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범위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

프린트

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중소기업 범위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 소기업은 100억 이하로 개편 추진…중견 후보기업도 선정

기사입력2014-12-29 14: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중소기업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에 큰 변화가 있었다. 정부가 지난해 중소기업 기준을 매출액으로 단일화하겠다는 기준안을 확정함에 따라 중기업 기준안은 확정됐으며, 소기업 기준안 개편은 현재 진행중이다. 아울러 매출액 기준에 따라 중견기업 후보기업을 새롭게 선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중견기업 특별법도 지난 7월부터 시행됐다.

매출액 기준으로 전면개편…확정까지 논란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범위기준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주요내용은 중소기업의 기준을 모두 매출액으로 통일하는 것이다. 업종별로 3년간 평균 매출액이 상한선을 넘지 않는 기업을 중소기업으로 보기로 하고, 매출액 상한을 ▲400억원 ▲600억원 ▲800억원 ▲1000억원 ▲1500억원으로 나눴다.

그간 업종에 따라 종업원 수, 자본금 규모 또는 매출액 등을 따져 정하던 것을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기준 하나로 정리하고, 내년부터 시행된다.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 개편안이 확정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소기업청이 내놓은 매출액 상한기준과 중소기업계가 생각했던 기준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중기청은 2013년 3월 중소기업 개편 방향을 제시했고, 중소기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자마자 2013년 11월 중소기업 기준 개편안을 확정하려고 했으나 중소기업계의 반발로 한 달가량 확정을 연기했다.

업계가 반발한 이유는 중기청이 정한 최고 상한액이 업종별 특성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때문이다. 중기중앙회 또한 새로운 기준안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도울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현행 상한기준보다 매출액이 다소 낮아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별 매출액 설정에 있어선 현장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중기청과 중기중앙회는 논의를 거쳐 중기업 기준을 최종 총 5개 그룹에 최고상한액을 1500억원으로 하는 등 이전과 같은 금액으로 확정했다. 당초 중기청은 업종에 따라 3년간 400억원, 600억원, 800억원으로 제시하는 등 매출액 기준 상한을 전보다 축소하려고 했다.

중기청은 새로운 기준안에 따라 현재 중소기업 759개사가 졸업하고, 중견기업 684개사가 중소기업에 새롭게 편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롭게 태어난 중견기업 후보기업

올해에는 ‘중견기업 후보기업(이하 후보기업)’ 749개가 새롭게 생기기도 했다. 후보기업 기준과 지원내용이 담겨있는 중견기업 특별법(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7월부터 시행됐다. 후보기업 범위도 역시 중소기업 기준을 매출액으로 통일하기로 한 것에 따라 매출액 기준으로 나뉜다.

특별법에 따르면 후보기업은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지만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3년간 유예가 적용되는 기업 ▲중소기업에 해당되지만 장래가 유망한 기업(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 15%이상 또는 R&D투자비율 2%이상) 등 두 가지 기준이다. 이미 몸집이 커져 중소기업이라고 할 수 없게 됐지만 유예기간에 있는 기업과 아직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후보기업은 전년도 매출액 ▲1000억원 이상 ▲700억원 이상 ▲550억원 이상 ▲400억원 이상 ▲30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업종별(5단위 구분)로 세분화했다.

중기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견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후보기업은 749개로 나타났다. 제조업 301개, 비제조업 448개 였다.

2014년 중견기업 후보기업 경영현황

<자료=중소기업청> ©중기이코노미

올해 후보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930억원, 평균 고용은 137명, 평균 수출은 139억원으로 중견기업의 절반 수준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301개) 중 전자부품이 22.9%, 기타 기계장비 14.6%, 자동차·트레일러 11.3%로 3개 업종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비제조업(448개)은 도·소매(30.7%), 건설업(25.8%), 부동산·임대업(16.3%) 3개 업종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소기업 기준, 매출액 100억 이하로 굳혀지나

이제 소기업 범위기준 개편이 남은 셈이다. 소기업도 중기업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중기청은 올해 안으로 개편안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 2016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현행 업종별로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50명 미만(제조업, 건설업, 운수업 등), 10명 미만(기타 서비스업종 등)으로 각각 달리 적용되던 기준이 업종별로 3년간 평균매출액 규모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뉜다. 소기업의 매출액 기준은 ▲100억원 이하 ▲70억원 이하 ▲40억원 이하 ▲20억원 이하 ▲10억원 이하로 분류된다. 이같은 안은 중기업과 마찬가지로 소기업이 정책지원을 위해 고용을 기피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는 것이 중기청의 설명이다.

소기업 개편적용 기준안

<자료=소기업 범위개편 공청회 자료집>

하지만 소기업 매출액 상한기준이 너무 낮아 오히려 소기업이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소기업 범위개편 공청회에서 제조업의 매출액 기준(70억원 이하)이 너무 낮다는 지적을 했다. 그는 “단순비교 같지만 종전 중기업 기준이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이었을때 소기업 범위는 50명 미만으로 1/6이었다”며 “현재는 3년 평균 매출액 1500억원 미만이 중기업 기준인데, 소기업 기준이100억원인 것은 너무 낮다”고 했다.

현재 소기업은 조달시장에서 소기업 우선구매제도와 규모별 경쟁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조세특례법상 소기업특별세액 감면(10~30%)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비수도권에서 공장을 신설할 경우 농지보전부담금과 개발부담금을 면제받는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연구원은 개편안이 시행되면 소기업수가 1604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40억원 이하, 70억원 이하, 100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소기업 수가 늘어나고 10억원 이하, 20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소기업 기준으로 종사자수가 더 정확한 상태를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소기업은 인원수가 늘어날 때 매출액이 증가하는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 인당 매출액으로 유사한 것끼리 묶어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기청은 개편안에 따라 소기업에서 벗어나는 기업은 3년간 졸업을 유예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