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법인세·베트남 최저임금 “따져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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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中 법인세·베트남 최저임금 “따져 봐야” 중국, 외국기업 세제혜택 폐지…베트남, 노동법 이슈 많아

기사입력2015-01-05 00:00

지난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됨에 따라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일찍이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은 외국기업으로서 세제 혜택을 톡톡히 봤다는 얘기도 들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중국 투자를 시작하는 기업들은 외국기업으로서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 내 기업과 외국기업에 대한 조세 체계가 일원화됐기 때문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급물살을 탄 대중(對中) 투자는 2002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코트라가 제공한 수출입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4년 1분기까지 중국에 설립된 한국 법인 수는 2만3570개다. 2013년에만 818개 법인이 신설됐다. 2013년 투자금액은 50억9748만달러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5조6063억원(2014년 12월30일 기준, 이하 동일)에 달한다.

©중기이코노미

중국 투자에 앞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사항은 조세 제도다. 기업의 종류에 따라 법인세율이 최대 10%까지 차이가 나므로 우리 기업이 중국 진출에 적합한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점검한 뒤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시장 개방초기에 중국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줬다. 대표적인 것이 ‘2면 3감’ 정책이다. 외국 투자기업은 이익 발생년도부터 2년간 기업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이후 3년간은 50%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상당수의 한국 기업들도 이 제도의 혜택을 봤다.

그러나 2010년을 기점으로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조세혜택은 완전히 폐지됐다. 베이징에서 근무 중인 KCBC 컨설팅의 권순태 회계사는 지난해 11월10일 ‘중국·베트남 진출기업 애로사항 해소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중국 조세체계를 보면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혜택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방정부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 투자기업의 세무조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일단 한국인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법인사업자로 등록해야만 한다. 외국인은 개입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개인이 작은 식당을 열더라도 법인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법인 설립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다. 현지에서 8년간 컨설팅을 해온 권 회계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법인을 설립하기까지 행정 절차는 통상 8개월이 걸린다.

中 기업소득세율 25%, 韓보다 높다…현지 공장소유 기업 ‘방산세’ 내야

한국의 법인세에 해당하는 중국의 ‘기업소득세’는 일반적으로 25%다. 한국은 2014년 현재 22%의 법인세가 부과된다. 통상적으로 기업소득에 대한 세금은 중국이 한국보다 3%p 높다는 얘기다.

©중기이코노미

단, 핵심 지적재산권을 가진 첨단기술기업은 중국에서 15%의 기업소득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제품 혹은 서비스가 국가에서 중점 지원하는 첨단기술영역의 범위에 속할 것 ▲과학기술인원이 총 직원 수의 일정 비율을 차지할 것 ▲연구개발비용이 판매수익의 일정 비율 이상을 차지할 것 등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권 회계사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첨단기술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통 5년 정도가 소요된다.

소형영세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도 있다. 2012년부터 2015년 말까지 과세소득액이 6만위안(약 1064만원) 이하인 기업은 소형영세기업으로 인정받아 기업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소형영세기업의 조건에 충족하는 경우 소득의 50%를 과세소득액으로 계산하며, 세율은 20%를 적용한다. 일반기업 보다 5%p 낮은 셈이다.

또 중국에 공장 등 건축물을 소유한 기업이라면 재산세에 해당하는 방산세를 납부해야 한다. 방산세란 건축물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재산세의 일종으로 건축물 가격 혹은 건축물 임차료 수입을 징수대상으로 삼는다.

방산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과세표준이 원가 기준인 경우 건물원가에서 성·자치구·직할시 인민정부가 정하는 비율(10~30%)에 따라 공제한 뒤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간 방산세로 납부한다. 만약 과세표준이 임대료라면 임대료 수입의 12%를 내야 한다.

인건비 ‘보고’ 베트남行? 가파른 임금상승 “신중해야”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베트남에 눈을 돌리는 기업들도 있다. 베트남 인건비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8분의 1수준인데다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베트남의 월 최저임금

환율 2014년 12월30일 기준 ©중기이코노미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는 2700여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2013년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건수는 366건, 투자금액은 37억5200만달러(약 4조1264억원)다. 지난해 11월10일에는 삼성전자가 베트남 북부 타이응웬 성에 3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이 최종 승인을 받으며 베트남 시장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연히 인건비를 절감하겠다는 생각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베트남 최저임금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최저임금은 매년 약 15%씩 상승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올랐다. 2015년에도 최저임금을 15% 인상하는 안이 확정된 상태다. 지난 2013년 5월1일부터는 전면 개정된 노동법이 시행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권익이 강화된 것이 개정법의 골자다. 베트남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 기업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역마다 다르다. 하노이시 도심, 호치민시 도심 등이 1지역으로, 총 4지역까지 있다.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최저임금도 낮다. 베트남의 월 최저임금은 2014년 1지역 기준 270만동으로, 한국 돈으로는 약 13만9050원이다. 한국의 월 최저임금인 116만6220원의 8분의 1수준이다. ▲2지역은 240만동(약 12만3600원) ▲3지역 210만동(약 10만8150원) ▲4지역 190만동(약 9만7850원)이다. 베트남 노동시장은 주 6일제 기준이다. 근로시간 중 통상근무는 1일 8시간, 1주일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초과근무는 1일 4시간, 월 30시간, 연 20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초과수당은 ▲평일에는 통상임금의 150% ▲주휴일 통상임금의 200% ▲국경일·유급휴가일 통상임금의 300%를 지급해야 한다.

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 수준도 강화됐다. ▲최저임금 규정 위반 ▲초과근로시간 제한 규정 위반 ▲노동허가증이 없는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는 1~3개월의 영업정지 조치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주 호치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2013년 12월 한국의 한 기업도 노동허가증이 없는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했다가 영업정지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행정벌금액은 종전보다 2~10배 수준으로 상향됐다. 노동법에서 정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한 사용자에게는 최고 7500만동(약 386만원), 초과근로 시간제한을 어긴 기업에는 최고 5000만동(약 258만원)의 행정벌금이 부과된다. 현지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J&P 박영수 변호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노동 쟁의도 많은 편이다. 박 변호사는 코트라의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베트남 노동자들은 근로에 대한 권리 요구가 강해 충돌의 여지가 적지 않다”고 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외국기업에 대한 파업이 잦아 한국 기업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베트남 노동자연맹과 노동사회보훈부에 따르면 외국인기업의 파업 건수는 ▲2010년 339건 ▲2011년 731건 ▲2012년 409건이며, 전체 파업의 약 75%가 외국인기업에서 발생했다. 박영수 변호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회사가 가장 빈번하게 부딪히는 법률문제가 바로 노동법과 관련 이슈일 것”이라며 “베트남에 이제 막 진출했거나 하려는 회사는 노동법을 숙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