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 작성 전 영업력·단기자금 확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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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회생계획 작성 전 영업력·단기자금 확보부터 기업회생절차 신청·이행·졸업까지…채무자(기업)가 해야할 일은

기사입력2016-06-22 14: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회생절차, 이해당사자의 대응전략 ①기업(채무자)의 전략:위기극복방안

경영악화로 기업을 더 이상 경영하기 어려운 지경이 돼 파산에 이르면, 기업의 경영자 뿐 아니라 거래처와 채권자·주주 그리고 해당 기업의 근로자 역시 피해 당사자가 된다. 따라서 회생 가능한 기업에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회생절차를 통해 근로자와 채권자를 보호하는 것은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기업과 채권자 그리고 근로자 또한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기까지에는 어려움이 많다. 기업회생의 경우 채무자(기업), 채권자, 투자자(기업회생과정 또는 이후의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이해당사자인 채무자와 채권자 그리고 투자자 각각의 입장에서 취해야 할 효과적인 전략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을 계산하고, 그것을 채권자와의 협상을 통해 분배받는 방식이다. 기업의 청산가치보다 회생가치가 높고, 갱생가망이 있을 때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공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회생절차 접수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1년 711건이었던 기업회생절차 접수건수는 2015년 925건으로 늘었다.

채무자인 기업은 회생절차를 진행함으로써 사라져버릴 수 있는 기업가치를 살리고,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회복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채무기업은 기업회생절차의 신청부터 이행 그리고 졸업에 이르기까지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해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기업회생절차는 ▲개시신청 ▲개시결정 ▲채권확정 ▲기업가치평가 ▲회생계획인가 ▲회생계획 수행의 순서로 이뤄진다.

기업이 회생절차개시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심사를 하고 수일 내 기업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보전처분명령을 한다. 기업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경영자를 관리자로 선임 효율적…모럴해저드 비판도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무기업의 업무와 재산에 대한 처분은 관리인에게 이전된다. 모든 계약이나 각종 행위는 모두 관리인 명의로 이뤄진다. 관리인은 법원의 지도와 감독을 받고, 일정한 행위는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전 허가 대상임에도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은 관리인의 행위는 무효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해당되는 형사처벌 대상이기도 하다.

전국 회생절차 접수건수

<자료=서울중앙지방법원>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는 ▲부동산 등기 또는 등록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일정금액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재산의 처분행위 ▲과장 이상의 직원에 대한 인사 및 보수결정 ▲모든 자금의 차용 ▲경영상 이유에 의한 근로자 해고 ▲회생채권·담보권에 대한 변제 등이 있다.

관리인은 경영인이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경영자는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자발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영부실 책임자가 관리인이 되는 것은 모럴해저드를 방조하는 것이란 비판도 있다. 하지만 제3자가 관리인이 될 경우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 경영자 스스로가 회생절차 신청을 꺼려하고, 이는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은 ▲채무기업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이사 등의 재산유용이나 은닉 또는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경우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그 밖에 채무기업의 회생에 필요한 때 등 예외적인 경우다.

사업계획안·변제계획안 객관적으로 실현가능하게 작성

기업은 회생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회생계획안을 작성해야 한다. 채무자 입장에서 회생절차 모든 단계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회생계획안 작성이다. 회생계획안 작성 과정에서 채권확정과 기업가치평가 단계가 병행되고, 법원에 의해 회생계획안 인가가 나지 않으면 파산 또는 청산절차로 가기 때문이다.

회생계획안에는 사업계획안과 변제계획안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사업계획안은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영업, 각종 비용지출, 투자, 인력수급 비영업용 자산의 매각 등 장래의 사업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변제계획안은 사업계획안 실행을 통해 생기는 가치를 어떠한 방법으로 채권자 등에게 분배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기업회생절차의 진행단계

<자료=서울중앙지방법원>

회생안…공정·형평, 평등,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

회생계획안은 채권자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므로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특히 변제계획안을 작성함에 있어 무엇보다 공정·형평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회생담보권자-회생채권자-주주, 권리 순위에 따른 변제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실무에선 선순위 권리자가 100% 만족을 얻지 못하더라도 후순위 권리자가 일부 분배를 받을 수 있다.

평등의 원칙도 중요하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동일한 권리자 사이에 평등한 변제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특수관계인의 경우 예외적으로 불리하게 변제할 수 있다.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도 빼놓을 수 없다. 채무자가 파산절차를 밟는 것과 비교해 채권자가 더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회생절차에 따라 각 채권자에게 지급되는 변제금액이 청산에 따른 변제금액보다 적어서는 안된다.

또 변제계획은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실현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매각 예정가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정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예정가액보다 저가에 매각되거나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생계획을 수행하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생채권자·담보권자·주주 등의 권리변경 역시 회생계획안에 담아야 한다. 기존의 권리를 그대로 보장한다면 회생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권리변경의 방법은 채권 일부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를 출자전환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 일부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는 면제하는 방식과 채권 전액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권리변경 방법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세금부담 등 여러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영업력 보유, 운전자금 확보, 핵심인력 유출 방지해야

회생계획안 작성에 앞서 최초의 단계 즉 기업 경영이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할 경우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몇 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회생절차 신청 전에 앞서 언급했던 회생계획안에 대한 줄거리를 사전에 완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초안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간소화된 회생절차인 패스트트랙 시행으로 절차 자체가 신속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둘째, 회생신청이 돈을 벌어서 채권자들에게 갚겠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업이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기존의 영업을 계속할 능력을 보존하고 있거나, 훼손된 영업력을 회복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제시함으로써 회생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셋째, 단기적인 운전자금을 사전에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회생절차 진행시 법원이 정한 조사위원 보수와 기타 절차비용 등을 납부하지 못하면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기각될 수밖에 없다. 신청 후에 준비해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회생절차 신청과 함께 기업의 신용도가 하락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신규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다.

넷째, 조세채권과 임금채권을 구분해 변제계획을 세워야 한다. 조세채권의 경우 회생계획 인가 후 3년간 납부유예를 받은 것 외에는 회생준비연도부터 3년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또 이사를 제외한 일반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공익채권이고 기업이 회생절차 진행 중에도 수시로 변제해야 한다.

다섯째, 회생절차 진행시 기존에 근무하던 핵심인력들이 퇴사할 우려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기술기업의 경우 회생절차 진행 도중 핵심인력이 빠져나가면 사업계획안 이행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있다. 평소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회생절차 신청에 앞서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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