 공공성을 실현해 왔다. 정부가, 대기업이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사회 곳곳의 숨은 문제들을 제3섹터와 공공이 협업구조로 다양하게 해결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알지 못하고 알려하지 않는 퇴행적인 발상은 서울시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지속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게 오!시민행동의 우려다.

이 공동대표는 시민들을 위한 정책이 앞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과거로 회기하는 오 시장의 시정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시민행동은 향후 서울시의 부당한 민간 위탁 축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오세훈 시장의 위법 부당한 지시에 따른 서울시 행정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오세훈 시장의 기자회견과 기자들과 질의응답 등의 내용에 대해 명예훼손 고소 및 민사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