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중 ‘상생’ 프랜차이즈 인증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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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서울시 내년중 ‘상생’ 프랜차이즈 인증제 시행 가맹본사에 혜택…서울시 불공정피해 상담센터 “가맹계약 전 전문가 도움을”

기사입력2016-11-30 18:51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가맹점주에 대한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본적으로 척결할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은 법과 제도를 통해 이를 금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법과 제도는 가맹점주의 눈물을 닦아 주기엔 충분치 않아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이 ‘뭉치는’ 것이다. 조직이란 울타리 속에 들어가 보호를 요청할 수 있고, 정보도 나누며, 시간과 돈도 절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나 홀로’ 힘겹게 부당함과 맞서지 않고 어깨를 나눌 사람이 옆에 있어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

서울시 중구 더익스체인지서울빌딩에 위치한 서울시 불공정피해 상담센터. ©중기이코노미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이철호 주무관은 “3800개의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맹점협의회가 있는데는 20여곳에 불과하다”며 “불공정거래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계약해지와 같은 보복조치가 두려워 가맹점주가 신고를 하지 않는 사례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서울시는 적어도 가맹점주가 법이나 절차를 잘 몰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상담센터를 세운다.

이 주무관이 있는 소상공인지원과가 맡고 있는 ‘서울시 불공정피해 상담센터(이하 상담센터)’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를 비롯해 다단계회사, 상조회사 그리고 보이스피싱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서울시가 2013년 설립했다. 설립이후 현재까지 상담사례만 연평균 200건에 이른다. 상담센터의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지금은 경기도와 인천시에도 설립됐다.

이 주무관은 “서울시의 경우 서비스업이 발달돼 있어 프랜차이즈 관련 상담이 많지만, 경기도의 경우는 제조업이 많아 하도급관련 상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변호사와 가맹거래사의 도움…실태조사 입법자료로 활용

상담센터에서는 8명의 변호사와 5명의 가맹거래사가 순번을 정해 매주 금요일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피해구제 상담을 한다. 간단한 전화상담은 소상공인지원과가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 직접 상담센터를 찾은 가맹점주에게는 분쟁해결을 위해 필요한 서류작성을 도와주고 대응방법에 대해 조언도 한다.

상담센터는 또 불공정거래를 적극 찾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매년 두 차례 프랜차이즈업계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시민 모니터링요원이 가맹점을 직접 방문해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서울시와 상담센터가 데이터베이스화해 행정에 활용한다. 지난 2015년 실태조사를 통해 ▲대다수 가맹본사가 실내건축업 면허없이 공사를 수주했고 ▲가맹점주가 직접 인테리어업체를 선정한 비율이 12.4%에 불과하며 ▲가맹본사가 주도한 공사비는 3.3㎡당 309만원으로 가맹점주가 발주한 공사비(174만원)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불공정피해 상담센터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피해구제 상담을 진행하고, 매년 두 차례 프랜차이즈업계 실태조사를 한다. ©중기이코노미

실태조사 내용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입법자료로 활용했다. 2015년 11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가맹점주의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비용부담을 경감하도록 한 내용을 담아 발의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가맹본사, 서울시 불공정거래 담당자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이 주무관은 “올해 상담센터를 찾은 사건중 물류비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고 밝혔다. 설탕과 같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에 상표만 부착해 필수물품으로 지정하고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주무관은 “가맹본사의 노하우가 반영된 상품이나 원부자재는 본사로부터 공급 받는게 맞지만, 가맹점주가 시중에서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걸 상표만 부착해 마진을 붙이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급가가 높아지니 원가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가맹점주가 많다”며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올해 실태조사 이후 서울시가 A가맹본사에 물류비 시정을 요구했고, A가맹본사는 시정요구를 받은 물품을 포함해 36개 품목을 필수품목에서 권유품목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모든 가맹본사가 이렇지 않다. 지난 9월 모 김밥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이 주무관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모 김밥 가맹본사는 3만2520원에서 3만5000원인 쌀 20㎏을 가맹점에 5만600원에 공급해 30% 이상의 중간이득을 취했다. 가맹본사는 매입시점 가격은 4만5000원으로 실태조사와 차이가 있으며, 마진율도 유통비용 등을 제외하면 5%라고 주장했다.

또 이 김밥 가맹본사는 명예훼손 소송을 대형로펌에 의뢰했다. 이 주무관은 “서울시를 상대로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데, 가맹점이 가맹본사에 불공정거래를 주장할 경우 호의적인 태도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소송을 제기하면 개인 대 대형로펌이 맞붙는 격인 셈이다. 무엇보다 생계를 위해 뛰어든 대다수 가맹점주가 법이나 절차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이 주무관은 “점주의 귀책사유가 없고 긴급구제가 필요한 경우, 국가가 국민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니 적어도 논리적인 근거라도 자문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상담센터의 설립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이철호 주무관은 “서울시장이 직접 찾아가 협의요청을 해도 응하지 않는데, 가맹점주 요청을 응하겠느냐”며 지자체가 조사권도 없고 강제출석을 요구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중기이코노미

“서울시장이 직접 찾아가 협의요청 해도 응하지 않는데…”

지난 17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초구 미스터피자 본사를 방문했다. 본사 앞에는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가 가맹본부의 상생협약 이행을 요구하며 90여일째 농성중이었다. 박 시장은 가맹점주들 앞에서 얘기를 하자고 전달했지만 가맹본부는 이를 거절했다. 현행법상 불공정거래 사건은 공정위 소관으로 서울시는 조사권도, 조정권도 없다. 이 주무관은 “서울시장이 직접 찾아가 협의요청을 해도 응하지 않는데, 가맹점주 요청을 응하겠느냐”며 “조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제출석을 요구할 수도 없다. 가맹점주들은 길거리에서 비닐치고 농성중이다. 서울시가 나서 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자체는 네트워크가 장점이라고 했다. 이 주무관은 “각 구청과도 협업할 수 있으니 가맹점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며 “현재 공정위에서 TF팀을 꾸려, 내년이면 공정거래 사건에 지자체가 관여할 수 있는 일부 권한이 부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적근거가 마련되면 상담센터 규모도 커질 것이다. 그러면 상담이나 실태조사에 그치지 않고, 가맹점 계약이전부터 불공정거래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본부에 혜택 ‘우수상생’ 프랜차이즈 인증제 준비

서울시와 상담센터는 내년중 실태조사를 통해 나타난 우수상생 프랜차이즈를 ‘서울시 인증 프랜차이즈’(가칭)로 지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상생을 중요시 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대한 혜택은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이 주무관은 “필수품목은 적절하게 지정됐는지, 가맹계약 해지 사유는 불합리하지 않은지, 폐점시 지원은 적정한지 등 프랜차이즈 인증을 위한 평가 가이드라인은 나왔다”며 “가맹본사도 혜택이 있어야 움직일 것이라 생각한다. 가맹본사로서는 가맹점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서울시 차원에서 이러한 홍보를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가맹점주들이 퇴직 후 제2의 인생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맹계약은 기본이 억 단위다. 거의 전재산을 투자해서 하는 사업인데 혼자 결정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가맹계약 초기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 많지만 개인이 그 내용을 다 알기 힘들기 때문에 상담센터를 찾아 계약서 내용은 합당한지, 빠뜨린 것은 없는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