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상여금, 통상임금 未포함” 판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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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조건부 상여금, 통상임금 未포함” 판결 많다 ‘고정성’ 인정돼야 포함… 노사갈등 뇌관 여전

기사입력2015-01-23 00:00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통상임금’이 노동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근무일수를 충족해야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안별로 다른 판결이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일정 일수 이상 근무해야 지급되는 ‘조건부’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무법인 세종 김동욱 파트너변호사는 지난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법원 판결의 흐름을 보면 일정 일수 이상 근무해야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흐름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법무법인 세종 김동욱 파트너변호사는 지난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14년 주요 노동판례 및 기업의 인사노무관리방안 설명회’에서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대한 판결이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판결도 하급심 결과일 뿐 향후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이라면서도 “판결 흐름을 보면 일정 일수 이상 근무해야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흐름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23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상여금의 고정성이 인정된 2명의 통상임금만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사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법원은 사측이 15일 미만 근무한 근로자는 상여금 지급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둔 것을 예로 들며 “상여금이 추가적이고 불확실한 조건을 성취한 경우에 지급되므로 고정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사한 듯 보이지만 정반대의 판결이 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부산지방법원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부산지방법원 민사7부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근로자 16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해 온 정기상여금과 연차상여금 등 일부 수당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이를 두고 김동욱 변호사는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근로자에게 지급된 정기상여금이 한 달 기준으로 기본급의 50%에 이르렀다. 상여금이 근로자 전체 급여에서 큰 비중을 차지고 있다는는 것이 현대차 사례와는 상이하다”고 봤다.

통상임금 관련 최근 판결

<자료=2014년 주요 노동판례 및 기업의 인사노무관리방안 설명회 자료집, 대법원 판결문 바탕으로 재구성> ©중기이코노미

최근 판례로 볼 때 일정 일수 이상 근무 등 조건을 단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말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성남버스 근로자가 사측을 대상으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일정액을 지급하는 교통비는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면서도 “일정 일수 이상을 근무한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근속수당 및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통상임금 문제가 입법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입법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통상임금 문제는 판례로 정리될 것”이라며 “각 사업장에서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사업장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현행 임금체계에서 어느 항목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경우 정기상여금 일부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대신 임금은 동결 내지 삭감하는 방식으로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논쟁은 노동시장 임금체계 개편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게 김동욱 변호사의 말이다. 김 변호사는 “올해 노동시장 최고의 화두는 임금체계 개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해고 요건 완화보다는 임금체계 개편 의지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