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 또 낮췄다…물가전망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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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내년 성장률 전망 또 낮췄다…물가전망은 상승 금통위 “긴축 충분히 장시간 지속”…금리인하 더 늦어질 전망

기사입력2023-11-30 14:0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은행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차례 낮춰 잡았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은 오히려 높여 잡으면서, 긴축을 장시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한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은 금통위의 결정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한다. 금융투자협회가 11월 중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51개 기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금통위를 앞둔 조사에서는 동결을 예상한 응답이 90%였던 것에 비해, 동결 전망이 더 높아졌다.

금투협은 이에 대해 “미 인플레이션 둔화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한미 물가상승률 역전 및 국내 가계부채 급등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10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이 3.8%인데 반해 미국은 3.2%까지 낮아졌다. 한국은 8월 들어 물가상승률(3.4%)이 3%대로 반등한 뒤, 9월(3.7%)에 이어 10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은 물가상승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한미 물가상승률 역전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는 한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했다. <자료=한국은행 웹사이트>

문제는 물가잡기에만 집중하기엔 성장 전망이 좋지 않다는데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과 같은 1.4%로 예상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2.1%로 지난 8월 전망치(2.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에도 5월 전망치(2.3%)보다 한차례 낮춰잡았는데, 11월 들어 재차 내년 전망을 낮췄다.

한은은 이에 대해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성장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신중한 관측을 내놓았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더 올라…금리인하, 더 늦어질 전망

이처럼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면 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경기대응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침체 대응에 나서기에는 물가 사정이 좋지 않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오히려 더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10월중 3.8%로 높아졌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3.2%로 낮아졌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소폭 상승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물가는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3.6%로, 내년은 2.6%로 전망했다. 지난 8월 당시 전망치(올해 3.5%, 내년 2.4%)에 비하면,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모두 상승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올해와 내년 전망치(3.5%와 2.3%)를 8월 전망치(3.4%와 2.1%)보다 높여 잡았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분히 장기간”이란 표현으로 고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더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금리 수준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금리인하 논의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게 됐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