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만 고집? ‘빠르고 싼’ 실용신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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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특허만 고집? ‘빠르고 싼’ 실용신안도 있다 최초 연필이 특허라면, 육각·삼각연필은 실용신안…제품특성 맞게 선택

기사입력2017-04-19 11:02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⑤특허? 실용신안? 어느 것으로 출원할까?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특허와 실용신안은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보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식재산권이다. 둘의 권리보호 범위는 유사하지만, 보호기간은 차이가 있다. 실용신안의 보호기간은 10년이며, 특허는 20년이다. 특허 또는 실용신안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제품의 특성, 필요한 보호기간, 출원비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발명된 물품 개량하면 ‘실용신안’…실체 있는 물건의 권리만 보호

실용신안은 특허의 보호대상인 ‘발명’이라는 고도의 기술에 가려져 사장되기 쉬운 실용적 기술 ‘고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이미 발명된 것을 개량해서 물품을 보다 편리하고 유용하게 한 경우 부여하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쉽다. 통상적으로 특허보다 발명수준이 낮다. 예컨대 최초 개발된 연필이 특허의 대상이라면, 연필이 굴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육각연필이나 삼각연필 등은 실용신안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

실용신안은 기술적으로 상대적 열세에 있는 개발도상국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하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연필을 예를들어, 실용신안권을 인정하지 않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의 기업이 원천기술에 해당하는 연필을 발명하고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가정하자. 이후 한국기업이 한국특허청에 삼각연필 실용신안을 출원한 경우, 미국기업은 한국에서 실용실안 실사료를 지불해야만 삼각연필을 제조·판매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실용신안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특허와는 달리 ‘물품의 형상, 구조 또는 이들의 조합에 관한 것’만을 보호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제조방법, 물질발명 등은 보호받을 수 없고 실체가 있는 물건만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 출원할 때 제품 설명을 위한 도면을 반드시 함께 제출해야 된다.

출원절차는 특허와 동일하다. 과거에는 형식적심사(서류완비) 수준의 무심사제도를 통해 등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6년 10월부터 실체적심사(신규성, 진보성 등)을 거쳐야만 등록할 수 있는 심사주의로 바뀌었다. 한번 등록하면 출원일로부터 10년간 배타적 권리를 인정받는다.

특허와 같이 선출원주의다. 또 출원 전에 국내나 국외에서 공지됐거나 공연히 실시된 고안, 간행물에 게재됐거나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공중이 이용가능한 고안은 출원할 수 없다. 이미 등록된 고안을 이용해서 용이하게 고안할 수 있는 방법, 국기·훈장 등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고안, 공공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중위생을 해할 염려가 있는 고안도 제외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실용신안은 무용지물?…아니다! 제품 특징에 맞게 활용하라

실용신안은 특허에 비해 심사신청이 용이하다. 짧은 제품 사이클을 고려해, 심사신청을 위한 법적요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출원일부터 2개월 이내에는 특허와 달리 사유에 관계없이 모든 고안을 우선 심사신청할 수 있다.

출원 및 등록 비용도 저렴하다. 실용신안에 드는 관납료, 심사청구료, 등록료, 우선심사료 등이 특허의 반값 정도다. 전문 특허회사에 맡기는 경우 대리인 비용도 저렴하다. 특허에 비해 기술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기술수준이 높지 않아 출원하면 등록될 가능성도 크다. 약간의 변형이나 실용적인 고안도 충분히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특성에 맞게 지식재산권을 선택, 등록하면 된다. 예컨대 존속기간이 굳이 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실용신안 등록이 유용하다. 패션·의류, 잡화, 생활용품 등 유행주기가 짧은 제품은 굳이 20년 동안의 권리기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저렴한 실용신안으로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기술 교체주기가 빠르더라도 경쟁자가 따라가기 어려운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면, 물품이 아닌 제조방법 및 사용방법을 개발한 경우 반드시 특허를 출원해야 한다. 또 실용신안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는 미국 등의 나라에서 권리를 보호받으려면, 실용신안을 받은 제품이라도 특허로 변경해 출원해야 한다.

사업상 중요발명은 실용신안과 특허로 이중 출원하면 권리를 강화할 수 있다. 동일 발명을 실용신안과 특허 동시에 출원할 수 있다. 등록을 받기 위한 심사청구기간은 특허가 5년 이내이나, 실용신안은 3년 이내다. 특허가 등록되기 전까지는 실용신안으로 권리를 행사하고, 그 후는 특허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권리행사의 공백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