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성추행 ‘오너리스크’ 떠안는 가맹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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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폭행 성추행 ‘오너리스크’ 떠안는 가맹점 속앓이 매출하락 등 피해 고스란히…가맹본부 상대 손해배상 근거 필요

기사입력2017-07-14 10:40

‘오너’들의 일탈과 갑질행위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에 이어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사건, 또 사생활문제로 검찰에 기소돼있는 커피스미스 대표의 경우가 그렇다. 최근에는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들의 일탈은 ‘오너리스크’로 이어진다. 오너리스크(Owner risk)는 대표의 비리나 일탈 등으로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을 말한다. 대개는 탈세, 폭행, 스캔들 등 기업의 활동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문제가 주요 원인이다.

국내에선 오너의 영향력이 큰 경영구조가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오너리스크 피해가 상당하다. 일례로 올해초 특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등의 주가가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단 하루에만 삼성그룹 시가총액 가운데 6조2000억원 이상이 증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오너리스크는 예측도 어렵고, 제대로 된 대책 역시 세우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비난 여론이 거센데도 처벌을 받는 경우도 드물다.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경우 언론앞에 나서 사과하고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는 게 고작이고, 처벌을 받는다해도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등의 이유로 형량이 줄어든다. 처벌이 약하니 재발도 잦을 수밖에 없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문제는 오너리스크가 프랜차이즈에서 발생하는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미지가 실추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져 매출이 떨어지는 손실을 입는 것이다. 소비자입장에서는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지만, 애꿎은 가맹점주는 죽을 맛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에 따르면,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경우 사건 발생이후 가맹점의 하루 매출이 최대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불매운동이 벌어지면 즉각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소비자가 선택을 달리 할 대체재가 많고, 여론에 수요가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특성 때문이다.

현행법상 가맹점주가 입은 ‘오너리스크’ 피해를 법으로 구제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손해배상제도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손해가 전적으로 오너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는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얼마나 손해가 발생했는지 금액으로 산정하고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따라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의 손해를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례로 가맹점이 본사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하는 경우 본사는 가맹점에 대한 계약해지 결정이 가능한데, 본사가 가맹점에 피해를 준 경우에도 가맹점의 계약해지권을 인정하는 방안이다. 현재 국회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맹점도 가맹본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