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시장 제각각…제품·판매 채널 달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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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소비자 시장 제각각…제품·판매 채널 달리해야 韓소비재, 미용용품 가공식품 소형가전 中 시장에서 유망

기사입력2016-10-10 00:00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소비재시장 규모는 10조5000억달러로 세계 2위다. 1인당 국민소득 증가 등으로 2020년에는 14조4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중국 소비재시장 진출은 부진하다. 한국은 2014년 기준 중국 내수시장 총 수출액이 1900억달러로 일본(1623억달러), 미국(1538억달러), 독일(1047억달러)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소비재 수출은 70억달러(3.7%)에 그쳤다.

한국 소비재 미용용품·가공식품 등 유망

중산층이 확대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중국 소비재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소비재는 일상생활에서 직접 소비하는 생필품, 화장품, 가공식품 등의 재화를 말한다. 중국의 소비재 수입액은 2014년 기준 1566억달러로 2010년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총수입액 대비 수입 소비재 비중은 8.0%에 달한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류가 유행하면서 덩달아 한국 소비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유망 소비재로 꼽히는 것이 미용용품, 가공식품, 소형가전, 영유아용품이다.

◇미용용품=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금액은 2049억위안으로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이다. 그러나 1인당 평균 화장품 소비액은 연간 35달러에 불과(한국, 일본 200달러 이상)해 시장잠재력이 크다.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유럽 브랜드가 대세이지만, 지난해 수입화장품 부분에서 한국이 프랑스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위생허가와 중국어 상표 심사증명서를 취득한 후 중국 현지법인이나 대리상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와 같은 전통적 판매방식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온라인, 모바일 등에서 판매가 늘고 있다. 코트라는 목욕용품(바디케어), 클렌저용품, 유아용품, 남성용화장품 등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국산 목욕용품, 두발용품, 클렌징 용품 등의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공식품=특히 한국산 음료의 대중 수출액이 2014년 기준 500만달러로 전년대비 121%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이를 뛰어넘어 600만달러에 달하는 등 잠재력이 크다.

중국 식품시장의 트렌드는 ‘건강, 기능성, 웰빙’ 3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과일, 채소, 곡물로 만든 건강식품과 음료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식품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라면과 간식류 등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식 조미료, 장류 등의 인지도도

높아가는 추세다.

대형마트, 수입식품 전문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있으나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고 전자상거래 유통망이 확대됨에 따라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견과류, 과자, 음료 등은 유통기간이 길고 배송이 간편해 해외직구를 통한 구매가 늘고 있다.

중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크고 작은 식품 안전사고로 인해 수입식품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소형가전=중국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중국 가정용 전자·영상 제품시장 소매 판매액은 약 760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선진국은 가구당 소형 가전제품 보유량이 40여종인 데 반해, 중국 대도시 가정의 경우 아직까지 소형 가전제품 평균 보유량은 4종 내외에 불과해 시장잠재력이 매우 크다.

한국의 가전제품, 녹즙기, 전기밥솥 등이 인기가 있으며 향후 친환경, 웰빙, 스마트 가전제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품질·안전에 대한 품질안전인증(CCC)을 취득하고,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를 통해 라벨을 획득해야 수출이 가능하다. 소형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보호 조치가 필수다.

◇영유아용품=1가구 2자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영유아용품 소비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조제분유를 포함한 영유아식품과 의약품, 보건제품, 유아용 식기 등이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유아용 세제, 놀이매트, 힙시트 등 한국제품도 관심을 받고 있다. 유아 교육용품, 완구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한국산 제품은 일부 선진국 브랜드에 비해 아직 인지도가 낮지만, 시장에서 품질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각 제품의 특성에 따른 원산지증명서, 위생허가증, 품질안전인증(CCC)을 반드시 취득해야 하며 중국어 라벨과 포장 기준에도 부합해야 한다.

최근 수입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안전성 검사에 불합격하지 않도록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소비계층과 지역 등 다양해 제품과 판매채널 달리해야

중국은 제품별, 지역별, 소비계층별로 특성을 파악해 시장을 공략하는 맞춤형마케팅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중국 프리미엄 소비재 시장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중국VIP닷컴(唯品會, 웨이핀후이) 신용산 한국대표는 “중국은 하나의 국가지만, 지역이 넓은 탓에 소비자도 시장도 다양하다”며 “이들의 정확한 특성을 파악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주 소비계층이라 불리는 바링허우(80后, 80년대 이후 출생자), 주링허우(90后, 90년대 이후 출생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소득자가 많고, 트렌드라면 가격에 개의치 않고 흔쾌히 지갑을 연다. 또 개성을 중시함에 따라 브랜드보다는 제품의 디자인을 따진다는 특성을 갖는다. 가격보다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의미다. 소비하는데 부모와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품질과 입소문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의 조언이다. 또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전자상거래에 익숙하기 때문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

이밖에 신흥부유계층, 여성계층, 화이트칼라, 신농민공 등 다양한 소비계층이 있어 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과 1인가구는 미용기기, 소형가전 등에 관심이 많고 부유층은 명품, 프리미엄 제품 등의 고급 소비재에 수요가 많다.

최근에는 후베이, 안훼이 등 내륙 2·3선 주요도시의 소매총액 증가율이 전국 평균 증가율을 상회함에 따라 1선도시 보다는 이들 도시에 진출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동남부 연해의 도시들, 중서부의 성 중심도시로 구성된 2·3선 도시는 1선 도시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고 소비시장 규모가 작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도시별로 시장규모, 주요 소비층의 소득, 소비 취향을 면밀히 파악한 뒤 진출해야 한다.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경우 기업의 규모와 업력 등을 고려해 판매채널을 선택하면 된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해외직판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Kmall24’에서는 중소기업의 해외직판을 돕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미니샵 제작, 해외마케팅, 고객 서비스, 물류, 결제 등의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업력이 부족하고 해외직판 경험이 적은 초기기업이 이

용하기 적합하다.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해외오픈마켓판매 대행지원사업도 검토해 볼만하다. 타오바오, 이베이, 아마존, 라쿠텐 등의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등록 및 판매를 대행해준다. 올해는 총 2000여개 업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고 비즈 코리아’(kr.gobizkorea.com)에서 확인하면 된다.

해외오픈마켓에 기업이 직접 입점하거나 독립형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할 수도 있다. 단 기업이 직접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 물류, 배송 등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들고 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외 주요 해외오픈마켓에 입점하는 경우 마켓별 입점요건과 판매수수료가 달라 꼼꼼하게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