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표권침해 발견시점 따라 대응법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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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中 상표권침해 발견시점 따라 대응법 다르다 한국출원 6개월 안됐고 브로커 中출원일 늦다면 한국 출원일 인정

기사입력2017-01-16 16:3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디저트카페 설빙 오리지널 B.I. <자료=설빙 홈페이지>

#1. 한국전통 디저트카페 설빙은 2014년 한류드라마 ‘피노키오’의 성공에 힘입어 중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 상해 1호점 문을 열었지만,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또 유사 영업행위에 대한 대응이 미흡해 어려움을 겪었다. 상하이 중심가 쇼핑몰에는 설빙과 유사한 빙수카페가 곳곳에 있었던 것이다. 이들 카페는 간판 뿐 아니라 종업원 복장, 고객 대기용 진동벨, 넵킨까지 설빙의 부자재를 그대로 베껴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가맹점 모집까지 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2. 한국에서 국밥전문 1위 브랜드로 지난해 여름 100호점 계약을 한 A프랜차이즈업체는 이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상표출원 여부를 알아봤다. 중국상표 검색을 하던 중 상표브로커에 의해 ‘한글명칭+영문명칭+중문명칭’ 상표명의 출원을 선점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중 한글명칭은 이 기업이 사용하는 오리지널 로고와 글씨체 및 도형이 완전히 같았다. 영문 역시 동일했으며, 중문명칭은 상표브로커가 자체적으로 네이밍한 중문을 결합한 형태였다. A업체는 우선 자체적으로 중문 브랜드 네이밍을 제작해 ‘한글+중문’의 형태로 출원을 완료했다. 이후 한글 및 영문부분에 대해서는 상표브로커를 상대로 이의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이 16일 공개한 가이드북 ‘중국 상표보호의 모든 것’을 보면 이처럼 중국 상표브로커에 의해 한국의 외식, 화장품, 식품, 패션 브랜드가 침해당한 사례가 나온다. 상표권 무단선점은 우리기업의 금전적 손해 뿐만 아니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중국 상표법의 경직된 선출원주의 원칙 때문에 이러한 ‘짝퉁’이 성업을 해도 상표권을 찾아오는 일이 쉽지 않다.

상표브로커란 타 업체의 인지도 높은 상표 또는 신규상표를 먼저 출원·등록해 원 권리자 또는 제3자에게 되팔아 부당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자를 말한다. 중국에서 외식, 패션, 뷰티 분야에서 이들 상표브로커에 선점된 우리기업 브랜드만 해도 현재까지 1200여건이 넘는다. 특히 이들 상표브로커는 이미 등록된 상표라 하더라도 이를 변형하거나 중문이름을 결합해 출원할 뿐만 아니라 거절결정 불복심판이나 소송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만일 상표가 선점됐다면 그 발견시기가 중요하다. 상표브로커가 선점한 상표의 현재 상태에 따라 대응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 상표등록을 완료했으나 중국 상표출원을 하지 못하고 중국에서 상표를 선점당한 경우라면 한국 상표출원일로부터 6개월이 지났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한국 상표출원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않았고 상표브로커의 중국 출원일이 한국 상표출원일보다 늦었다면, ‘조약 우선권 혜택에 의한 선출원주의 원칙’상 중국에서의 출원일을 한국 출원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국 상표출원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했고 현재 상표브로커의 중국 상표출원이 진행 중인 경우는 앞의 경우와 같이 중국 상표권을 바로 획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현재 출원된 상표브로커의 중국 상표출원이 출원공고돼 이의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중국 상표법에 따르면, 출원공고된 상표에 대해 공고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선권리자, 이해관계인이 이 법 제13조 제2항 및 3항, 제15조, 제16조 제1항, 제30조, 제31조, 제32조 등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표국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상표브로커의 상표가 이미 등록돼 있다면, 상표브로커의 선점 상표는 권리화가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상표브로커가 가지고 있는 상표권에 대한 침해 책임의 부담을 안고 대응할 수 밖에 없다.

상표가 등록된 이후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없고, 상표권의 무효선고를 청구하는 무효심판을 제기해야 한다. 무효심판을 통해 상표권을 무효로 만들면, 상표권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돼 상표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단점은 이의신청보다 다소 비용이 비싸며 기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등록된 상표브로커의 상표권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상표브로커의 상표권을 매입하는 쪽으로 대응방향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무효심판을 제기해 압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