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회복 더디다…우리 수출 여건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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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중국경제 회복 더디다…우리 수출 여건 악화” 中 부진에 ‘한국 수출부터 글로벌 경기’까지 우려…2024년 경제전망

기사입력2023-12-0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내년도 세계경제 상황이 올해보다는 낫겠지만,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예상보다 더딘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가 내년이나 이후 한국 수출여건을 악화시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4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는 “2024년 우리 경제는 2.0% 성장해 2023년의 1.1%에 비해 성장률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2023년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겠으나, 정부 재정운영 여건상 어려움 등으로 성장률은 상승폭이 제한되겠다”고 내다봤다.

세계경제 성장률과 교역량은 2023년의 둔화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통화긴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요 국제기구의 최근 전망을 근거로, 세계경제 성장률은 2023년 2.6%에서 2024년 2.8%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세계 교역량 증가율은 2023년 1.9%에서 2024년 3.3%로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2024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경우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올해 이어 하락 안정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빡빡한 노동시장 여건과 근원 인플레이션의 견조한 오름세 지속, 중국의 대내외 수요 부진 등의 상하방 요인이 맞물려 글로벌 인플레이션 진정시기와 통화긴축 기조 종료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경제전망의 상방 요인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안정 및 통화긴축 종료, 중국경제의 빠른 성장세 회복, 미국경제 연착륙” 등을 들었다. 반대로 하방 요인으로는 “중국의 경기 부진과 성장률 하락 가속화, 통화긴축 지속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 가능성, 미·중 패권경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의 글로벌 교역량 위축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아울러 “중국 등 주요국의 최근 세계경제 흐름은 하방 위험이 보다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유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고금리와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세계경기가 일시에 가파른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최근 들어서는 원유 감산 연장 등 공급측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상승 전환됐고, 급격한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위험 등도 국제원자재 가격의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가 가속화되며 희토류,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망 차질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경제 부진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가능성 있어

보고서는 특히 최근 중국경제에 대해 “주요 실물지표 회복세 둔화, 수출 감소 지속 등으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두 곳이 채무불이행상태(디폴트)에 빠지면서 부동산 발 성장둔화 우려가 커졌다. 고정자본투자는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중국 GDP 중 부동산 관련산업의 비중은 약 25%로 부동산 시장 부진이 투자, 소비 등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4년 세계경제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예상보다 더딘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가 내년이나 이후 한국 수출여건을 악화시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속도가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량 등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IMF는 최근 전망에서 향후 5년(2023~2027년) 동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4.3%를 기록해, 코로나19 이전 기간(2011~2019년)에 비해 연평균 3.0%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보고서에서 중국경제의 구조개혁과 내수중심의 성장 전환의 성공 여부에 따라 2030년까지 성장률이 연평균 1%p 내외의 둔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비관적(제한적 개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 23%가 중국 향했는데…수출부진 악영향 우려

보고서는 2024년 한국의 총수출이 세계 경제성장률 및 교역량 확대로 인해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예상보다 더딘 중국경제의 회복속도와 성장세 약화는 수출의 하방요인”이라며, “부동산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둔화가 이어지는 경우 향후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들어 대중수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 2022년에만 해도 한국 수출의 23%가 중국으로 향했고 이 중 중간재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성장이 우리나라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며 동조화되는 구조는 최근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중국이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IT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둔화로 수출감소를 겪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자·소비 등 내수도 위축되고 있다. 또한, IMF 등 국제기구에서는 중국경제의 중·장기적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중국경제의 부진이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중국경제 둔화가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과 교역량 감소로 이어지며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이후 한국의 대중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5월부터는 무역수지도 적자로 돌아선 뒤 올해 3분기까지 부진을 회복하지 못한 바 있다.

보고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중국의 실질경제성장률 1%p 하락은 한국의 총수출(국민계정, 실질)을 0.32~0.56%p, 통관수출을 0.79~1.39%p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세계경제성장이 세계교역량 및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다.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21.8%)을 고려할 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낮추며, 이는 다시 세계교역량 감소와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중국의 부동산 발 내수 둔화는 우리나라의 대중 소비재 수출에 대한 직접 영향 외에도, 세계교역량 감소를 통해 전반적인 수출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더 나아가 대중 의존적 수출구조와 한·중 경제 간 성장 동조화 경향을 감안할 때,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중기적으로 우리경제의 구조적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