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교육, 온라인 강의는 미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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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코로나가 바꾼 교육, 온라인 강의는 미래일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만, 교육 질적 측면 불균등

기사입력2022-03-14 07:56

코로나19 팬데믹, 어느덧 3년째 들어섰다. 전 세계를 휩쓴 이 감염병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특히 교육 분야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그 동안 ‘교육’이라 하면 교사와 학생 또는 강사와 수강생이 직접 소통하고 호흡하는 수업방식이 보편적이고, 온라인 강의는 보조적인 수단처럼 여겨지곤 했다. 이제는 그것이 뒤집어졌고, 등교와 등원보다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온라인 강의는 감염병 유행으로 어려워진 오프라인 강의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교육의 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고,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대비해 ‘뭐든 배워야 한다’는 불안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온라인 강의를 살펴보면 시대의 동향을 엿볼 수 있다.

◇온라인, 공부·스펙 넘어 ‘갓생 살기’=최근 2~3년 우리 사회에서 유행했던 키워드 몇 가지를 살펴보면, 온라인 강의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게 된 심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부캐’ 신드롬과 ‘N잡러’라는 키워드가 매스컴을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는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제2의 삶을 준비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과 연결된다. 2021년부터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갓생 살기’가 유행했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영단어 ‘God’과 ‘인생’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계획적이고 실천적인 생활을 통해 목표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파이프라인은 일 외에 지속적으로 부가수익을 창출해내는 수단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키워드들을 종합해보면, 자기계발을 통해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대중심리를 읽을 수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역시 교육이다. 실제로 교육의 범위와 목적도 보다 넓어지고 다양해졌다. 그 동안 교육이라 하면 ‘공부’ 또는 ‘스펙 쌓기’의 목적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교육이 즐거움을 주고 미래까지 대비하는 수단으로 확장됐다.

최근 떠오르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클래스101, 인프런, 탈잉 등에서 선보이는 수업들을 살펴봐도 강의 종류가 무척 다양함을 알아볼 수 있다. 뜨개질, 그림 그리기, 인테리어와 같은 취미 강의는 물론, 다이어트 요요 없이 유지하는 노하우와 부지런한 일상을 유지하는 루틴 만들기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강의도 많다. 보고서 잘 쓰는 법,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와 같은 업무 스킬을 공유하는 온라인 강의도 있다. 주식과 부동산, 비트코인 투자부터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방법, 건물주가 되어서 은퇴 준비하기 등 재테크와 사업 스킬을 알려주는 강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온라인 강의가 큰 인기를 끄는 만큼, 온라인 강의 플랫폼 기업들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21년 2월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은 147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9월 클래스101은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규모는 2020년 약 250조원에서 2025년 약 450조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강의는 감염병 유행으로 어려워진 오프라인 강의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교육의 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온라인 강의 열풍…우려되는 점은=온라인 강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온라인 강의가 큰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불안’이라는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시대, 무엇이라도 배워서 경쟁력을 길러야만 한다는 불안한 심리가 구매 동기가 된다는 점은 마냥 긍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까지 30% 할인’이라는 광고 카피에 넘어간다면 지갑을 열기 십상이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이 강의가 꼭 필요한 것인지, 끝까지 수강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강의를 하나 둘씩 결제해 놓고 ‘뭐라도 했다’는 행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일부 온라인 강의가 지나치게 자극적인 광고 카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는 점도 우려된다. ‘한 달 안에 억대 매출 올리기’, ‘소액으로 시작해서 건물주 되는 방법’, ‘이것만 따라하면 완벽한’ 등등의 과장된 카피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들도 자제해야 한다. 대부분의 온라인 강의에서 전문가의 강의를 표방하고 있으나, 강사의 유명세와 실력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강사의 이력과 실제 수강 후기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온라인·오프라인 간극 어떻게 좁힐까=향후 온라인 강의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온라인 강의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및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비수도권 거주자에게는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된다. 하지만 결국 양질의 강의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제 아무리 영상을 열심히 보고 듣고 따라하며 일대일 코칭을 받는다 한들, 직접 강사에게 코칭을 받는 것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특히 운동이나 요리와 같은 수업은 더욱 그렇다.

향후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양질의 수업, 명사의 강연 등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금전적 여유가 있거나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 중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전이 부족하거나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 온라인 강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맹점이 따른다.

온라인 강의는 교육의 기회를 비교적 폭넓게 보장하지만,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는 결코 균등하지 않다. 온라인 강의 열풍 속에서 방향성을 고민할 차례다. 업계가 온라인 강의의 질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보다 깊이 고심한다면, 교육시장도 소비자도 한층 더 발전할 것이다. 사회 전반에서는 향후 양질의 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넓혀나가고 제공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