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면세점·호텔 비정규직 직격탄

프린트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사드’ 후폭풍…면세점·호텔 비정규직 직격탄 中 한국 관광상품 판매중단 조치 후 “매출급락, 비정규직 해고 진행 중”

기사입력2017-04-06 20:12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면세점과 호텔업 등 관광업종의 매출하락은 물론 관련 종사자들의 고용불안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주면세점에 입점한 협력업체 ‘부루벨코리아’의 근로자인 정경숙씨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드배치 강행에 따른 관광, 유통업계의 불황과 고용위기’ 토론회에서 “2013년 이후 매년 세자리 수 매출증가율을 보이며 호황을 누리던 제주면세점이 지난달 15일 한국관광 여행상품 판매중단 이후 보름도 지나지 않아 매출이 급감한 상태”라고 증언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6일 열린 ‘사드배치 강행에 따른 관광, 유통업계의 불황과 고용위기’ 토론회에서 관광업 종사자들은 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매출하락과 고용불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날 토론회 자료를 보면, 2016년에 내한한 중국인 807만명 중 45%가 단체관광객인데, 올해 단체관광객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롯데·신라·워커힐·동화 등 국내 4대 면세점 기준 중국인 관광객 매출액은 2015년 기준 5조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62%를 차지한다.

정씨는 “제주면세점은 오픈시간을 중국인 크루즈 입항시간에 맞춰 조정할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제주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99%가 중국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한국관광상품 판매중단 조치 이후 매출은 전일 대비 50%씩 감소하면서, 한 매장은 1일 3000달러 정도의 매출이 현재 1일 200달러 많아야 300달러”라며 “화장품은 외국 브랜드의 경우 전년 매출의 30~50%까지, 국내 브랜드는 이보다 심한 20~30%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한국여행 관광상품 판매중지 이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공식적인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매출급감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호텔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밀레니엄힐튼호텔 근로자 최대근씨는 “객실매출 저하가 심각하다. 이달만 해도 객실 판매율이 전년대비 20%에 불과하며, 중국관광객 객실예약 취소율은 예약건수 대비 10%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객실판매 매출은 호텔 전체매출의 80%를 차지한다. 객실매출 저하는 호텔 내부시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쇼핑가, 외식업 등에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자료를 보면, 롯데호텔의 경우 2015년 기준 전체 매출액 4조7491억원 중 절반이 넘는 2조9447억원(62%)의 매출이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했다. 신라호텔 역시 2조5888억원 중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1조6155억원(62%)에 이른다.

매출이 이처럼 줄어들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던 근로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정경숙씨는 “3월말이 되기도 전에 면세점 협력업체들의 아르바이트 인력은 물론, 비정규직들도 계약만료로 해고됐다”며 “3월 매출 추이를 지켜본 후,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면세점의 엘카코리아의 최상미씨도 “아르바이트 인력은 이미 계약이 종료됐으며, 300여명의 계약직 근로자들은 정규직 전환이 요원해진 상태”라며 “고용불안에 대한 압박감이 어느 때보다 심하다. 외국 브랜드라 해도 매출하락에 따라 점포를 철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정규직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