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UAE…오일머니를 솔라머니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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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산유국 UAE…오일머니를 솔라머니로 바꾼다 석유의존 경제 탈피…민간협력프로젝트 확대, 신재생에너지 개발

기사입력2016-12-07 14:22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민간부문과 비석유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산유국인 UAE는 전통적으로 석유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다. 국가재정수입의 91%를 석유이권료와 세금으로 충당할 정도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세계 각국의 대체에너지개발 등으로 최근 유가가 내려앉고 재정수입이 감소하자 UAE정부의 투자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가스산업으로 인한 UAE정부 재정수입은 2014년도 대비 22.4% 감소한 1170억달러였으며, 적자발생액은 83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에따라 UAE정부는 석유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하고, 특히 두바이를 중심으로 민간협력프로젝트(PPP)를 대폭 늘렸다. 두바이는 지난해 9월 PPP법을 제정, 정부기관의 민관협력프로젝트 발주를 가능케하는 법적장치를 마련했다. 이전에는 수력·전력분야에만 한정됐던 PPP가 병원, 교육, 메트로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된 것이다.

화석연료가 아닌 신재생에너지를 개발, 신재생에너지 허브국가로 도약하겠다는 UAE의 국가전략도 한국기업에는 호재다. UAE는 세계 7위의 산유국, 천연가스 보유국으로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대한 정부 관심이 적은 편이었지만,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자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 특성을 감안하면 풍력, 원자력 등 보다는 태양광이 UAE에 적합한 자원으로 꼽힌다. 이미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중심으로 태양광 프로젝트도 발주한 상황이다. 오일머니를 솔라머니로 바꾸겠다는 게 UAE정부의 구상인 셈이다.

이와함께 2020년 예정된 UAE의 엑스포도 우리 기업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해 대형 인프라 건설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UAE정부 발표에 따르면, 총 22억달러를 투자해 엑스포 부지에는 국가관, 광장,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형프로젝트도 대거 발표하고 있는데, 코트라 추산에 따르면 100억달러 이상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하지만 진출에 앞서 UAE 비즈니스 환경에 유념해야 한다. 우선 정부정책이 급변하고 있어 이에따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UAE에서는 장관 등 고위공직자가 교체되는 경우 핵심 간부들도 함께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의사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크다. 즉 기존 계약이 무시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국내 유명 대기업인 S사는 두바이보건부 장관이 바뀌면서 8000만불에 달하는 HIS(병원정보시스템) 계약이 수포로 돌아갔다. 보건성 수장이 2년 동안 다섯 번이나 바뀌면서 HIS 구축사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했기 때문이다. 계약이 파기된 것은 물론 S사는 현재까지 진행된 사업에 대한 어떠한 대가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또 법규와 행정절차가 불투명하다는 것도 애로점이다. 특히 공무원들이 밥률 해석을 자의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에 따라 인허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관행을 이해하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변호사를 통해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국영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민간 거래업체를 선정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신용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신규 거래선을 찾은 경우 반드시 사무실, 공장 등을 방문해 상담해보고 업계 평판을 알아봐야 한다. UAE 상공회의소를 통하면 원하는 업체의 정보를 조회할 수도 있다.

코트라 한선희 통상지원실장은 “최근 유가하락으로 인해 산유국의 재정이 악화되고 내전·테러 같은 다양한 위기요인이 있지만, 아랍에미리트는 중동과 아프리카로 진출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교두보”라며 “현지상황을 잘 아는 바이어와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