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실버용품과 세계최고 노인빈곤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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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쏟아지는 실버용품과 세계최고 노인빈곤율 실버용품 디자인 출원 활발…노인 절반은 중위소득 50% 미만

기사입력2016-10-12 17:11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657만명을 넘어섰다. 경제력 있는 노년층을 겨냥한 제품들도 앞다퉈 시장에 나오고 있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실버용품 관련 디자인출원은 2006년 134건에서 2015년 350건으로 2.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디자인출원 증가율이 1.3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버용품 디자인출원이 유독 활발했다는 의미다.

실버용품은 노년층을 위한 건강용품과 생활용품을 아우르는 말이다. 실버보행보조차·휠체어 등 보행보조용품과 안마의자·안마기 등 안마지압용품, 혈압계·혈당계 등 건강측정용품, 침·뜸질기 등 한방건강용품, 성인용기저귀, 보청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품별 디자인출원 현황을 10년 전과 견줘 보면 마사지기는 2.9배, 실버보행보조차·휠체어는 2.6배, 안마의자는 2.2배가 증가했다.

구매력 있는 노년층은 이처럼 쏟아지는 실버용품 구매를 위해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겠지만, 다른 한쪽에선 생계를 잇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지난해 기준 49.6%로 OECD 국가들 중 1위를 차지했다. 노인 2명 중 1명은 국민 중위소득의 50% 미만 소득으로 생계를 꾸려간다는 의미다. 세계에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의 노인빈곤율은 19.4%, OECD 평균은 13%였다.

빈곤한 한국 노인은 노동을 멈출 수 없다. 한국의 75세 이상 고용률은 19.2%로 OECD 평균(4.3%) 보다 한참 높다. 이들을 구제하려면 공적연금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김순례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노인빈곤과 자살은 거시적으로 볼 때 국민연금의 잘못된 개혁 때문”이라며 노인들에게 적정한 노후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화는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57만명으로 5년 전보다 121만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14세 이하 유소년인구는 788만명에서 691만명으로 감소했다. 추세대로라면 5년 후 조사인 2020년에는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를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3.2%로, 이전 조사 때보다 2.2%p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