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줄었지만 부가가치 상승 “추동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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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제조업 줄었지만 부가가치 상승 “추동력 필요” 주요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국내서비스업 저부가가치 경쟁 취약

기사입력2017-01-06 14: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금융산업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이와 함께 거론된 것이 제조업의 중요성이다. 금융위기를 일찍 벗어난 국가들은 금융산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이 발달된 국가들이 아니라 제조업이 발달된 국가들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차세대 유망 제조업종 투자세액공제 ▲제조업 연구개발(R&D) 세제지원 ▲미국 ‘유턴’ 제조업체 세금인하 등 제조업 중심정책을 추진한 이유다. 이러한 제조업 중심정책은 금융위기 이전의 제조업 쇠퇴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네번째 산업혁명 속에서 진행되는 ‘제조업 혁신’이다.

◇제조업의 위축, 전 세계적인 흐름=한국에서만 제조업이 쇠퇴한 것은 아니다. 1970년 전세계 산업에서 제조업은 27.7%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0년 17.8%로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비중은 51.8%에서 66.3%로 증가했다. 지난 40년 동안 제조업 비중이 9.9%p 떨어진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14.5%p 증가한 것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일자리 비중을 보면, 한국의 제조업은 1991년 26.7%에서 2014년 16.4%로 줄었다. 제조업 강국이라는 독일도 같은 기간 30.6%에서 19.4%까지 감소했다. 일본은 24.3%에서 17.0%로, 미국은 17.7%에서 9.8%로 각각 줄었다. 규모와 기술면에서 제조업 강국인 이들 국가에서도 보이듯 20세기의 마지막은 제조업 위축이 시대적 추세였다.

부가가치 생산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과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경우 국가 총 부가가치 대비 제조업 비중 추이가 1990년에서 2015년 사이 하락하거나 겨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희선 연구위원은 지난 5일 중기이코노미의 취재에서 “탈공업화 흐름에 따라 선진국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해당 국가의 경쟁력은 약해졌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빨리 벗어난 독일, 일본 그리고 한국 등은 여전히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다”며 “반면 영국은 제조업이 전무하다시피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 제조업을 재조명하는 것도 그런 위기 상황과 맞물린 제조업 경쟁력 하락을 심각하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 비중 줄었는데 부가가치는 상승=하지만 한국은 여타 국가들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김희선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의 혁신방안’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확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이 지난 7월 공개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과제’ 를 보면, GDP 대비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1970년 10%미만에서 2014년 30%까지 상승했다. 2014년 기준 독일이 23%를 차지하는 것을 제외하고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는 모두 10%대 비중을 보인다.

제조업의 쇠퇴는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조업 중심정책을 쏟아내는 등 제조업 혁신을 꾀하고 있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한국의 경우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 규모는 줄어드는데 부가가치 비중은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 전체 수출에서 제조업의 상품수출 비중이 197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80%이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수출의존성이 높은 한국경제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경제의 주력은 여전히 제조업=전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 강화 추세 속에서 한국의 제조업 혁신은 여타 국가들보다 강한 추동력을 유지해야만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다. 한국경제의 주력은 여전히 제조업이고, 내수시장이 좁아 해외시장을 유지·확대해야 하지만 최근 내외 여건 모두가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제조업이 갖는 하중을 덜어낼 수 있는 서비스업의 경쟁력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제조업이 지금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 생산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에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김희선 연구위원은 “제조업 비중은 줄어드는데 부가가치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한편으론 국내 서비스업이 저부가가치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라며 “의료, 금융과 같은 지식 서비스업종이 부가가치가 높은데 한국은 음식, 숙박, 도소매업이 대부분이다. 핀테크나 IoT도 다른 면에선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의 발달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고부가가치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지만, 제조업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