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개선용 스마트공장…부가가치 창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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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작업개선용 스마트공장…부가가치 창출 어려워 핵심기술 개발 인력양성 시급…기술 상용화해 경쟁력 갖춰야

기사입력2017-01-09 13:57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제조업 중심 산업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지만, 서비스업의 부가가치가 낮아 이를 제조업이 메워주고 있어 제조업의 중요성은 여타 국가와 다르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제조업이 현재의 생산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낙관하기 힘들다. 제조업이 과거와 같은 물리적 생산요소를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지식과 지능, 정보에 의한 속도의 경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은 금융위기 이후 이를 반영한 제조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정민 연구위원은 9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제조업 정책이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제조업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ICT, IoT 기술을 통해 일부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융합이 전 제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김희선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 대부분이 전통 제조업에 치우쳐 있고 소공인 비중도 높다. 서비스업이 같이 발달하고 접목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심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조업에 ICT 첨단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미국=제조업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미국의 제조업 혁신전략은 2013년 시작한 ‘첨단제조업파트너십(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 2.0’이다. ▲첨단센서, 제어 및 제조업 플랫폼 기술 ▲시각화, 정보화 및 디지털 제조 기술 ▲첨단소재 제조업 등을 우선 육성한다. 인프라와 자금이 부족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제조혁신연구소’를 설립한다. 또 국가제조혁신네트워크를 통해 육성된 인력을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산업데이터가 저절로 모이는 플랫폼을 구축해 클라우드 생태계를 선점하고 있다.

◇일본=제조업 강국의 위치를 고수한다는 ‘일본재흥전략’을 세웠다. IoT와 로봇, 빅데이터, AI 작동기반 경제시스템 구축이라는 방향을 잡고, 현재 로봇분야에서 세계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의료, 인프라·건설, 농림수산업 등 5개 업종에서 로봇기술을 활용하는 ‘로봇 신전략’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IT화 또는 로봇을 이용한 기계화도 민관협력으로 추진한다. 중견·중소제조업의 생산현장 개선이나 IoT·로봇도입을 지원하는 ‘스마트 제조 응원대’도 지난해부터 정비하고 있다.

◇독일=사이버 공간과 실제 물리적 공간을 결합해 IoT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능 생태계조성을 선점하고, IoT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세계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하노버 박람회에서 발표한 ‘플랫폼 인더스트리 4.0(Plattform Industrie 4.0)’은 독일의 모든 기업의 가치사슬을 디지털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2012년 3월 추진했던 ‘하이테크 전략실행계획’이 중소기업 인식저조로 실패했다는 평가에 따라 중소기업을 위해 ‘인더스트리 4.0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이외 인더스트리 4.0 관련 정보·지식·테스트 시설을 제공해 시장성을 갖춘 솔루션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중소기업 4.0 이니셔티브’와 ‘중소기업 4.0 역량센터’를 도입했다.

◇중국=3D프린터, 드론, 로봇 등 ICT 관련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투자함으로써 중국 전 제조업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혁신전략인 ‘중국 제조 2025’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조세, 금융, 연구개발, 공공지원 등의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 우선 창사시, 하얼빈시, 상하이푸동신구, 청두시 등을 소기업 창업혁신을 위한 시범도시로 지정해 창업환경을 개선하고 과학연구시설과 대학연구소, 연구기관을 개방해 중소기업의 접근성을 높였다. 창업서비스 및 지도자양성을 위한 창업기지건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통해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같은 ‘작은 거인형’ 기업을 육성한다.

인력양성, 상용화·사업화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관건

국가별로 세부 지원책에는 차이가 있으나,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사업환경을 개선하고 필요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을 구축·운영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김희선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측면에서 본다면 독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독일이 처음 인더스트리 4.0을 실패했던 이유가 중소기업에 필요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한국의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정책이 ‘제조업 혁신 3.0전략’이다. 제조업에 IT·SW를 융합함으로써 신산업과 부가가치를 만들고, 선진국 추격형 전략에서 선도형 전략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는 제품 기획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ICT로 통합한 ‘스마트 공장’,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기반으로 한 ‘메이커스 네트워크’ 플랫폼 구축 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은 “스마트팩토리와 소프트웨어를 강조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적절하다”며 “한국의 경우 ICT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런 기반을 살려 산업고도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IoT나 ICT, 인공지능, 로봇과 관련한 원천기술이 직접적인 이윤과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것인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스마트팩토리는 기술개발보다는 작업환경 개선에 가깝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스마트공장을 설립해도 데이터를 관리할 인력도 없고, AI·ICT·IoT를 전문적으로 하는 스타트업도 없다. 4차 산업혁명에 적응·도입하기 위해 해외기술을 사오는 경우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양성이 우선 필요하다. 인력양성을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연구회, 아이디어회의, 공모전 등을 자주 열어야 한다. 또 이를 통해 나온 아이디어를 지식재산권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을 진행할 전문인력도 중요하지만,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기술에 종속된다. 표준화된 기술개발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과 비교해 한국의 기술은 82점 정도”라며 “이 정도면 기술선도국으로 분류한다. 한국의 기술이 그렇게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며 “문제는 상용화와 사업화다. 한국의 경우 R&D 투자 대비 실질적인 이윤창출 비율이 11% 정도다. 부가가치 창출이 부족한 것이다. 상용화 혹은 사업화한다면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