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교역량 추월한 아세안, FTA 활용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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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美·日 교역량 추월한 아세안, FTA 활용률 낮아 나라마다 수출품목 다르고 관세율도 상이…사전심사제도 활용을

기사입력2017-01-24 00:00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세관과 함께 하는 FTA돋보기 ④한·아세안 FTA㊤…베트남 제외

특정 국가간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인정하는 특혜무역협정이 FTA(Free Trade Agreement)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모든 회원국에 ‘최혜국대우’를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최혜국대우는 어떤 상품에 최저관세율이 있을 경우, 이를 다른 나라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7년 1월 현재 52개국과 총 15개의 FTA를 발효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FTA 원산지규정이 복잡하고, 전문인력과 정보도 부족해 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기이코노미는 서울세관과 함께 국가별 FTA를 살펴보고, 중소기업이 필요한 대응방안을 취재·보도한다. 이번에는 한·아세안 FTA다. 단, 교역량이 많은 베트남은 별도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10개국을 포함하는 아세안(ASEAN)지역은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축소) 등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중국과 인도를 잇는 신흥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 총 무역액 기준 수출 2위(748억달러), 수입 3위(450억달러)를 기록한 아세안은 한국의 2대 무역파트너로, 미국(1139억달러)과 일본(714억달러)을 뛰어넘는 거대시장이다. 이 지역 국가들의 성장세가 꾸준한데다 FTA발효,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대(對)아세안 교역은 2007~2013년까지 연평균 11.1% 증가했다. 수입시장 점유율도 2008년 5.3%에서 2012년 6.2%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국가의 교역이 활발하다. 특히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집중돼 있는 베트남의 경우 시장점유율(2016년 18.5%)이 가장 높다.

2015년 10월까지 HS코드 2단위 기준 아세안의 10대 교역상품은 집적회로반도체, 경유, 무선통신기기부품, 석유제품 등 원자재와 중간재가 대다수다. 각국의 경제환경에 따라 수출품목이 상이하다. 제조업 설비를 갖춘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으로는 석유제품 및 산업용 중간재 수출이 활발하다. 그 외 캄보디아, 미얀마 등의 경우 섬유제품과 자동차 수출이 늘고 있다.

그러나 다른 FTA에 비해 수출활용률은 낮은 수준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한·EU FTA와 한·페루 FTA의 수출활용률은 각 85.2%, 83%로 비교적 높으나, 아세안과의 FTA 활용률은 43.7%에 그쳤다. 분야별로 보면 철강금속제품 산업의 수출활용률이 75.0%로 가장 양호하지만, 전반적으로 평균을 밑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가별로 개방수준이 차이가 나는데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이다. 아세안 6개국(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은 일반품목군에 배치된 모든 품목의 관세를 2010년 1월1일 철폐했으나, 일반민감품목의 경우 지난해 비로소 관세가 0~5%로 인하됐다. 베트남은 2018년까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일부 국가는 최장 2020년까지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현재 한·아세안 FTA의 추가자유화, 아세안 개별국과의 양자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발효된 한·베트남 FTA가 대표적이다.

2015년 한·아세안 FTA 개정에 따라 전자적으로 발급한 원산지증명서를 공식 인정하고 있다. 원산지 결정기준과 관련해서는 개별기업이 ‘역내부가가치’ 계산방식(집적법·공제법)을 선택할 수 있어, 철저한 사전비교를 통해 유리한 쪽을 택하면 된다.

이와함께 제3국을 경유해 아세안 국가로 수출할 때는 ‘통과선하증권(Through B/L)’을 반드시 구비해 수입국 세관에 제출해야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제3국을 경유한 우리기업의 수출품에 대해 통과선하증권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관세를 추징하는 경우가 많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수입국 관세당국에 HS코드나 원산지 인정여부 등을 미리 심사받을 수 있는 사전심사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 기업들이 FTA혜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당사국별 2024년까지의 연도별 적용세율을 FTA 홈페이지(http://www.fta.go.kr)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가별로 관세율 달라…진출국가 따라 전략 달리해야

지난해 1월1일부터 아세안 주요 6개국의 민감품목군 세율이 인하됨에 따라 우리의 대(對)아세안 수출이 늘고 시장점유율 역시 상승할 전망이다. 아세안 10개국은 경제규모, 산업구조 그리고 한국과의 교역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수출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가별 진출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에 대해 MFN(최혜국대우)보다 낮은 특혜관세를 부여하는 품목은 7881개(2014년 기준)다. 인도네시아의 일방적인 MFN 관세인하로 현재 FTA 협정세율보다 MFN 세율이 더 낮은 품목도 있으니, 어떤 관세를 적용할지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광물 및 석유제품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화학제품, 금속, 기계류도 2010∼201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0%를 넘었다. 또 한국의 섬유 및 의류, 가죽·고무·신발, 금속제품은 인도네시아 수입시장에서 1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입수요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플라스틱류, 철강제품 및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수출이 늘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수입수요가 증가한 철강제품의 경우 양허율이 낮고, 양허제외 품목으로 지정돼있는 경우가 많아 추가개방이 요구된다. 아울러 지난해 20%인하된 1500cc~2500cc 승용차도 향후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관세율이 추가로 인하될 필요성이 있다.

◇말레이시아=2014년 기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목 중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무세) 품목은 전체 1만278개 중 9488개(92.3%)다. 한국 금속제품의 말레이시아 수입시장 점유율은 8.6%로 가장 높으며, 최근 석유제품 및 가죽·고무·신발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말레이시아의 수입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석유화학, 철강제품, 축전지 등 일부 전기기기에 대한 15%이상의 고관세가 사라질 경우, 우리 제품의 수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초민감품목에 포함돼 있는 일부 철강제품의 경우 추가 양허 협상이 필요하다.

◇태국=태국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목 총 8516개 중 7490개 품목(88.0%)에 대해 무세를 적용하고 있다. 태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금속제품이나, 시장점유율은 2010년 9.2%에서 2013년 8.3%로 하락했다. 태국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초민감품목 및 양허제외에 포함돼 있는 품목의 추가개방이 필요한 대목이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시장지배력이 강한 국가로 자동차(부품) 등 일본과 경합 가능한 품목은 대부분 양허제외됨에 따라 이에대한 추가협상도 필요하다.

◇필리핀=필리핀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목 총 8766개 중 7896개 품목(90.1%)에 대해 무세를 적용한다. 향후 석유화학제품(HS 39류) 및 자동차 품목에 대한 관세가 추가 인하될 경우 우리기업의 수출 증대를 예상할 수 있다. 일부 석유화학제품 및 자동차의 경우 여전히 관세율이 15%이상으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