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시 유가 150달러까지…비용 급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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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확전시 유가 150달러까지…비용 급상승 우려 산업연, 화학·석유정제 등 정책 지원 필요성 제기

기사입력2023-11-08 14:2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의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산업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팔 전쟁으로 인한 유가 변동 가능성과 국내 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발발한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유력시되고 있다. 문제는 전쟁의 범위에 그에 따른 유가상승 폭이다.

보고서는 전생의 양상을 세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했다. 먼저, 가자지구 내에서 제한된 상태에서 전쟁이 종료될 경우 유가 변동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블룸버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달러 상승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3~12달러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레바논과 시리아가 가담하는 전쟁의 국지적 확산의 경우 블룸버그는 8달러, 세계은행은 19~31달러의 유가 상승을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전쟁의 전면적 확산으로 이란이 직접 개입할 경우 블룸버그는 64달러, 세계은행은 50~67달러 수준으로 유가가 오를 것으로 봤다. 이 경우 국제유가는 150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러우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 4개월만에 68% 증가

이같은 전망은 과거 중동지역 전쟁 또는 원유생산국이 포함된 전쟁이 국제유가에 미친 영향을 토대로 나온 것이다. 실제로 현재도 진행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지난해 2월 전쟁발발 이후 4개월만에 국제유가가 68% 치솟은 바 있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의 11%를 생산하는 원유 생산국이다.

1973년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은 제1차 오일쇼크로 이어졌고, 1978~1979년 사이 발생한 이란혁명은 제2차 오일쇼크라는 파장을 낳았다. 두 시기 모두 원유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원유생산국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변동

러우 전쟁의 경우, 지난해 2월 전쟁발발 이후 4개월만에 국제유가가 68% 치솟았다. 중동전쟁 등은 오일쇼크라는 큰 파장을 낳은 바 있다. <이미지=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유가는 전 세계 시장으로 보았을 때, 과점의 형태를 띠고 있고 OPEC+ 국가들이 회의를 통해 원유 공급을 조절한다”며 “예측 가능한 국지적 분쟁은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전쟁의 발발이나, 전쟁에 원유 생산국이 개입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원유 공급 감소 우려로 유가가 크게 요동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러우 전쟁은 이런 의미에서 유가에 대한 파급효과가 컸다고 덧붙였다.

이팔전쟁 역시 “이란이 참전하는 시나리오로 전쟁이 확산하게 된다면, 러우 전쟁 시기보다 더 높은 유가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OPEC+ 국가들의 감산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원유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비축유 수준 감소, 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 등으로 유가안정화 활용 방안이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화학·석유정제산업, 정책지원으로 충격 확산 막을 필요”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국으로 국제유가 변화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유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인 부분은 유가 변화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라며 “유가의 급격한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원유 관세 인하, 정부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등 국내 유가 안정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산업별로는 유가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산업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화학산업, 1차 금속산업, 석유정제산업과 같이 유가 상승에 높은 비용 상승이 동반되는 산업에 추가 정책을 지원하며 충격 확산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산업들은 가치사슬상 후방산업에 가까워, 비용이 상승할 경우 타 산업의 비용에 전가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와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교역 조건 악화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은 수출 가격에 대한 세계 수요를 비탄력적으로 만들어 유가 상승기에도 수익성 악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수입에너지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유가 충격이 우리나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원유는 특성상 수입선 다변화가 어렵기에 장기적으로는 대체 에너지나 재생에너지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R&D연구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러한 연구는 민간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겠지만, 경제 전체로의 외부효과를 고려해 정부의 적절한 지원 정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