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도 받는 환경마크…기업부담 확 줄었다

프린트

Live 중기 ㅣ 기업·제품 인증 서비스업도 받는 환경마크…기업부담 확 줄었다 소재·공정 같아도 모델명 다르면 각각 인증→이젠 한번에 ‘OK’

기사입력2016-02-29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 ‘인증’ 무엇이 있나 ⑮환경마크]국내 2700여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환경마크 인증 획득에 대한 부담이 대폭 완화됐다. 최근에는 카셰어링, 관광호텔 등 서비스업에도 환경마크를 부여하면서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환경마크는 제품 모델별로 각각 인증을 신청해야 했다. 가령 화장지 제조업체에서 35m짜리 제품과 70m짜리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두 제품을 동일한 재료와 방식으로 만들었다 할지라도 각각 인증을 받아야했다. 신청수수료에 심사비, 2년마다 한 번씩 내야 하는 사용료까지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1월부터는 환경마크 인증 범위가 제품 단위별 인증으로 바뀌었다. 환경 관련 기준과 품질 관련 기준이 동일하다면 각각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이미 환경마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동일한 원료와 부품을 사용해 제품을 추가로 생산했다면 다시 시험성적을 받을 필요 없이 기존에 발급받은 시험성적서로 대체할 수 있다. 단, 인증을 신청하는 날로부터 12개월 이내에 발급된 시험성적서만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최근 5년새 인증제품 500% 증가=환경마크 인증을 운영하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2015년 12월 말 기준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기업은 2737개, 인증 제품은 1만6647개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인증 업체는 304%, 인증 제품은 512%가 늘었다. 환경마크 인증을 신청하는 기업이 많아진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기업이 신청하는 제품의 수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쏘카는 지난해 6월 카셰어링업체 중 처음으로 환경마크 인증을 받았다. <사진=쏘카>

인증 대상은 156개의 제품 및 서비스다. 제품에는 사무용품, 주택·건설용 자재, 가정용품, 산업용제품이 포함돼 있다. 카셰어링서비스, 호텔서비스, 자동차보험 등 서비스업도 환경마크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스타트업 ‘쏘카’가 카셰어업체 중 처음으로 환경마크를 받기도 했다.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업체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환경마크 로고를 부착해 광고를 할 수 있다. 공공조달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라면 판로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녹색제품구매촉진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구매하고자 하는 품목에 환경마크 등 친환경상품이 있는 경우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환경마크를 획득하면 조달청 물품구매 입찰 적격심사 때도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해외진출을 고려 중인 기업이라면 환경마크의 상호인정협력 제도를 활용해볼 수 있다. 한국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미국, 캐나다, 독일, 북유럽, 뉴질랜드, 호주 등 10개국과 상호인정협력을 체결했다. 이 협력에 따라 국내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환경마크를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한국 인증기관이 검증을 대신해 준다.

환경산업기술원 고태원 실장은 26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인증을 획득하면 해당 국가에서 바로 효력이 발생하는 상호동등성은 국가별로 기준이 달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수년째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상호인정협력을 활용하면 해외 기관으로부터 직접 인증을 받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마크 인증을 받고자 한다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환경마크 인증 대상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환경마크 홈페이지(el.keiti.re.kr)에서 ‘인증기준’ 란에 접속하면 인증 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마크 획득을 위한 제품별 상세 기준도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다. 가령 노트북 컴퓨터는 △전원용 배터리 수명 보증기간은 1년 이상이어야 한다 △어댑터나 충전기는 에너지이용 합리화에 따른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에 적합해야 한다 △제품에는 납 카드뮴 수은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재활용률은 무게를 기준으로 봤을 때 65% 이상이어야 한다와 같은 조건이 붙는다.

◇매출 30억원 미만 기업 환경마크 사용료 감면=인증 신청은 환경마크 온라인 인증신청시스템(elms.keiti.re.kr)에서 할 수 있다. 접수수수료는 한 제품 당 5만원이다. 현장심사를 위한 출장경비는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데, 사업장이 속한 지역에 따라 소요비용도 다르다. 인증신청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수수료 가상계산 결과에 따르면 제품 한 점에 대한 인증 예상비용은 서울이 68만8820원, 제주가 90만5300원이다. 환경마크 온라인 인증신청시스템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서 예상 소요비용을 계산해볼 수 있다.

인증을 받은 업체는 사용료를 납부해야 환경마크 인증을 쓸 수 있다. 인증 유효기간인 2년치의 사용료를 미리 납부하는 것이다. 사용료는 환경마크 인증 제품의 연간매출액에 따라 100만원에서 1100만원 사이로 차등 부과된다. 제품의 연간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경우 사용료는 100만원이며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1100만원이다.

연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인 중소 업체들을 위한 사용료 감면제도도 있다. 총매출액이 5억원 미만인 경우 사용료의 90%를 감면해준다. 총매출액이 20~30억원 사이라면 30%를 감면받을 수 있다. 매출액 구간에 따라 감면비율도 다르다. 인증 사용료에서 감면비율을 적용한 나머지가 최종적으로 납부해야 할 사용료가 된다.

예를 들어 환경마크 인증을 신청한 A사 B제품 매출액이 5억원이라면 연간사용료는 100만원이다. A사의 총매출액이 6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이 업체는 70% 감면대상에 포함된다. 100만원에서 70만원을 뺀 30만원에 부가가치세 3만원을 더한 33만원이 최종적으로 납부해야 할 사용료다.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환경마크 사용 승인은 취소된다. 징수 사용료가 2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연 2회에 걸쳐 분할납부할 수 있다.