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중심지 中 선전…전기차·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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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하이테크 중심지 中 선전…전기차·애니메이션 전지·발전기·전자제어 협력 가능성…애니메이션은 우회진출 유리

기사입력2017-01-09 19:25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 ⑧화남권역 광둥성 선전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권역만 놓고봐도 넓고 다양해, 시장진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따로 찾기가 쉽지 않다. ‘중국 내수시장을 가다’는 중국 관련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과 관련 단체 및 기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등을 토대로 주요 시장의 특징 및 진출 유망분야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 중국 해당지역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기본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중국 내수시장은 화북권역, 화동권역, 동북권역, 화중권역, 화남권역, 서남권역, 서북권역 등 총 7개 권역으로 나눴다. 이번에는 여덟 번째로 화남권역의 광둥성 선전이다.

개혁·개방의 선두지역인 화남(華南)권역은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생산지인 동시에 소비재 교역의 중심지다. 화동, 화북권역과 더불어 중국의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GDP 규모(전국의 16.1%)가 전국 3위다. 이 가운데 광둥성(廣東省)의 GDP 비중이 61.3%를 차지한다.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기준 중국 전체의 19.7%(2조6009억위안)로 7대권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광둥성이 1조7000억위안(중국 1위)으로 가장 크며, 하이난성(736억위안)이 가장 작다. 항목별로 보면 식품시장 9654억위안, 교통·통신 4652억위안, 문화·교육·오락 3417억 위안 순이다. 내구소비재와 관련 있는 가정설비 및 용품(1714억위안)과 의료·보건(1224억위안)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하이테크·친환경·금융업 위주 산업구조로 빠르게 재편

광둥성의 선전(深圳)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선전은 중국의 개혁·개방 선언 후 1980년 최초로 지정된 경제특구다. 주강 삼각지대의 지리적 입지를 갖춘데다, 인접한 홍콩·마카오의 자본과 광둥성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초기 가공무역과 물류산업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외화수입 발생 시 세금면제 등 파격적인 중국정부의 정책도 성장의 원동력이다. 지난해 기준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에 이은 중국 내 4위의 경제력을 보유한 도시로 성장했다. 2015년 선전시의 지역총생산은 2억7000만달러로 칠레(2억4000만달러), 베트남(1억8600만달러)의 GDP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정보기술 ▲문화콘텐츠 ▲인터넷 ▲신에너지 ▲신소재 ▲바이오를 6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의된 하이테크·친환경·금융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015년 선전 지역총생산의 70%는 하이테크 산업 및 금융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하이테크와 금융업이 집중돼 있는 선전 난산(南山)의 1인당 소득은 홍콩의 1인당 소득(4만2000달러)보다 높은 4만8000달러에 달한다.

2015년 광둥자유무역지대 출범을 계기로 광둥성, 홍콩, 마카오 경제권 통합이 본격화됨에 따라 금융·제조·물류 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과거 홍콩과 인접한 지리적 요건으로 금융수혜를 받는 지역에 그쳤다면, 현재는 중국 제2의 금융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014년 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선전은 상하이(20위)를 제치고 18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최초로 외자은행이 입주(2014년 기준 38개사)하고 증권거래소, 사모펀드, 벤처펀드 등이 들어서며 세계적인 금융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도시로 산업체계도 갖춰져 있어 100여개 산업분야에서 최고수준의 생산가공 및 조립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핸드폰의 80%, 컴퓨터의 90%, 컬러TV의 100%가 선전을 포함한 광둥성 전역에서 생산된다. 또 전자통신, 컴퓨터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 본사와 R&D센터가 들어서면서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화웨이, 텐센트, 비야디(BYD) 등 선전 출신 기업들이 꾸린 클러스터가 대표적이다. 2013년 선전의 전자·통신 관련 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만 470억달러로 선전 전체 부가가치 생산의 55.5%를 차지한다.

선전의 경제발전은 중국 정부와 선전시 정부의 산업 업그레이드 정책 아래 혁신·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CES 참가기업의 10%이상이 선전에 본사를 둔 기업이며 대부분 IoT, 웨어러블, 드론 등과 같은 하이테크 산업분야의 신진기업이다.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고 ‘꽌시(인맥)’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창업률이 높다. 선전시 창업률은 인구 8.5명당 1명으로 중국 대도시 가운데 1위며, 인구 1000명당 기업 수도 73.9개로 중국내 1위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韓, 전기차 유망…애니메이션은 직접진출보다 우회진출을

한국기업이 눈여겨볼만 한 산업은 전기자동차와 애니메이션이다.

선전시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친환경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친환경 교통수단인 전기자동차의 대중화다. 2010년 세계 최초로 ‘전기자동차 택시 상용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 전역에 3000개의 저속 충전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자동차 구매제한정책’을 실시하고 전기자동차에 2만대 번호판을 할당했다.

코트라는 중국의 기술력이 부족한 전지, 발전기, 전자제어 등 3대 핵심분야에서 중국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선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BYD가 유일하기 때문에 BYD 및 BYD 벤더와 접촉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애니메이션의 경우, 생산규모가 약 350억위안으로 중국 전체의 35% 이상을 차지한다. 개방정책에 따라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홍콩을 통해 들어오는 막대한 외국자본과 기술력을 애니메이션에 투자하고 있다.

초기에는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을 잇달아 제작해 ‘전국 애니메이션 가공 기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문화산업 발전계획’에 따라 ‘전국 애니메이션 및 게임 크리에이티브 기지’로 확장, 단순 애니메이션 가공에서 벗어나 IP 파생상품을 통한 수익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3D 애니메이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만화 관련 기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선전창의투자집단(深圳創意投資集團) 산하 만화 콘텐츠 창작개발 전문기업 ‘F518애니메이션’, 전국 10대 우수 애니메이션 제작기업 중 하나인 ‘화강디지털애니메이션유한공사’,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가공·공급기업 ‘환러애니메이션유한공사’ 등이 포진해 있다. 매년 여름에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개최해 수십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