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사업자 귀책사유없이 반품하면 하도급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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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수급사업자 귀책사유없이 반품하면 하도급법 위반 롯데쇼핑, 계절상품 미판매분 일괄 반품하도록 약정…하도급법 위반

기사입력2018-06-04 17: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하도급법 ⑥부당반품 금지]하도급법 제10조에 따라 원사업자는 목적물 등의 납품 등을 받은 경우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으면, 그 목적물 등을 수급사업자에게 반품해서는 안된다.

하도급법 제10조에 정한 부당한 반품으로 간주되는 사유는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발주취소 또는 경제상황의 변동 등을 이유로 목적물 등을 반품 ▲검사의 기준 및 방법을 불명확하게 정함으로써 목적물 등을 부당하게 불합격으로 판정해 반품 ▲원사업자가 공급한 원재료의 품질불량 등으로 목적물 등이 불합격품으로 판정됐음에도 반품 ▲원사업자의 원재료 공급지연으로 납기가 지연됐음에도 이를 이유로 목적물 등을 반품하는 행위 등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가 위탁내용대로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해 납품 등을 한 목적물 등에 대해 발주자·외국수입업자 등 거래상대방으로부터의 발주취소·발주중단, 발주자·외국수입업자·고객의 클레임, 원사업자의 생산계획변경·사양변경·모델단종·판매부진·재고증가·보관장소 부족 또는 소비위축·경제상황 변동 등 수급사업자의 책임과는 무관하게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는 사유로 반품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검사기준·방법을 정하지 않거나 검사기준·방법을 정했으나, 그 내용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원사업자가 통상의 기준보다 높은 검사기준을 적용하거나 일방적으로 정한 검사기준을 적용하는 등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볼 때 공정·타당하지 아니한 검사기준·방법을 사용해 목적물 등을 불합격으로 판정하고 반품하는 행위도 하도급법 위반이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 이외의 제3자에게 검사를 위탁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제3자의 검사를 필하여 납품했음에도 이를 반품하는 행위나, 수급사업자의 납기지연이 있었으나 원사업자가 이를 용인한 객관적인 사실이 있었음에도 목적물 등을 수령한 후 납기지연을 이유로 반품하는 행위도 위법이다.

롯데쇼핑 자기상표부착상품 제조위탁사에 부당 반품

롯데쇼핑㈜는 ㈜세중통상 등 6개 사업자에게 자기상표부착상품 제조위탁을 하고, 팔리지 않은 제품을 부당하게 반품해 2008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의 기획 브랜드 상표인 ‘해피바이’, ‘루드라’ 상표를 부착한 선풍기, 전기요, 전기장판, 할로겐히터, 세라믹히터 등 11개 품목의 생활용품을 6개 수급사업자에게 제조위탁했다.

롯데쇼핑은 납품물품에 대해 각 점포 검품장에서 검사한 후 매입해 판매하다가, 해당제품의 판매계절이 끝난 시점에 팔리지 않은 총 1억819만원 상당의 물품을 반품했다. 사전에 수급사업자와 계절상품 등 특정기간에 판매되는 상품은 기간 종료 후 반품하기로 약정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롯데쇼핑이 수급사업자에게 납품받은 목적물을 반품한 것으로서 하도급법 제10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롯데쇼핑은 해당반품행위가 사전에 수급사업자와 체결한 약정에 따른 것이므로 부당반품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계절상품’이라는 상품 특수성을 고려한 반품약정 체결은 가능할 수 있지만, 이 사건 약정의 경우 롯데쇼핑이 판매기간 종료 후 남은 상품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반품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이 아닌, 판매기간 이후 무조건 반품 가능하도록 규정해 판매부진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또 반품내역에 대한 수급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해 수급사업자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두 당사자의 약정이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볼 때, 거래상 지위가 열악한 수급사업자의 진정한 의사를 반영해 체결된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위 약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