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줄이고 차별 없앤다, 심>유>문>안>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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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비정규직 줄이고 차별 없앤다, 심>유>문>안>홍 문·유·심 ‘사용사유 제한’, 안 ‘남용 금지만’, 홍 ‘정규직 해고 쉽게’

기사입력2017-04-21 16:27

5·9 ‘탄핵대선’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제1순위 공약은 ‘일자리창출’이다. 문 후보를 포함해 19대 대선에 나선 후보 모두는 ‘그냥 그런 일자리’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안보대선’으로 판을 바꾸고자 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제1순위 공약은 ‘안보’지만, 2순위는 일자리창출이다. 중도보수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제1공약 역시 ‘안보’지만, 이어지는 2순위 공약은 양질의 일자리만들기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제1순위 공약은 ‘아이를 키우고 싶은 나라’다. 그 내용은 육아휴직 등 일자리와 관련된 것이고, 이어지는 2순위 공약 또한 ‘일하면서 대접받는 나라’로 양질의 일자리 공약이다. 또 ‘촛불혁명 완수’를 제1공약으로 천명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차기정부의 성격을 ‘친노동’ 정부로 규정한다. 심 후보가 얘기하는 일자리는 임금 및 근로조건이 괜찮고, 고용이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다.

이같이 대선후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양질의 일자리를 언급하고 있다. ‘양질’과 ‘불량’의 일자리를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다. 대선후보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일자리는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되지 않는 비정규직 일자리가 아니다. 고용형태를 포함 근로조건에 대한 각 후보들의 공약은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비정규직 축소 및 차별 해소=문재인 후보는 비정규직 격차해소로 질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한다.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위한 정책수단으로 동일기업 내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강제한다. 사내하청에 대해 원청기업이 공동고용주의 책임을 지도록 관련법을 정비함으로써 원하청 근로자간의 차별도 없앤다.

비정규직 차별해소 방안 이외 문 후보는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 상시·지속적인 일자리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도록 법제화한다. 비정규직 사용을 ‘입구’에서부터 제한하는 ‘사용 사유제한’ 방식이다.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책수단 중 하나다. 이번 대선후보 중 ‘사용 사유제한’ 방식을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는 문 후보 이외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 등 3명이다. 비정규직 규모를 OECD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사용 사유제한’ 방식 이외에 문 후보는 정부·지자체·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점차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안철수 후보 공약의 가장 큰 기조는 비정규직 남용금지다. 비정규직 ‘사용 사유제한’이 아닌, 시행중인 비정규직법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위한 직접적인 정책수단 보다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공부문 ‘직무형 정규직 근로자’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좋은 일자리’ 확대 공약을 제시했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고, 저임금을 해소하기 위해 직무형 정규직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직무형 정규직은 기존 정규직과 달리 사업장폐쇄나 업무변동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해고가 가능하다. 또 호봉제없이 직무에 따라 급여를 정하기 때문에 정규직보다는 임금이 낮다. 그럼에도 직무형 정규직은 비정규직보다는 고용안정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고임금이다. 이밖에 안 후보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근로자지원센터’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공공조달제도 개선을 통해 비정규직을 남용하는 기업체에는 불이익도 준다.

비정규직 축소를 위해 유승민 후보가 제시한 제1공약은 민주당의 문 후보와 동일하다. ‘사용 사유제한’ 방식을 도입해 비정규직 남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또 업종 및 기업규모 등을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고용 총량을 설정함으로써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한다. 비정규직 총량에는 파견·용역·특수고용직 등 간접고용형태도 포함된다. 비정규직 차별시정의 비교대상에서 동일노동의 범주를 넓게 해석, 차별이 확인될 경우 정규직으로 간주하며 ‘징벌적배상’을 적용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4대 보험료를 지원한다. 이외 원청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급업체 근로자의 안전·사고에 대해 원청사업주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공약에 담고 있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면 비정규직 축소 및 차별해소를 위해 가장 강력한 공약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심상정 후보는 가장 구체적인 공약을 내놨다. 비정규직 축소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사용 사유제한’ 도입은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사업장에 고용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정규직 고용관행을 정착시킨다는 게 심 후보의 구상이다.

임금근로자의 절반 이상인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비율을 대폭적으로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대기업의 비정규직은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중소기업은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정규직 전환시 정부가 지원한다. 또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차별을 금지하고, 적정임금을 보장하기 위해 ‘업종별 임금산정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파견법을 개정해 불법파견을 근절하고, 간접고용 남용을 억제한다. 이밖에 외주화 도급화를 제한하고, 간접고용에 대한 원청의 단체교섭의무 등 사용자책임을 부담시킴으로써 직접고용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한편 홍준표 후보의 비정규직 축소 및 차별해소 공약은 거칠다. 정규직에 대한 해고를 쉽게 하도록 해, 정규직 고용에 대한 사용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쉽게 해고하고 쉽게 고용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조성함으로써 비정규직을 줄인다는 발상이다. 비정규직을 줄이는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공약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