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처럼 경이롭게 펼쳐지는 녹색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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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꿈결처럼 경이롭게 펼쳐지는 녹색평원 유철상의 가족여행 ⑩초록바다 ‘보성차밭’

기사입력2015-03-19 10:21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대한다원 녹차밭<사진=상상출판>

전남 보성읍 봉산리. 이곳은 180여만평의 차밭이 펼쳐진 국내 최대의 다원 아니, 차 평원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겹겹이 산허리를 감싼 초록바다의 차밭은 그 자체가 장관이다. 봄이 되면 초록으로, 다시 황금빛이 섞인 연초록으로 색깔이 바뀌는 차밭은 그 짙은 해무 속에 항상 촉촉이 젖어 있다. 그리고 마침내 수확철이 되면 그 초록빛이 연하다 못해 황금빛을 이룬다. 매년 5월이 되면 봉산리 일대가 황금빛 초록으로 물든다. 녹차를 마시고 차밭을 산책하다 보면 매연과 회색빛 도시에서 탈출해 몸이 먼저 정화되는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대한다원<사진=상상출판>

봉산리 차밭 중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곳은 대한다업관광농원이다. 이 다원은 30여만평이나 되는 녹색평원이 한 장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다원 입구의 삼나무길은 더욱 볼만하다. 곧게 뻗어 오른 삼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차밭으로 들어가는 길이 신선하다. 대한다원 건물로 들어서면 탁자마다 다기와 차가 차려져 있어 올해 새순을 따서 만든 차맛을 볼 수 있다(한잔에 1000원). 가장 품질이 좋다는 우전 차를 100g당 6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도 있다(문의 061-852-2593). 차를 마신 뒤 뒷산 쪽으로 나가면 해발 350m의 오선봉에 이르기까지 계단식으로 조성된 대규모 차밭이 잘 정리된 정원처럼 신록의 푸른 빛을 뿜어낸다.

이곳에서 찻잎을 따고 차밭도 산책할 수 있다. 차밭 산책은 이른 아침이 제격이다. 차밭은 평지에서 가파른 산록까지 이어지는데, 높이 오를수록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보성은 원래부터 한국 차의 명산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지리적으로 볼 때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바다와 가깝고, 기온이 온화하면서 습도와 온도가 차 재배에 아주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내륙에서 가장 큰 규모이고, 차의 품격도 국내 제일을 자랑한다.

대한다원 삼나무길<사진=상상출판>

보성읍에서 남해 바다로 나가려면 봇재라는 아흔아홉고개를 넘어야 한다. 구불구불 봇재를 넘어가다 보면 누구든 발길을 멈추는 곳이 있다. 봇재에 전망대격으로 차밭 위에 높다랗게 지어진 3층 누각 다향각에 서면 상하좌우가 온통 차밭이다. 특히 높은 누각에서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차밭의 풍경은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온 산이 마치 녹색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계단식으로 가꾸어진 차밭과 득량만의 수려한 해안경관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다향각에서 바라보는 봇재 일대는 온통 차밭 일색으로 동양다원 보성다원 등 대형 차밭들이 산등성이를 따라 계속 펼쳐진다.

율포녹차해수탕<사진=상상출판>

보성 원조 녹차탕은 보성군청에서 직접 운영한다. 율포해수탕은 풍부한 재료로 암반 해수를 곁들인 녹차엑기스 목욕을 하는 곳으로 전국적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보성녹차의 엑기스가 피부에 닿았을 때는 어떤 효과가 일어날까? 수용성 비타민C가 많아 피부의 탄력과 노화방지에 좋고, 사포닌 성분은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정상화시켜 피부질환, 머리비듬, 여드름을 없애주고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준다고 한다. 이외에도 플리페놀성분, 미네랄 성분 등이 피부를 보호하고 살균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녹차엑기스와 해수가 만나 피부를 즐겁게 하는 율포녹차해수탕은 보성여행의 필수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이곳은 율포해수욕장을 통유리로 바라보며 목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다향각을 뒤로 하고 내쳐 달리면 뻘건 개펄에 어선들이 올라앉은 모습이 인상적인 율포가 나타난다. 일제시대 처음 개발됐다는 율포해수욕장은 해수면 윗부분만 모래이고 그 아래는 모두 개펄이라 해수욕장으로서는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듯 보인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 붐빈다. 율포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바로 맛 때문이다. 율포 바로 앞 여자만에서 잡히는 바지락, 새조개, 키조개, 전어, 꼬막은 이곳의 맛을 더 돋보이게 하는 특산물이다. 다른 곳보다 월등하게 덩치가 큰 키조개나 새조개를 회 또는 데쳐 요리한다. 특히 바지락 회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율포해수욕장에서 느끼는 남도의 맛은 여유와 넉넉한 인심에서 묻어나는 깊은 맛처럼 인상적이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보성차밭

Infomation

주소=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1291

전화번호=보성녹차관 061-852-2181, 061-853-2595, (야간)061-853-5558

웹사이트=보성문화관광 www.boseong.go.kr

비용=교통비 9만원, 식비 6만원, 숙박비 5만원(2인, 1박2일 기준)

Course Guide

보성읍→다원→봇재→다향각→율포해수욕장

Travel Guide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서광주IC로 나와 남광주 사거리에서 화순 방향. 화순 능주를 지나 18번 국도를 타고 보성읍 고가 사거리에서 우회전 해 율포 방향 7km 지점에 보성차밭이 나옴.

먹을거리=녹차골식당(031-853-3222)은 보성 실내체육관 맞은 편에 녹돈(녹차를 먹여 키운 돼지)으로 유명한 맛집. 녹돈은 기름기가 적고 맛이 담백해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기름기가 없다. 녹돈 삼겹살을 먹고 간단하게 녹차냉면을 먹으면 입안이 향긋해지는 보너스도 있다. 녹돈 삼겹살 1인분 9000원, 녹차냉면 5000원

잠자리=다향농원(061-852-2593)은 대한다업관광농원 내에 위치한 숙박시설로 아침안개와 일어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삼나무길이 시작되는 주차장에 있다. 객실이 많지 않은데다 예약 경쟁이 치열하니 이용을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 또한 나인모텔(061-852-5695)은 보성읍 실내체육관 옆에 있어 광주에서 보성읍내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다. 최근 신축한 대형 모텔로 시설이 깨끗하고 3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Travel Tips

제암산 자연휴양림=봄이면 철쭉이 만발하는 제암산은 등산으로 더욱 유명하지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숲속의 집 7동을 갖추고 있다. 야영장과 산책로 등이 아담하게 가꾸어져 있다. 보성읍에서 장흥 방향으로 3km 지점 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직진 웅치면 제암산. 숙박 문의는 061-850-5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