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단체구성권 무색, 가맹본부 인정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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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가맹점주 단체구성권 무색, 가맹본부 인정 안해 협의 안해도 처벌근거 없고, 상생협약 안지켜도 제재 할 수 없어

기사입력2017-05-16 11: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가맹사업·대규모유통업·대리점업·전자상거래 등에서의 고질적인 갑을관계 다시말해 각종 불공정행위와 갑질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가맹사업자, 대리점사업자 등의 단체구성권 부여 ▲보복조치에 대한 처벌강화 ▲공정거래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이 주요 공약이다.

가맹사업과 대리점업은 자영업의 한 형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시장에서 본사와 가맹점·대리점, 양자간의 경제적 지위는 여전히 갑을관계다. 상대적으로 약한 가맹점과 대리점이 본사에 대해 권익을 주장하기 어렵다. 이에따라 소규모 사업자들이 단체를 결성, 집단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맹사업분야에서는 2013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점주의 단체구성권이 도입됐다. 하지만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리점법)’에는 단체결성에 대한 근거조차 없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가맹점주 단체구성권이 도입된 이후 전국의 가맹점사업자단체는 30여개가 생겨났다. 하지만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단체를 협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협의를 하지 않아도 이를 처벌할 근거가 현행법에는 없다. 또 양 당사자가 상생협약을 체결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는 가맹본부에 대한 제재규정도 없어 단체구성권을 보장한 입법취지가 무색하다는 평가다.

“가맹사업자의 집단적 대응을 보장·강화하도록 법 개정”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가맹사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가맹점사업자를 보호하고. 집단적 대응을 보장·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맹사업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맹본부와 사업자간 집단자치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우선 가맹점주단체가 결성되더라도 가맹본부가 단체의 대표성을 부인하는 사례가 빈번해, 단체를 등록하는 법적절차를 마련해 협약당사자로서 가맹점주단체의 법적지위를 보장해야 한다. 또 가맹점주단체의 결성과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형사처벌 등 제재규정을 마련해, 단체결성 및 활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맹점주단체가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음에도 가맹본부가 정당한 이유없이 불응하는 경우에는 행정적 또는 형사적 제재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공정위의 서면실태조사에 협조하는 경우 또는 공정위에 가맹본부의 법위반 사항을 신고하는 경우, 가맹본부는 이를 이유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보복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가맹점사업자가 단체를 구성해 활동하는 경우, 그 단체의 장과 임원들에 대한 계약갱신 거부나 부당한 계약해지 사례도 많다.

지난해 10월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대리점 피해사례 발표 및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한 사업주가 불공정행위 피해사례를 발표하면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러한 가맹본부의 보복조치는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의 위법행위를 신고하고, 분쟁이 발생할 때 조정신청을 하는 것을 기피하게 만들어 가맹사업자의 권익을 해치고 있어 반드시 근절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피해구제 실현…공정거래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공약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악의적 또는 의도적인 가해자의 위법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초과해 배상하도록 함으로써 가해자 및 제3자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징벌수단이다. 현행법 중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기간제법에는 손해액의 3배 이내에서 피해자에 대해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다.

현재 대기업 등이 법을 위반하는 경우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제재수준도 낮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또 과징금이 부과되더라도 국고로 환수돼 실제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피해구제도 이뤄지지 않는다. 사안이 중할 경우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도록 한 전속고발권을 갖고 있지만, 공정위는 권한행사에 소극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구야권 후보 모두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을 정도다.

따라서 중소사업자나 소비자 등이 대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나 위법행위로 피해를 입으면, 손해액의 3배 이내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나 부당공동행위 등 대기업의 위법행위는 다른 위법행위에 비해 중소사업자나 소비자에게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기업과의 공정한 교섭을 위해 중소기업 단체의 교섭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