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공조달시장 규모만 600조원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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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유럽 러시아 공공조달시장 규모만 600조원 넘는다 50~60% 수입제품인데 한국진출 못해…제조기반 열악해 현지화 필요

기사입력2016-08-21 11:15

박종호 객원 기자 ( lucosp@gmail.com) ㅣ다른기사보기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

왜 유라시아 시장이 한국기업 특히 혁신 중견·중소기업에 미래 블루오션(Blue Ocean)이 될 수 있는가?

첫째,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지역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특히 2015년 1월에 출범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은 인구 1억8000만명, GDP 2조1700억달러, 무역액 1조달러 규모(2014년 기준)의 거대한 구소련 통합 경제권이다.

1990년 한·러 수교 이후, 한국의 대러 수출 최고액은 약 100억달러 정도에 그쳤다. 최근 러시아의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약 40억달러를 기록, 그마저 반토막이 났다. 수출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교역품목이 한쪽으로 너무 쏠려있다. 즉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수출액의 50% 이상을 줄곧 차지하고 있다. 교역품목을 보면, 통틀어 30~50개 정도가 약 90%에 달하는 실정이다.

러시아 수입현황과 한국산 대러 수출 추이 비교

<자료=러시아경제개발부, 한국무역협회(2014년 기준) 자료 정리>

중소기업청은 수출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수한 중소기업이 해외경제영토를 적극 공략하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대상기업을 매년마다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중기청과 전국 16개 지자체는 유망 중소기업 121곳을 ‘2016년도 신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과연 선정된 기업 가운데 몇 개의 강소기업이 러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지 한번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러시아는 한국의 11위 수출국(전체 수출의 1.8%)이자, 8위 수입국(전체 수입의 3.1%)으로 10위 교역 상대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경기침체로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2015년에 전년대비 53.7%나 감소했다. 2015년의 경우 50대 수출품목 가운데 41개 제품의 수출이 줄었으며 특히 승용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 상위 7개 제품의 수출이 품목별로 적게는 19%에서 많게는 62%까지 감소했다. 이에따라 2015년에는 23번째 수출국으로 그 순위가 현저히 떨어져, 대러 통상정책과 시장개척 전략을 대폭적으로 수정해야 할 때다.

러시아 공공조달 시장 현황

<자료=러시아 조달청, 코트라>

둘째, 러시아를 비롯해 유라시아경제연합 국가들은 대부분 국가자본주의 정책 기조다. 따라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공조달시장(B2B, B2G 거래)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만 해도 2013년, 2014년 기준 공공조달시장 규모가 각각 600조원을 넘는다. 그 중 50~60% 이상이 수입제품 또는 외국 브랜드 제품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아직 이 거대한 블루오션 시장인 러시아 정부입찰, 공공조달시장을 거의 뚫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공공조달 상위 20개 부분별 비중(2013년 기준)

<자료=러시아 조달청, 코트라>

셋째,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지역국가들은 자국의 열악한 제조업 기반, 산업기술 경쟁력 부족 요인 등으로 수입제품 의존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현지 국가들의 경제성장 동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현지화 파트너가 필요하다. 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경제연합 국가들은 에너지·자원 의존형 경제구조에다 자국 제조산업 경쟁력이 매우 열악하고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최소 향후 10년간 우리와 산업·통상·경제 협력분야에서 상호 ‘윈-윈’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와 국제교역시장에서 영원한 경쟁상대다. 모두 동일한 제조산업 기반 수출주도형 경제발전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해외시장에서 앙숙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대만,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국가들도 우리에겐 잠재적인 경쟁대상이다.

러시아 산업 부문별 수입산 제품·설비 비중(2013년 현황 및 2020년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