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외면 ‘청년고용의무제’ 실효성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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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공공기관 외면 ‘청년고용의무제’ 실효성 높이자 일몰연장과 함께 제재수단 마련하고 민간기업으로 확대해야

기사입력2016-09-19 19:49

박현진 기자 (kpla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3년 한시법인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서 정한 청년고용의무제가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이 매년 정원의 3%이상, 15~34세 청년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한 게 청년고용의무제다. 일몰이 닥침에 따라 올 하반기 국회에서는 일몰 연장 여부와 연장할 경우 민간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 입법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청년고용의무 대상 공공기관 408곳 가운데 청년고용 의무기준을 이행한 공공기관은 286곳(70.1%)이다. 의무 미이행기관 122개 중 37개 기관은 청년 신규 고용인원이 전혀 없었다. 고용노동부가 미이행기관에 대해 청년고용의무 기준 이행을 촉구하고 미이행기관 명단도 발표했다. 또 이행여부를 기관의 경영평가에 반영키로 했음에도 10개 공공기관 중 3개 기관이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는 실업률 통계를 발표할 때마다 늘 ‘사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로 심각하다. 정부는 틈만 나면 청년실업 대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정부의 손발이 되는 공공기관들이 청년고용의무제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청년고용의무 대상 공공기관 408곳 가운데 청년고용 의무기준을 이행한 공공기관은 286곳(70.1%)에 그쳤다. 사진은 2016년 제2차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고용노동부>

공공기관이 청년의무고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기관의 정원과 예산을 기획재정부가 통제하기 때문이다. 기관장의 의지만으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또 다른 이유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위반에 따른 제재수단이 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반영 이외 뾰족한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다.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 위반에 따른 제재수단을 신설해야 한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장애인의 고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일정액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청년고용의무제 미이행에 따른 제재수단으로서 고용부담금을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 공공기관이 법정 기준에 맞춰 청년을 고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원과 예산을 줘야 한다.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청년고용의무제 적용대상을 현재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청년고용의무제 실효성과 관련 고학력·고스펙을 가진 일부 청년에게만 기회가 주어져 역차별이란 주장도 있다. 역차별이 문제라면 우선 적용대상을 확대하면 된다. 민간기업 등 적용대상 확대를 통해 민간이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청년실업 문제는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산업과 부문별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등 일자리와 사람간 미스매치를 최소화하는 것도 해법이다. 이외 청년실업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 해소, 중장기적인 고용전략 수립 등 구조적인 개혁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법이란 얘기는 웬만한 의지를 갖지 않고는 추진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고용의무제 실효성 강화방안은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민간에 전달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다.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법은 그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