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법 유통업법 대리점법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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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가맹법 유통업법 대리점법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 논의결과 중간 보고서

기사입력2017-11-13 11:2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법, 유통업법, 대리점법 등 유통3법 상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추진한다. 공정위는 이와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 논의결과 중간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는 공정위의 균형있는 법집행 시스템 구축을 위해 행정, 민사, 형사적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지난 8월29일 구성됐다. 과징금 등 현행 행정조치 위주의 공적 집행체계 만으로는 불공정행위 근절과 국민의 신속한 피해구제가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중대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형사제재가 미흡해 전속고발제도를 현행대로 존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점이 구성배경이다. 전속고발 개편문제는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커 다른 집행수단의 구비·보완과 함께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TF는 ▲지자체와 조사권 분담·협업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수준 조정 ▲피심인 방어권 보장 및 조사·사건처리 절차 개선 ▲구조적 시정조치 ▲사인의 금지청구제 ▲징벌적손해배상 ▲집단소송·부권소송 ▲대체적 분쟁 해결 제도 활성화 ▲피해자의 증거확보능력 강화 ▲전속고발제 개편 ▲검찰과의 협력 강화 등 11개 과제를 선정했다. TF는 11개 과제 중 중요성·시급성, 국회 법안심사 진행상황 등을 고려해 5개 과제를 10월말까지 우선 논의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자체와의 조사권 분담 및 협업방안=그간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불공정거래 피해가 증가되고 공정위 조사인력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어 조사권 일부를 지자체에 부여하는 등 법 집행 자원·역량을 확충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TF에서는 가맹·유통·대리점·하도급 4대 분야의 조사권 분담방안에 대해 논의 결과, 행정수요가 많은 가맹분야에서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17개 광역지자체에 가맹사업법 집행을 위한 조사권·처분권을 부여하되, 구체적인 방식에 있어 위임(분담)방식과 공유방식을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또, 가맹분야 정보공개서 등록·관리 업무를 공정위에서 지자체로 이양하고, 피해구제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별로 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사인(社人)의 금지청구제 도입방안=신고인이 공정위의 무혐의 결정을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 공정위에 재신고하는 방법 외에는 마땅한 불복수단이 없는 점을 포함해 불공정행위 시정에 있어서 공정위의 행정수단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행제도의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

TF는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공정거래법의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사인의 금지청구제는 피해를 입은 소비자나 기업이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중단시켜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도입범위는 피해자 권리구제에 초점을 둬 불공정거래 행위로 한정하는 방안과 사적분쟁 성격이 약한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공익적 측면에서 사인이 금지청구를 할 수 있도록 모든 위반행위를 포함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공정거래법에 도입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 행위에서 파생된 하도급법 및 유통3법(가맹·유통·대리점법)에 대해서도 함께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부과수준 조정=외국과 달이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제 등 민사적 제재수단이 미비한 한국의 경우 과징금 부과를 통한 법위반 억지력 확보가 중요하나, 국내에서는 2004년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율을 5%에서 10% 상향조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20여년간 법상 부과율 상한이 2~3%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TF는 글로벌 기준 등에 비춰 현행 과징금 수준이 법위반 행위를 통해 기업이 얻는 기대이익에 크게 미치지 못해 법위반 억지력 효과가 적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이에따라 위반행위 유형별 부과기준율 및 정액과징금 상한을 2배 상향하기로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확대=현행 실손배상 원칙의 손해배상제도 하에서는 충분한 금전배상이나 법위반 억지 효과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하도급법 등 기 도입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보다 실효성 있게 개선하거나 타 분야에서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TF는 공정거래법과 유통업법에서의 징벌적손해배상제 신규도입과 하도급법·가맹법·대리점법에서의 도입확대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도입범위와 배상액에 대해서는 개별법률별로 복수안이 제시됐다. 공정거래법에서 담합·보복조치에 도입하는 안과 담합·보복조치·불공정거래행위에 도입하는 방안이 나왔다. 또 배상액의 범위도 현행처럼 손해액의 3배이내로 하는 안과 고의에 의한 법위반의 경우에는 손해액의 10배이내로 하는 안 등이 논의중이다.

◇전속고발제 개편방안=그간 공정위의 소극적 고발권 행사로 인한 형사제재 미흡으로 불공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TF는 전속고발제가 존재하는 ▲공정거래법(71조) ▲하도급법(32조) ▲대규모유통업법(42조) ▲가맹사업법(44조) ▲대리점법(33조) ▲표시광고법(16조제3항) 등 6개법률 중 상대적으로 쟁점이 적어 논의가 용이한 공정거래법 외 5개 법률에서의 존폐여부를 우선 논의하고 12월중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가맹법, 유통업법, 대리점법 상 전속고발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