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맛’ 기술력으로 프랜차이즈 승부한다

프린트

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느리지만 ‘맛’ 기술력으로 프랜차이즈 승부한다 가맹점 64곳, 83% 5년 넘어…매출 10% R&D투자 ㈜지호한방삼계탕

기사입력2016-11-01 15:4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프랜차이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브랜드 인지도다. 그래서 많은 ‘프랜차이저’들이 가맹점수를 늘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과 같다. ‘㈜지호한방삼계탕’의 이영채 본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프랜차이즈 협회에 따르면, 가맹점 문을 연후 5년 이상 살아남는 곳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마케팅이란 프랜차이즈의 장점과 상반되는 결과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지호한방삼계탕 가맹본부. ©중기이코노미

매출의 10%를 R&D에 투자…느리지만 내실있는 확장

지호한방삼계탕은 올해로 26년차 된 프랜차이즈다. 하루가 멀다고 생겨나고 사라지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30년 가까이 유지한 것도 놀랍지만, 의뢰로 가맹점수는 64개다. 2005년 법인전환시 직영점 3개로 시작했으니, 1년에 6곳 정도 가맹점이 늘어난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지호한방삼계탕 가맹점 가운데 5년이상 된 가맹점은 50여개로 전체의 83%에 이르며, 또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4억원, 전체 매장으로는 약 360억원에 달한다. 가맹점 하나하나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지호한방삼계탕의 지난 10년은 프랜차이즈로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 특히 프랜차이즈로서는 매우 드물게 자체 R&D센터를 갖추고, 지난 5년간 R&D 부지매입·설비투자에 50억원을 투자했다. 또 4명의 연구원과 함께 필요에 따라서는 외부연구원도 초빙해 ‘맛’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계탕 육수 등 자사 메뉴와 관련한 4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타업체에서 따라할 수 없는 ‘맛’이다. 그러다보니 같은 상권에 비슷한 삼계탕집이 들어올 염려가 적어 가맹점주들은 안심하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위해요소중점관리 인증제도인 해썹(HACCP) 인증도 받았다.

지호한방삼계탕 R&D센터<사진=지호한방삼계탕>

이러한 투자는 롯데호텔 총 주방장 출신인 이지호 대표(신흥대 호텔조리학과 교수)의 영향이 컸다. 이 본부장은 “신메뉴 하나를 개발하는데 보통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창업주의 뜻이 없었다면, 음식맛과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이런 투자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술력으로 프랜차이즈 승부…자체 물류센터도 갖춰

이와함께 지호한방삼계탕은 자체 물류센터와 설비를 갖추고 있다. 3년전 500평 규모로 확장해 메뉴에 사용되는 재료들을 각 가맹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호한방삼계탕의 경우 전체 메뉴에서 자체 물품공급률이 90%에 이르는데, 이처럼 공급망이 안정적이면 맛과 수익도 그만큼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법인설립 이후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며 “느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는 모토가 탄탄한 경영의 비법”이라고 말했다.

지호한방삼계탕 이지호 대표<사진=지호한방삼계탕>

국내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번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 가맹점 수가 금방 늘어난다. 그러나 빨라지는만큼 내실이 부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본부장은 “프랜차이즈 전문 컨설팅기업인 맥세스컨설팅 자료를 보면, 국내 외식·편의점·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직영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많아야 19%정도며, 나머지는 이렇다 할 설비없이 사무실만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실상 이름만 빌려주고 있는 수준의 프랜차이즈도 있다”고 했다. 또 “프랜차이즈 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자체 물류센터와 R&D시설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며 “예비가맹점주들이 들으면 황당해할 수치”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지호한방삼계탕 사업목표가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었다면, 앞으로는 확장 계획이다. 우선 BI(Brand Identity) 리뉴얼을 진행중이다. 프랜차이즈 로고부터 시작해 간판, 유니폼, 인테리어, 컬러링, 메모장에 이르기까지 바꾸고 있다. 이를 통해 중장년층 고객을 넘어 젊은 세대에도 친근하게 다가가 소비자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지금보다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것”이라며 “10살때 먹었던 지호한방삼계탕의 음식을 대학을 졸업하고도, 후에 자녀의 손을 잡고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확장과 해외로의 진출도 계획 중이다. 가맹점 확대를 지방에 집중해 내년 중 80개에서 100개까지 늘리고, 동남아시아로도 진출하기 위해 현재 시장조사 중이다. 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계획도 마련했다. 10년 안에 토종 한식브랜드로서 국내 톱클래스에 들어가기 위한 목표도 세웠다.

BI 리뉴얼 전(위)과 후(아래) <사진=지호한방삼계탕>

하지만 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중소 프랜차이즈로서 해외시장을 조사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 본부장은 “현재 해외에 진출했거나 계획중인 중소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각각 시장 현지조사를 하고 있다”며 “중소 프랜차이즈가 해외시장 현황과 같은 정보를 제대로 조사하기 힘든데 중소기업청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제공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프랜차이즈는 유통·생산·판매에 걸쳐있는 멀티산업인데, 제도적 뒷받침이 부실하다. 정책당국이 학계와 프랜차이즈 종사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프랜차이즈 경영자 나와야

지호한방삼계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일환으로 다양한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지호한방삼계탕>

현재 프랜차이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프랜차이즈가 외연확장에 치중했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도 힘쓸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지호한방삼계탕의 경우 지역 독거노인 및 편부모·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기부사업,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투게더’와 연계한 해외 기부활동 등을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가맹점을 오픈하면 가맹점주 이름으로 기부하는 프로그램 등 사회적 책임경영을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며 “프랜차이즈가 분명 고용창출, 지역투자 등 긍정적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여러 사회활동을 통해 본사와 가맹점주 그리고 지역주민이 소통하고 나누는 작은 실천이 모이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랜차이즈 경영자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이라도 사회적 책임경영을 다한다면 10년, 20년을 넘어 100년, 200년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현실과 동떨어진 가맹사업법”

지호한방삼계탕 이영채 본부장은 “프랜차이즈 경영과 관련해 법과 현실과의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프랜차이즈를 계약하는데 가맹본부는 예비가맹점주에게 해당 상권의 예상매출을 제공하도록 돼 있다. 이 본부장의 얘기론, 오차범위를 인정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구 수는 비슷해도 공업단지와 상업단지는 영업방식이 다르고 매출이 다르다. 구미 같은 곳은 3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이 많아 24시간 영업을 해도 되지만, 대구시내라면 24시간 영업이 의미가 없다. 비슷한 인구 수라도 상황이 다른데 예상매출을 제시해 주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현재 가맹점 계약시 해당 가맹점 주변 10곳의 매출을 제공하도록 했지만 지호한방삼계탕은 전체 가맹점의 매출을 제시한다. 차라리 이것이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함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의2에는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의 점포환경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용의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치킨집의 경우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특성상 적어도 2년에 한번은 리뉴얼할 필요가 있고, 카페의 경우도 인테리어 경쟁이 절반이며 트렌드에 민감하다 보니 5년에 한번 정도는 리뉴얼이 필요하다”며 “현재 치킨집의 경우 리뉴얼 주기가 7년으로 돼 있는데 그 사이 새로운 가게가 생기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성을 따져 2~3년에서 5년 주기로 리뉴얼을 시행하면, 영세한 가맹본부는 인테리어 비용지원에 부담을 느낀다.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않고 법에 명시부터 하면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호한방삼계탕의 경우 리뉴얼 규제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점주의 요구가 있을 경우 리뉴얼 물품 등을 원가제공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이 서로 양보하며 협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