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위험 65만가구…전세금 우려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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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역전세 위험 65만가구…전세금 우려 여전하다 전셋값 회복세에도 빌라는 하락 지속…깡통전세 위험가구는 11만호

기사입력2023-09-2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세가격은 회복세를 보이나 수도권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이슈는 잔존”

KB경영연구소가 최근 펴낸 KB주택시장리뷰 9월호는 “최근 주요 지역의 전세가격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비아파트의 경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8월 중 전국의 빌라 전세가격은 7월에 비해 0.03% 감소했다. 서울지역은 0.05%로, 감소폭이 더 컸다.

주택시장리뷰는 “특히 비아파트는 전세 사기 및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집중되고 수도권 신규 아파트 입주 대기 물량이 증가해 전세시장 회복에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전세가격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와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역전세 위험가구 65만호, 깡통전세 위험가구 11만호

국회 예산정책처가 19일 발간한 ‘2023 정기국회·국정감사 한눈에 보는 재정·경제 주요 이슈’에 실린 ‘최근 역전세 및 깡통전세 현황’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행이 올해 4월 기준으로 잔존 전세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52.4%로,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8.3%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2021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신고된 297만여건의 전월세 및 매매 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와 2024년 상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전세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는 59.4%(65.4만호), 깡통전세 위험가구는 10.9%(11.2만호)로 추산했다.

8월 중 전국의 빌라 전세가격은 7월에 비해 0.03% 감소했다. 서울지역은 0.05%로, 감소폭이 더 컸다. 역전세나 깡통전세 등 전세보증금 반환 우려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가 정의한 역전세·깡통전세 위험가구는 기존 전세계약 보증금(월세가 전혀 없는 순수 전세 기준)보다 2023년 1~6월 평균 전세·매매시세가 낮은 가구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인천이 63.8%에 이른다. 서울(57.6%)과 비수도권(56.1%) 역시 전체의 절반 이상이 역전세 위험가구였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66.8%)가 가장 높고 오피스텔(62.9%), 연립·다세대(56.7%) 순이었다.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역전세와 달리 비수도권(14.6%)과 오피스텔(25.3%)이 가장 높았다.

역전세 위험가구의 역전세 차액(전세보증금과 전세시세 간 격차)은 평균 7319만원으로 전세보증금의 19.5%에 달했다. 깡통전세 위험가구의 깡통전세 차액(전세보증금과 매매시세 간 격차)은 평균 2345만원으로 매매시세의 11.2% 규모였다.

“갭투자 실패 보호…도덕적 해이를 조장 할 수 있다”

역전세와 깡통전세 난이 심화되자,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에 대한 대출 규제완화를 지난 7월27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전세금 차액(기존 전세금-신규 전세금)에 대한 대출규제를 기존 DSR 40% 적용에서 DTI 60% 적용으로 완화하는 등의 지원을 시행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세입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갭투자 실패도 보호하여 도덕적 해이 조장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집주인들이 역전세로 인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무리한 갭투자의 결과일 수 있다”며, “전세 반환대출 규제완화는 집주인이 보유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도 부채를 돌려막을 길을 열어줘 갭투자 실패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시장 작용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깡통전세 및 역전세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 역시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사고 규모는 2022년 들어 1년 전보다 건수가 94.5%, 금액이 102.5% 증가한 바 있다. 올해에는 6월 기준으로 8156건, 1조8525억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보고서는 “깡통전세 및 역전세 물량으로 인해 이러한 증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으며, 보증사고의 증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재무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정부 재원이 투입될 수 있으므로 채권회수 증대, 보증 심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